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이음’, ‘Trost und Hoffnung’ 음악회로 깊은 위로와 희망을 전하다

1월 26일, 독일 뮌헨 근교 운터푀링(Unterföhring)에 위치한 성 발렌틴 성당에서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Trost und Hoffnung(위로와 희망)’이라는 제목 아래,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하는 한인 음악가들이 모인 앙상블 ‘이음’이 무대를 꾸몄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인해 깊은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에게 작은 위로를 전하고자 마련되었다.
음악회에서는 모차르트의 레퀴엠,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을 비롯해 한국 가곡 ‘내 영혼 바람되어’와 동요 ‘엄마야 누나야’ 등 다양한 곡들이 연주되었다. 특히 한국 전통악기 해금과 현악 앙상블, 오보에, 성악, 오르간, 피아노가 조화를 이루며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연주가 시작되자 장내는 숙연한 분위기로 바뀌었고, 관객들은 음악에 온전히 집중하며 고인들을 기렸다. 음악이 흘러나올 때마다 객석에서는 잔잔한 눈물이 흐르기도 했고, 연주가 끝난 후에는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공연을 통해 총 3,000유로(약 4,493,428원)의 성금이 모금되었으며, 이는 전남 공동모금회를 통해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에게 전액 전달될 예정이다. 12.29 제주항공 참사는 한국에서 발생한 비극이지만, 먼 타국에서 음악으로 함께 아픔을 나누고 연대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공연이 끝난 후, 연주자들과 관객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조용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모습 속에서, 음악이 지닌 치유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연주에 참여한 바이올리니스트 고수정은 “연주자들과 관객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한겨울에도 희망적이고 감동적인 시간이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바이올리니스트 전하은은 “음악이 위로를 전할 수 있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이번 연주가 슬픔 속에서도 작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테너 한규원은 “개인적인 연주의 만족을 넘어, 저 역시 위로받는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메조소프라노 석채원 또한 “노래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던 연주였다”며, “음악을 통해 드리는 기도가 유가족들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오아름은 “저희의 작은 달란트가 모여, 가족을 떠나보낸 슬픔 속에서도 추모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유가족분들께 따뜻한 위로와 사랑의 온기를 전할 수 있었다. 함께 나눈 마음이 유가족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앙상블 ‘이음’은 “각기 다른 음을 부드럽게 이어 연주하라”는 뜻을 담아 만들어진 이름으로, 음악을 통해 사람과 언어, 문화를 잇는 다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자선 음악회를 지속할 계획이며, 오는 4월에는 세월호 11주기 추모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무대는 단순한 연주를 넘어 깊은 위로와 연대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희생자를 기리고 유가족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전하겠다는 약속이 이어지며, 음악이 지닌 따뜻한 힘이 더욱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공연장을 찾은 한 관객은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것 자체가 유가족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타국에서 음악을 통해 함께 아픔을 나누고, 다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전했다.
공연을 기획한 여명진 음악감독은 “살면서 우리를 주저앉게 하는 슬픔이 있지만,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은 희망”이라며, “믿음과 연대, 사랑 속에서 그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번 음악회가 유가족분들께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앙상블 ‘이음’
1398호 18면, 2025년 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