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22기 북유럽협의회 출범식

“평화공존의 한반도 새 시대, 북유럽에서 길을 묻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제22기 북유럽협의회(회장 정선경) 출범회의가 지난 12월 12일 금요일, 16시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개최됐다.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 출범식이 독일 대사관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해외협의회 출범 행사가 공관에서 열린 사례 또한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출범식은 제22기 활동의 상징성과 향후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주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이번 출범회의는 제22기 북유럽협의회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동시에, 향후 2년간의 활동 목표와 실천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북유럽협의회 자문위원들과 내외빈이 참석해 ‘국민과 함께 만드는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라는 비전 아래, 지역사회 기반의 평화통일 공감대 확산과 교류·협력의 현실적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북유럽협의회는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에스토니아,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독일까지 총 10개국 127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정선경 협의회장을 중심으로, 3개 지회와 3개 분회를 중심으로 활동하게 된다.

행사는 1부 출범회의, 2부 정기회의, 3부 만찬으로 구성됐으며, 위촉장 전수와 강연, 축사, 축하 문화공연, 정책 토론을 통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행’을 다짐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출범회의 다음 날에는 독일 분단과 통일의 현장 시찰과 임원 간담회도 진행됐다.

첫날 행사는 여명진 청년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부득이하게 현장 참석이 어려웠던 자문위원들을 위해 온라인 중계가 병행됐다.

정선경 북유럽협의회장, “생활 속 실천과 연대로 평화·통일 공감대 확산

정선경 북유럽협의회장은 취임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제22기 민주평통 출범식에서 밝힌 것처럼, 북유럽협의회는 민주평통의 이름에 담긴 민주·평화·통일의 가치를 스스로 실천하는 협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상 속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생활 속 평화·통일 활동과 국제사회와의 다양한 교류·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남북 교류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각 지회와 분회가 중심이 되어 사업을 추진하고 서로 연대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일 때, 북유럽협의회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하나의 큰 바퀴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협의회 전체의 유기적인 협력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상범 대사,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실천 경로 제시

축사에 나선 임상범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는 교류, 관계 정상화, 한반도 비핵화를 핵심 축으로 한 평화 전략을 강조했다. 임 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E.N.D 이니셔티브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단계적 실천 전략”이라며, 재외 사회에서의 교류 확대와 신뢰 회복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김점배 부의장, “공관에서 열린 첫 출범식새로운 교류의 시작

김점배 민주평통 유럽·중동·아프리카지역 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민주평통 해외협의회 출범식이 대한민국 공관에서 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반도 분단 극복과 평화 정착에 의미 있는 진전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통일은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작은 실천과 꾸준한 활동이 쌓여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며 북유럽협의회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활동을 당부했다.

김 부의장은 이어 “독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을 거점으로 한 북유럽협의회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길을 힘 있게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종석 중동부유럽협의회장은 중동부유럽협의회가 과거 북유럽협의회 소속에서 분리돼 출범했음을 알리며, 북유럽협의회와 함께 배우고 협력해 나가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문위원들은 프랑크푸르트지회 홍민아 위원과 정창훈 위원의 대표 선창과 함께 자문위원 선서를 하였고, 이어 출범을 축하하는 문화공연으로,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 정단원 이주혁 테너가 ‘그리운 금강산’을 열창했다. 금강산의 아름다운 절경과 함께 분단으로 인해 자유롭게 오갈 수 없는 현실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노래는 행사장의 분위기를 한층 숙연하면서도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사무처도 함께 뛰겠다조영수 담당관, 쌍방향 소통과 지원 약속

민주평통 사무처 조영수 유라시아 담당관 역시 활동방향 영상 상영 후 전달사항을 통해 “현장에 서 활동하는 자문위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앙과 현장이 분리된 구조가 아닌, 공동 기획·공동 실행 체계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서민규 전문위원, 분단의 역사 속 주체적 참여의 중요성 강조

이날 평화통일 강연에 나선 민주평통 사무처 서민규 전문위원은 “빼앗긴 것은 되찾을 수 있지만, 내어준 것은 되찾을 수 없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대사를 인용하며, “한반도의 분단은 우리의 선택이나 의지로 시작된 것이 아니지만, 아직 완성하지 못한 통일은 결국 우리의 결단과 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 문제를 국민인 ‘‘내’가 관심을 갖고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는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번 출범식이 대사관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열린 점에 주목하며 “공관과 협의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길이야말로 재외 평화통일 활동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며, 협력과 연대 속에서 실천 가능한 통일 공감대를 넓혀가는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부 정기회의 함께 완성하기

정선경 북유럽협의회장은 먼저 지난 12월 3일 한국에서 열린 유중아지역 운영위원회 회의 내용을 공유했다. 특히 정체 국면이 장기화된 현 남북 관계 상황을 ‘바늘구멍을 뚫는 일’에 비유하며, 대북 교류 사업은 북유럽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교류 기반 조성 사업으로 요청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제20기에 추진됐던 한반도 평화기원 유라시아 횡단 프로젝트의 재개도 제안됐다. 이와 관련해 김점배 부의장은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과 의미를 직접 설명하며, 해당 프로젝트가 재외동포 사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연대할 수 있는 상징적인 사업임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어 제22기 북유럽협의회가 지역사회에서의 평화통일 공감대 확산을 목표로, 평화문화 확산과 남북 교류 재개 기반 조성에 중점을 두고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일상에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생활 속 평화·통일 운동’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넓히는 다양한 교류·협력 사업을 통해 남북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여건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청년과 청소년층의 참여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 아이디어도 소개됐다. 정 회장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러닝크루 활동을 예로 들며, 유중아지역회의 산하 9개 협의회가 연대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에 이르기까지 각 지역 자문위원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공동 캠페인을 제안했다. 4·27 남북 공동선언일에 맞춘 4.27km, 또는 6·15 공동선언일에 맞춘 6.15km 달리기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염원을 알리고, 평화·통일을 주제로 한 랩 경연대회, 20초 분량의 숏폼 영상 제작 등 젊은 세대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구상도 함께 제시됐다.

이와 함께자문위원들의 의견 제안과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최영숙 부회장은 북한의 과학기술 발전 등 통일의 대상인 북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강좌의 필요성, 강호제 상임위원은 실천가와 연구자가 함께 소통하고 토론하는 강의를 제안하였다. 권오복 베를린분회장은 재외동포 사회에 평화 통일 정책 방향을 전달하며 대화를 이끌기 위한 다국어 홍보물 제작과 배포의 중요성을 얘기하기도 했다. 이정환 프랑크푸르트지회장은 향후 지회 사업계획을 소개하기도 했으며, 홍민아 프랑크푸르트지회 간사는 청년 및 차세대 사업과 관련해서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등 보다 구체적인 대상 설정이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참석자들은 통일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메시지를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으며, 특히 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공감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지 않은 청년 세대를 대상으로 기존과는 다른 언어와 매체를 활용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어진 3부 만찬에서는 참석자들이 함께 식사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네트워킹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자문위원들은 분과위원회 활동을 비롯한 향후 협의회 운영과 역할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고 의견을 나누며, 제22기 북유럽협의회 활동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출범은 새로운 실천의 출발점

다음 날인 13일에는 타지역 자문위원들을 대상으로 독일 분단과 통일 현장 시찰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분단의 역사와 통합의 과정을 직접 마주하며, 통일이 선언이나 제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인내,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친 실천이 축적된 결과임을 현장에서 되새겼다. 이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바라보는 시각을 보다 입체적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회의와 현장 학습으로 이어진 이번 일정은, 제22기 북유럽협의회가 담론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와 현실을 잇는 실천적 통일 공감대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김미정 스칸디나비아지회장은 “이번 출범식은 북유럽협의회 활동의 의미와 역할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앞으로 더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행사 이후 실시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도 출범식 전반의 진행과 운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높은 만족도가 나타났다.

북유럽협의회는 앞으로 2년간, 지역사회 속에서 평화통일의 언어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며, 조용하지만 꾸준한 실천으로 한반도 평화의 가능성을 넓혀갈 예정이다.

기사제공: 여명진 민주평통 북유럽협의회 청년위원장.

1439호 20면, 2025년 1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