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함부르크 한인회 (회장, 방미석) 에서는 7월 5일 함부르크 시민공원에서 제 1회 함부르크 한인동포의 날을 성대하게 개최하였다.
이번 행사는 그 동안 함부르크 가톨릭 성당에서 해마다 개최했던 ‘배구대회’가 중단된 후, 많은 어르신분들이 “다 함께 모일 수 있는 행사를 열어 달라” 는 요청이 있었다. 이에 한인회에서는 어떤 행사를 어떻게 출발시켜야 할지에 대하여 고심한 후, ‘한인동포의 날’ 로 정하고 제 1회 행사를 개최하게 되었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함부르크 가톨릭교회 주최로 열렸던 ‘배구대회’는 체육행사만이 아닌 한인교민들의 만남의 날로 친목과 우정을 나누고 또 타향살이를 위로했던 그런 날이었다. 또한 우리들의 2세들과의 만남은 물론 독일 이웃들과의 만남 등 그 의미가 매우 컸었다. 그런데 이 행사를 지속할 여건이 어려워지고 또 코로나로 인하여 중단되었기 때문에 그 아쉬움은 매우 컸다.
아쉬움 속에 재출발을 시도할 여건도 어렵고 또 시작할 단체 또한 없이 세월만 흘려보내다가 드디어 한인회에서 이날 제 1회 ‘한인동포의 날’을 추진 개최하게 되었다.



제 1회 함부르크 한인동포의 날
이른 아침부터 한인회 멤버들 모두 바쁘다. 천막 치랴, 바베큐 기계 세우랴, 음식 챙기랴 행사장 정리 하랴 모두모두 바쁘다. “혹시나 잔치 상은 잘 차려 놓았는데 즐길 사람이 오지 않으면 어떻하나?” 하는 조바심으로 손님 맞을 준비가 끝이 났다.
시작시간 12시가 가까워 오자 그 동안 보지 못했던 낫 익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행사가 시작되었다. 함부르크의 유명한 여성 풍물팀의 공연은 온 시민공원에 울려 퍼졌고 독일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전통 복장을 갖춰 입은 팀원들은 북, 장구, 꽹과리 등으로 구성된 풍성한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이며, 현장을 찾은 500명 동포들의 마음을 단숨에 하나로 모았다.
이 퍼레이드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관객과 함께하는 축제의 시작이었다. 북소리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행렬에 동참한 동포들은 장단에 맞춰 몸을 흔들며, 강강수월래 하듯 길게길게 원을 그리며 춤을 추는 모습은 흥을 돋구었다. 세대를 아우르는 화합의 장을 직접 만들어간 것이다.
이어 곧 국민체조가 뒤를 이었다. 그 언제 였던가! 까마득하게 잊었던 국민체조!
하나 둘 셋! 어언 50-60년 전에 했던 체조지만 함께 하니 모두가 되살아났다. 추억의 운동장 그 체조가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이양환씨가 한국어로 기도 슈미트씨가 독일어로 사회를 보았다. 국민의례로 태극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가 시작을 알렸다.
방미석 회장은 이 행사에 오신 모든 손님들께 한인회를 대신 하여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하였다. 특히 이상수함부르크 총영사와 각 단체장들 그리고 행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는 환영 인사와 함께 즐거운 날이 되길 바란다고 하였다.
이어 이상수총영사는 함부르크한인회 주최 ‘제 1회 함부르크 한인동포의 날’을 개최하는 한인회 임원여러분들께 큰 박수를 보낸다며 칭찬과 수고의 인사를 보냈다.
오늘 준비된 이 행사를 통해 한국과 독일 간의 우정도 더 두터워 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모쪼록 오늘 출발한 이 행사가 해를 더하며 더 좋은 행사로 발전하길 빈다고 하였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라는 말처럼 길게 차려진 진수성찬 밥상을 보니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순서를 기다려 접시에 덜어 놓은 음식들은 그야말로 산더미 같이 높다.
오래 기다리다 자기 순서가 온 한 독일 분은 “한국 음식 중 김치는 마약과 같은 매력”을 지녔다면서 김치에 대한 칭찬과 함께 접시에 듬뿍 김치를 담는 모습이 매우 이색적이었다.
고기 굽는 냄새가 입맛을 돋우고, 막걸리로 화합을 다지며 즐거운 점심시간을 보냈다.
이어 2부엔 문화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전통무용으로 서성민 무용가의 부채산조, 향발무, 반고춤이 선을 보였다. 의상도 화려하고 움직이는 자태까지 한국무용의 절정을 이룬 공연에 큰 박수를 보냈다.(https://www.instagram.com/berlin.koreandance/)
‘춤 중에 춤’ K- Pop 공연이 시작되었다. 앙증스러운 어린이들의 K -Pop춤 그리고 독일 성인들K -Pop 춤이 분위기를 더욱더 흥겹게 하였다.
어린이 프로그램으로는 ‘그림 그리기와 모래주머니 던지기’ 등이 진행되었다. 열심히 그리고 진지하게 태극기를 그리는 어린이들이 귀엽고 진지하다. 함부르크총영사관에서 그림대회에 필요한 크레파스 70세트와 스케치 북 70권을 선물해 주었다.
이어 특별 공연이 있었다. ‘발그림 드로잉 쇼’로 발로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다. 동양화가이자 구족화가인 오순이 교수의 공연인데, 사고로 인하여 두 팔이 없는 분으로 발로 그림을 그리는 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로 붓을 잡고 대나무와 매화를 그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대단한 실력이다.
어느듯 행사가 끝나가는 오후 16시!
어린이들 그림 그리기 평가와 함께 푸짐한 상품 전달 그리고 한인회를 위해 푸짐한 찐빵 330개를 손수 만들어 찬조한 김순덕 부부에게 감사하다는 특별한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내년엔 한인회 단독이 아닌 여러 단체에서 참석하여 더욱더 좋은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함께 개최하는 함부르크 한인동포의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인사를 마지막으로 모든 행사가 막을 내렸다.
“참석자가 있을까? 날씨는 어떨까? 진행이 잘 될까?” 하는 염려가 무색하데 약 500여명이 참석하였으니 첫 행사로는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1세 2세 3세들, 즉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손자 손녀가 모인 모습을 보니 참으로 필요한 행사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이젠 한국인만을 고집할 때가 아니고 독일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들의 현실을 받아드려야 할 시간임을 받아드리자. 한국교민들, 독일 사람들 그리고 프로그램 진행 및 음식까지 잘 준비한 행사였다.
기존의 배구대회 부활 대신 ‘한인 동포의 날’ 을 출발시킨 함부르크 한인회에 큰 박수를 보내면서 더욱더 발전하는 행사가 되길 빌어 본다.
이영남 기자 youngnamls@gmail.com
1418호 8면, 2025년 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