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독감과 감기,
독일에서 어떻게 예방할까요?

독일의 쌀쌀한 가을바람과 함께 감기나 독감(Grippe)이 걱정되지는 않으신가요? 특히 겨울이 길고 건조한 독일에서는 호흡기 질환에 대한 대비가 더욱 중요합니다.

감기와 독감은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독감은 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독일에서 독감과 감기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들과 계절별 주의사항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감기는 주로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와 같은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상기도 감염입니다. 증상은 주로 콧물, 재채기, 인후통, 기침 등으로 나타나며, 보통 며칠 안에 자연스럽게 호전됩니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Virus)에 의해 발생하며, 감기보다 훨씬 심한 증상을 동반합니다. 갑작스러운 고열, 근육통, 두통, 심한 피로감이 특징이며, 폐렴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바로 독감 예방접종(Grippeimpfung)입니다. 독감 백신은 매년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 유형에 맞춰 제조되며, 예방접종을 통해 독감에 걸릴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설령 독감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훨씬 가볍게 지나가고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독일에서는 가을철인 10월부터 11월 사이에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권장됩니다.

독일의 질병관리청(Robert Koch-Institut, RKI)과 같은 보건 당국은 특정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70세 이상의 노인, 임산부, 2세 미만의 영유아, 심장 질환, 폐 질환,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을 가진 사람, 그리고 요양원이나 병원 등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들 위험군은 독감에 걸릴 경우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공보험 가입자는 독감 예방접종 비용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독감 예방접종은 매년 맞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독감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변이하기 때문입니다. 매년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여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에 대비해야 하므로, 작년에 예방접종을 맞았더라도 올해 다시 맞아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는 약 2주 정도가 소요되므로, 독감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가을에 미리 접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감 예방접종 외에도 평소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독감과 감기를 모두 예방하는 데 중요합니다.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특히 눈, 코, 입을 만지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으로 가리지 말고 옷소매나 휴지로 가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마스크 착용 또한 호흡기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는 데 효과적입니다.

또한, 면역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몸의 활력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충분한 수면은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므로, 하루 7~8시간 정도의 숙면을 취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독일의 겨울철에는 실내가 건조해지기 쉽습니다. 건조한 공기는 기관지와 코 점막을 약하게 만들어 바이러스 침투를 쉽게 만듭니다. 따라서 실내 습도를 40~60%로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을 널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실내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하루에 여러 번 창문을 열어 짧게 환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감기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증상을 완화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며칠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거나, 고열, 심한 기침, 숨쉬기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초기 증상부터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독감은 감기와 달리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효과를 보려면 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독감 의심 증상이 있다면 신속하게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감과 감기는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며, 백신 접종과 개인 위생 관리를 통해 건강한 겨울을 보낼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 독감과 감기는 흔한 질병이지만, 예방과 관리를 통해 충분히 건강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습니다. 독감 예방접종과 함께 개인위생 관리, 면역력 강화에 힘쓰고, 혹시라도 증상이 나타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의사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작은 노력들이 모여 건강한 일상을 지켜주는 힘이 될 것입니다.


교포신문사는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고자 김종휘원장의 건강상식을 격주로 연재한다. 김종휘원장은 베를린의 의학대학 Charité에서 의학과 졸업 및 의학박사 학위취득을 하였고, 독일 이비인후과 전문의이며, 현재는 프랑크푸르트 HNO Privatpraxis에서 진료를 하고 있다. www.hnopraxis-frankfurt.de

1440호 25면, 2025년 1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