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린 강정희
솔향기 촛불 하나 설레는
첫 대림절 예배당을 울렸네!
가슴벽을 울렸네!
가슴에 별 하나 떴네!
오! 주님이시여! 오소서!
요즘 계속 고르지 못한 날씨이더니 오늘은 춥지만 상쾌함을 주는 날씨다. 16.00시가 가까워져 오자 마음이 포근해지는 안방과 같은 뒤셀도르프한인교회 예배당에는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인은 물론 독일인들이 예배당을 가득 채웠다.
오늘따라 백여 명 이상의 독일인들이 참석하였다. 남들이 친정집 이야기를 좋게 하면 시집온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듯, 독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오늘의 한인교회 음악회에 참석하여 어울려 교류하며 만남의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시간, 참 좋은 세상이다.
드디어 16시 콘체르트가 시작되었다. 박용환 담임 목사님의 인사 말씀이 한국어와 독일어로 있었다.
박용환목사님은 “특별히 바쁜 일정 속에서도 오늘의 이 자리를 향해 발걸음 해주신 여러분께 깊숙이 감사드린다”며 대림절은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며 우리 마음을 주님께로 향하게 하는 은혜의 시간으로 어둠을 밝히는 한 줄기 빛처럼, 오늘 이곳에서 울려 퍼질 음악이 우리 각자의 삶 속에 위로와 평화를 가져다주기를 소망한다고 하셨다.
또한 오늘의 콘체르트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주신 지휘자와 반주자, 그리고 성가대원들, 음향 팀, 그리고 여러 가지 모양으로 섬겨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전하셨다. 우리 안에 찾아오시는 주님의 따뜻한 임 재를 경험하는 거룩한 기다림의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맺음을 하셨다.
뒤셀도르프한인교회 성가대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네 분야로 30여 명의 성가대원, 이정숙 성가대장, 임세혁 지휘자, 박설빈 반주자로 단단한 기틀로 구성되어 있다. 까만 복장으로 무대에 오르는 성가대원들의 모습이 어찌나 단정하고 질서정연한지 다음이 순서가 몹시 기대되었다. 박용환 목사님과 박소현 사모님도 함께해 주셨다.
오늘의 음악회의 첫 곡은 ‘눈’(Schnee), ‘Wunderschönes Land’ 합창이 있었고 베이스 김테훈의 ‘La Juive Si la rigueur et la vengeance’, 테너 위영철의 ‘L‘elisir damore – Quanto e bella’, 소프라노 김혜진의 ‘Die Zauberflöte – O zittre nicht, mein lieber Sohn,’, 테너 김찬일의 ‘Der Rosenkavalier – Di rigori armato il senor, Hoffmanns Erzählungen Belle nuit, o nuit d amour’, 합창 ‘Va,pensiero, sullali dorate’, 첼로 표현아의 ‘Vocalise op 34 Nr.14’ 연주, 강은원의 바이올린 연주 ‘Romanze from The Gadfly OP.97 a / 8’ (Jacques Revaux), 합창 ‘My Way’, 합창 ‘ Hey Jude’(Paul McCartney) 합창, 베이스 정준호의 F. Schubert의 ‘Der Wunderware D 489,’ 그의 빛 안에 살면(Don Besig) 합창, ‘거룩한 주’(David T.Clydesdale) 합창으로 1부 순서가 끝났다.
스펀지에 물이 스미듯 폭 넓은 천상의 목소리는 정말 가슴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열렬하게 호응을 한 청중들은 합창이 끝나자, 비눗방울처럼 터지는 박수에 앙코르를 소리치는 청중들의 성화에 청중과 함께 덤으로 ‘O Tannenbaum’, ‘Wie grün sind deine Blätter’와 ‘Stille Nacht’를 부르며 우리 모두 아기 예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절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흐르는 땀을 뒤로하고 서로 힘을 모아 하나가 되어 화음 단합을 한 귀중한 오늘의 음악회가 막을 내렸다.
음악은 사랑이라고 한다. ‘행복해서 노래하는 것이 아니고, 노래하니까 행복해진다’라는 말처럼 1시간 30분 동안 노래하시는 분들의 얼굴에는 한 결 같이 즐거움과 평화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나님의 보좌를 울리는 찬양, 우리의 지친 마음을 다독여 주며 쉰내 나는 생각과 짐을 내려놓는 편안한 은혜의 시간이었다.
35명이 어쩜 이렇게 한 지휘봉으로 조율이 되어 하나의 목소리로 화음이 되었는지, 사람의 몸이 최고의 악기임을 증명하듯 감화 감동의 무대였다.
현지인들과 함께 어울려 탄탄한 자리매김한 오늘의 이 우뚝 선 음악회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대림절의 축복이다. 이 행사를 위하여 뿔뿔이 흩어져 사는 단원들이 해 오름의 열정으로 시간을 쪼개가며,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하였는지 짐작이 간다. 노력한 만큼 이루어진다고 최고의 음악회였다.
수고하신 성가대원들 성가대를 헌신으로 이끌어가는 이정숙 성가대장, 늘 긴 호흡을 하며 성가대를 성장시켜 가는 노련한 임세혁 지휘자님, 든든한 박설빈 반주자님, 특히 눈도 귀도 침침해지고 숨도 가쁘신 원로 장로님들, 권사님들, 기어이 한국 노래를 배우겠다고 함께 하신 독일인 Siglinde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또한 이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기도는 빈 그릇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기도 안에서 의기투합하여 수고하신 모든 분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원근 각처에서 참석하셔서 마음의 휘장을 열고 자리를 빛내 주신 손님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한다.
주님은 이미 52년 전에 이곳 뒤셀도르프에 한인교회를 세우셔서 알게 모르게 많은 것을 부어주셨다. 분에 넘치는 대궐 같은 예배당을 우리에게 주셨고 느지막이 신실하신 주의 종, 박용환 목사님과 그의 사랑하는 가족 박소현 사모님과 예준이를 우리 곁으로 보내주셨다.
서로를 존중하며 밀어주고 끌어주며 격려하고 응원하며 버팀목이 되어 얼마 남지 않은 여정을 이 아름다운 공동체에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나가기를 소망한다.
주님이 함께하신 첫 대림절 음악회를 마치고 거북목 되어가는 저녁나절,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마냥 흥겹다.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과 평화가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바란다.
1437호 21면, 2025년 12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