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회 베를린 한반도평화통일음악회 성황리에 개최돼.
2025년 10월 8일, 베를린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에서 제7회 ‘한반도 평화통일음악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음악회는 ‘오페라 아리아로 그려보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이름으로, 음악을 통해 한반도의 역사적 경험과 감정을 돌아보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상상하는 이야기로 구성됐다. 푸치니, 모차르트, 글루크, 비제, 마스네, 베르디, 슈트라우스 등 거장들의 오페라 아리아가 주제에 따라 엮이면서 한반도의 전쟁과 분단의 아픔에서 화해와 평화, 통일로 나아가는 여정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한 편의 이야기로 이어진 아리아
무대 연출은 단순한 갈라 콘서트를 넘어, 각 막마다 오페라 아리아들을 주제에 맞게 엮어주는 나레이션을 삽입하고 사진, 영상과 문구를 투사하여 음악의 흐름을 시청각적으로 이어주었다. 남북을 가로막은 철조망과 이산가족의 사진, 겨울 들판에 피어나는 봄꽃, 그리고 남북이 손을 맞잡은 장면 등은 관객에게 마치 한 편의 ‘평화를 향한 음악적 여정’을 함께 걷는 듯한 감동을 선사했다.
전쟁의 절망에서 희망의 새벽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음악이 곧 이야기이자 소망이 되는 무대를 완성했다.
언어와 공간의 경계를 넘어
이번 공연은 독일어 나레이션과 한국어 자막을 병행해 언어의 장벽 없이 누구나 내용을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정식 공연장이 아닌 교회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도 조명과 영상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집중도를 높였으며, 관객들은 음악과 영상이 어우러진 한반도의 이야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공연 전, 진행자는 “오늘의 무대는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음악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아리아가 끝날 때 박수를 잠시 아껴두었다가 피날레”라고 안내했다. 관객들은 그 말에 맞추어 끝까지 호흡을 맞추며 공연에 몰입했고, 무대가 끝난 뒤에야 교회는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가득 찼다.

베를린을 무대로 하나가 된 음악가들
이번 무대에 선 독일 하겐 전속 솔리스트인 메조 소프라노 권혜준, 올해 벨베데레 콩쿠르 1위 수상자인 바리톤 김건, 도이체 오퍼 솔리스트인 테너 이강윤, 베를린 국립오페라 합창 정단원인 테너 이주혁, 베를린국립음대 마스터과정을 마치고 활동 중인 소프라노 장슬기 등 독일 주요 오페라단에서 활동하는 전문 음악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탁월한 음악성과 깊은 표현력으로 관객의 찬사를 받았다. 피아니스트 김송연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강사)은 성악가와의 완벽한 앙상블을 선보이며 작품의 감정을 풍부하게 전달하였다. 또한 파독간호사들 출신 해로시니어합창단(지도 김은용)과 특별참가 어르신 합창단은 박근태(베를린 노이에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의 지휘로 따뜻한 하모니로 선보였다..
이날 음악회에 참석한 양상근 주독한국문화원장은 “오늘의 음악회가 우리 모두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고,음악을 통해 평화가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민화협 김삼열 대표상임의장은 서면으로 보내온 축사에서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7년째 베를린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음악회를 개최하는 것은 매우 큰 상징성과 희망을 지닌 일”이라며, “이번 음악회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반도 평화를 잇는 음악회
음악회 총감독인 정선경 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 대표 및 민화협 베를린 상임의장은 “한반도의 상황은 여전히 쉽지 않지만, 음악이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를 잇는 다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언젠가 음악이 남과 북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 언젠가 남과 북의 음악가들이 이 무대에서 함께 연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 음악회는 ‘음악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잇는다’는 취지로 2019년 베를린에서 처음 시작되어 매년 독일 통일의 날을 전후해 열리고 있다. 처음에는 남북한 유학생들이 함께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연주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되었으나, 대북제제로 북측 유학생들의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그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베를린의 한독음대생들과 베를린 현지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2019년 첫 무대로 올렸고, 이후 매년 같은 마음으로 이 음악회를 이어오고 있다.
해외 거주 예술인 지원과 제도적 한계의 아쉬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 현악 중심의 소규모 편성으로 진행하며 멈추지 않았던 이 음악회는 올해 개최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 단체에 대한 문화예술 지원 제도가 사실상 열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통일부 지원은 국내 등록 단체로 한정돼 있고,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해외 민간단체가 직접 지원받을 길이 거의 없으며, 재외동포청 지원은 소액에 불과해 공연장 임대조차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정선경 총감독은 “해외에서 이미 활동하고 있는 국민 예술 단체를 직접 지원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문화외교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 해외 거주 국민도 문화 향유권을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대한민국 국적 예술인이 직접 문화예술 지원을 신청하고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한 아쉬움을 전했다.
주최: 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
주관: 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 민화협 베를린
후원 및 협력: 사단법인 해로, 베를린기독교한인교회, 베를린간호요원회, 독한협회, 한민족유럽연대, 재독한국여성모임, 베를린벧엘교회, 모모고, 교포신문, 재외동포청
문의: 정선경 koreakulturberl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