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철 아동을 소개합니다.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다가 은퇴한 변규식(가명)씨는 은퇴하던 날, 느닷없이 아내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토록 명예롭게 은퇴하는 것이, 모두가 아내의 덕분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해외와 지방을 전전하느라 가족과 함께 지낸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자식들이 다 번듯하게 자라준 것은 아내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변 규식싸는 그날 이렇게 결심 했습니다. “나머지 세월을 아내를 위해 살겠노라고”.

그날 이후 그는 아내와 함께. 국내의 여행은 물론, 골프 여행을 쉬지 않고 다녔습니다. 젊은 시절 고생했었던 만큼, 그 정도의 여유는 있었습니다. 백화점 쇼핑에서 아내의 핸드백을 들어주고 아내가 사고싶 은 옷을 결정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습니다. 이전 같으면 이내 짜증내고 돌아섰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내도 즐거워 하는 듯했습니다.

<아….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이구나! 이런 노후가 있으려고 내가 그 고생을 했구나!>

그렇게 한 석 달이 지났습니다.

어느날 아침 식탁에서 아내가 진지한 얼굴로 할 말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엇인가 답답한 표정으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보, 당신 이제 좀 혼자 나가서 놀 수 없어?>

아내의 생각은 남편 규식씨와는 달랐던 것입니다. 평생 가족을 먹여 살리느라 고생한 남편을 위로하느라 석 달 동안이나 하나도 재미가 없었지만 참고 따라 다녔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아내가 던지는 의외의 말을 듣고, 남편 규식씨는 충격을 받고 말았습니다. 회사가 있고, 함께 몰려다닐 동료가 있을 때는 이런 아내의 푸념 정도는 웃어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었습니다. 아내와 앞으로 적어도 30년은 더 함께 살아야 할 것이 아닌가?!

흔히들 착각합니다. 열심히 일하면 나중에 행복해 질 거라고.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습니다. 행복은 지금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지금 어떠한 상황, 어떠한 형편에 있던지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내어 오늘 현재 나의 인생과 함께 동행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6장34절을 보면,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니라>

저의 후배 동생 하나가 내일의 행복을 위해 뼈 빠지게 고생을 하며 근검절약 속에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마음씨도 착하고 능력도 있는 남자로 서로 카톡을 통해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그는 나에게 <형은 80이 다 되었는데도 왜 그렇게 힘이 넘치고 항상 기분이 좋아보이느냐>고 물어 왔습니다. 그래서 제 마음 속에 있는 말을 다 해주었습니다.

<나는 오늘 현재를 기분 좋게 살려고 노력하고, 항상 미래의 꿈을 꾸며 살고 있어. 16세 때의 꿈이나 80살 때의 꿈이 비슷한 것 같아. 그리고 만일, 오늘 내가 숨을 거둔다 해도 나는 내가 가야할 천국이라는 곳이 준비되어 있지!

그곳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는 곳이야, 동생도 그곳을 예비해 놓고 살게되면, 모든 삶이 즐거워지고, 무엇이던지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부딪힐 수가 있어.

자네가 지금 상황에서 제일 먼저 해야 될 일은, 자네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주시려고 이땅을 찾아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신 얘수 그리스도를 자네의 주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제일 먼저 해야 될 일일세. 그리하면, 자네는 오늘이 즐겁고 행복해 질뿐만 아니라, 내일의 행복을 넘어, 자네의 사후세계 영원까지 행복할 걸세.

어찌 나라고 근심이 없고, 고통스러운 일이 없겠는가? 인생이라는 긴 여행을 하는 동안 고난의 터널을 통과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네. 내가 자네 보기에 항상 즐겁게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걱정하지 말고 오늘 너는 나만 믿으라” 라고 말씀해 주시며 항상 내 안에 살아계신 성령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과 확신 때문이야, 그런 마음으로 살다보니 아직은 나의 모습이 자네 눈에 젊게 보여졌던 게로군.>

나는 가끔씩 그에게 기독교의 간증도 보내고, 좋은 설교도 보내 주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그의 부인으로 부터 그의 카톡을 통해서 남편이 급성 페암으로 사망했다는 소식과 함께 그가 병상에서 나에게 남겼다는 몆 줄의 글을 함께 보내 왔습니다.

<형,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먼저 천국으로 가게 되어서, 병원 침대에 누워서 형이 그동안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을 생각하며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어, 형, 천국에서 만나요. 형, 나 지금 행복해.>

나는 뒷통수를 맞은 듯, 멍해졌습니다. 한참을 책상에 엎드려 있는데 눈물이 그치지 않고 흘러 나왔습니다.< 참으로 열심히 살던 아까운 사람이 갔구나!> 라는 슬픔의 눈물은 물론,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하고 천국에 갔구나!> 하는 안도의 마음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이 글을 쓰다 문득 창문 밖으로 푸른 하늘을 보니, 그 후배가 하늘에서 손을 흔들며, <형, 나 잘있어>하고 웃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소개드리는 정 철 아동은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그룹홈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정 철 아동은 태어난지 10일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입양원에 맡겨졌으며, 입양이 되지 않아 4살이 지나서야 현재의 그룹홈에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아동은 2023년 현재 6세 입니다. 유치원에 등원하고 있으며, 말하는 것을 좋아하여 쉬지않고 말을 하곤 합니다. 정상적인 발달을 보이고 있으나, 사시 교정을 위해, 수술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동은 건강을 위해 한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심리치료도 받고 있습니다.

교민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는 정 철 아동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박 해 철 선교사 드림.

1316호 34면, 2023년 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