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금 아동을 소개 합니다.

제 2차 세계 대전 사망자의 수는 약, 7천만 명에서 8천 5백만 명으로 추정되며, 군인과 민간인을 모두 포함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명 피해를 남긴 전쟁입니다.

특히 소련과 폴란드 같은 국가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 했으며, 소련은 2천만명 이상, 폴란드는 약 6백만 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 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독일도 나치 독일 군인 약 325만, 민간인 약 244만으로 5백만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죽고 죽이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우리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적시어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성탄의 선물로 독일 교민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전투기를 조종하는 영국 공군 장교 리차드 대위는 갑자기 자신의 머리 위에 나타난 독일 전투기에 당황하며, 자신의 비행기를 회전시켜 피하면서 공격했습니다. 다행이도 독일 전투기에 명중되면서 검은 연기를 내 뿜으며 낙하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전투기를 착륙시킨 후, 무슨 비밀스런 정보라도 얻을까, 하여, 추락한 독일 전투기 쪽으로 다가 갔습니다.

리차드 대위는 적군의 호주머니를 뒤지다가 그가 그의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과 그 사진의 뒷면에 써있는 글과 편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 속에>라고 적혀 있었고,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구구절절 담겨 있었습니다. 영국 공군 장교 리차드 대위는, 자신의 손에 죽은 적군의 것이지만, 차마 그 유품들을 버릴 수가 없어, 주머니에 간직한 채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시간이 흘러 전쟁은 끝났지만, 리차드는 자신이 격추시킨 전투기에서 죽어간 독일 조종사의 생각이 늘 그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보관하고 있던 독일 장교의 어머니의 편지를 가끔씩 읽어 보면서 아들을 잃은 그의 어머니의 마음을 혜아려 보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몇년 전에 세상을 떠난 자신의 어머니와 그 독일 어머니를 겹쳐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웬일인지 적군이었던 독일 장교의 어머니가 자신의 어머니로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그 독일 어머니에게 자신의 심정을 편지로 써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 편지가 도리어 그 어머니의 슬픔과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망설여졌습니다.

그러나 사진 뒤에 적혀있는 <어머니의 사랑 속에>라는 문구가 리차드의 마음을 계속 억누르는 듯 했습니다. 영국군 장교였든 리차드는 다시 한 번 그 사진을 꺼내어 보면서, <이제는 정말 편지를 써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팬을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 저는 영국 공군의 리차드 대위입니다. 제가 전쟁 중에 공군에 복무하던 중…….>그는 전쟁 중에 발생한 일들과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계속 잊을 수 없었든 독일 공군 장교 페터 중위를 격추시켜 사망하게 한 일과 그의 어머니의 편지를 보고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난 자신의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느꼈었든 심정을 자세히 쓰고, 다음과 같이 끝을 맺었습니다.

<….제가 차라리 패터 중위의 시신이나 유품을 보지 않았더라면, 어머니에게 이토록 심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저지른 불가피한 일이라고 하지만,, 저는 죽은 패터 중위와 어머니로 부터 어떤 방법으로든지 속죄를 받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머니, 제가 속죄 받을 수 있는 길은, 오직, 패터 중위를 대신해서 제가 어머니의 아들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님께서 저의 뜻을 어떻게 받아들이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머님께서 어떠한 생각을 하시던지 저는 어머님의 아들로 살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바라오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이 어머님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 하겠습니다.>

편지를 보내고 거의 한달이 지나갈 무렵, 독일로 부터 편지 한 장이 날아 왔습니다. 리차드 대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한 채 설레는 기대감으로 편지를 뜯어보았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 리차드에게, 너의 편지를 받고, 며칠 동안 나는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단다. 그것은 전사한 내 아들 때문이라기보다는, 리차드 너의 그 아름답고 착한 마음이 안겨준 충격 때문이었다. 전쟁은 끝났고, 전사한 가족들의 눈물도 이제는 말라져 가는데, 네가 나에게 보내준 한 통의 편지는 전사한 내 아들이 다시 부활하여 리차드라는 이름으로 내 곁에 나타난 것과 똑같은 감동이었다.

때로는 내 배속으로 낳은 내 아들 패터가 생각이 날 때면, 절망과 원망의 파도가 시간마다 나를 괴롭히기도 했었지만, 너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으로, 나의 마음을 다시 부활시켜 주었다. 천국에 있는 패터도 얼마나 기뻐하겠느냐! 고맙다. 한없이 고맙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이 편지가 너에게 닿을 것을 생각하니, 더욱 더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구나! 내 아들아 내가 허락만 한다면 금방이라도 달려오겠다는 네 마음처럼, 나도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너에게 달려가고 싶구나! 두어 달이 지나면 꽃피는 봄이 오는데, 그때 쯤 시간을 내어 너를 볼 수 있는 기쁨을 알려주기 바란다. 우리가 상봉하게 될 그날까지 우리를 구원해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독일에서, 엄마가.>

예수님의 생일은 12월 25일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자는 성경에 없습니다. 사람이 서로 뜨겁게 사랑하면 그날이 크리스마스입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사랑이시니까요! 고대 로마에는 태양신의 부활을 기념하는 거대한 축제가 있었습니다. 그 날자가 바로 12월 25일 이었습니다. 그 날짜에 로마가 예수의 탄생일을 덮어씌운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인간에게 최고의 사랑을 베풀어 주시려고 오셨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그날이 바로 예수님의 생일입니다.

존경하는 교민 여러분, 부디, 사랑으로 모든 허물을 덮고, 평안과 안식을 취하는 성탄절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드리는 유민금 아동은 제주도에 위치한 보육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동의 친부는 어업에 종사하며 일용직으로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한번 어업을 나가면 며칠 동안 집을 비웠고, 아동 양육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친모가 주로 아동들을 양육했으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주거지가 불안정 해졌고, 친부마저 수감되었습니다. 아동 부모에게 양육 의지가 부족하여 결국 아동은 형, 누나와 함께 2020년 6월, 시설로 입소하였습니다.

유민금 아동은 2025년 현재 아홉 살 된 남자 아동으로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입소 초기에는 말을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도 알아듣지 못한 채 싫다는 표현만 했습니다. 다리에 힘이 없어서 걷기, 뛰기,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었고, 손을 잡아주지 않으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 자주 다쳤습니다. 영양 상태 또한 좋지 않아 나이에 비해 많이 왜소했습니다.

지금은 시설에서 지내며 언어 치료와 작업 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 학교에도 잘 적응하여 친구들과 원만하게 어울립니다. 교민 여러분의 사랑과 격려는 유민금 아동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박 해 철 선교사 드림.

1440호 34면, 2025년 1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