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교의 귀띔: 천 년을 가라 한들 멀다 했으랴 (6)

Dipl.-Ing. WONKYO 연구소장

교포신문은 6월부터 1년간 정원교선생의 “천 년을 가라 한들 멀다 했으랴” 글을 연재합니다.
이 연재가 독자들의 인문학적 지평을 넓혀줄 것을 확신하며 독자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비틀즈(The Beatles)가 걷던 애비로드(Abbey Road)라는 횡단보도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체브라 횡단보도 (Zebrastreifen)가 될 것으로 보이며 2010년 12월 영국은 이 횡단보도를 자연문화재로 등록했다.

더벅머리 비틀즈는 1960년 영국 리버풀에서 결성된 세계적인 록밴드그룹 (Rock Band Group)이지만 무명일 당시에는 독일 함부르크의 술집에서 3년 동안 돈벌이 활동을 했었다.

함부르크에는 레퍼반(Reeperbahn)이라고 하는 세계적인 홍등가가 있다.

비틀즈는 이 홍등가에 있는 인드라 클럽(Indra Club), 카이저켈러 (Kaiserkeller), 톱텐클럽(Top ten Club), 스타클럽 (Star Club) 등의 무대에서 약 3년간 생계를 위한 노래를 부르다가 그들의 세상을 바뀌게 한 노래가 탄생하게 되는데 바로 러브 미 두 <Love me do> 였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 부르기 좋은 노래이다.

사랑해 주세요. 저를 사랑해 주세요/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 당신도 다 알잖아요/ 그 마음 언제나 변치않을 게요./ 그러니 제발 나를 사랑해 주세요/ 제발 저를 사랑해 주세요/ 사랑할 그 누군가를, 새로운 누군가를/ 당신과 같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요/그러니 제발 저를 사랑해 주세요 …

1962년 10월 5일.

더벅리 비틀즈는 이 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인즉슨 “Lve me do”가 비틀즈 그룹을 천지개벽을 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녹음은 에비로드에 있는 그들의 스튜디오에서 있었다.

에비로드는 대중 음악가수들의 녹음실 지역으로 사용되어 오던 곳으로 이곳에는 비틀스(Beatles) 뿐만 아니라 바셀로나를 부른 후레디 퀸(Freddie Queen), 인 더 무드 (In the mood)를 연주한 글렌 밀러(Glenn Miller), 저스트 댄스 (Just Dance)로 혜성처럼 등장한 레이디 가가(Lady Gaga) 등 세계적인 가수들도 이곳에 녹음실을 가지고 있던 곳이다.

비틀즈는 런던 애비로드 3번지 부근에서 체브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사진을 곧 발표될 11번째 정규 앨범표지에 싣기로 했다.

사진은 죤 레넌 (John Lenon), 링고 스타 (Ringo Starr), 폴 매카드니 (Paul McCartney) 와 죠지 해리슨 (George Harrison) 이 체브라 횡단보도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건너고 있는 특이 할 것 없는 평범한 사진이다.

군대사열식으로 걷는다는 게 조금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신호등이 파란 불에서 이미 노란 불로 바뀌었고 곧 빨간 불로 바뀌게 될까봐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으로 보일 뿐이다.

비틀즈가 걷고 있는 뒤편에는 하얀색의 독일 <폭스바겐 비틀즈(VW Beetles)>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마도 그들의 <그룹 이름인 비틀즈>와 <폭스바겐 비틀즈>를 연관 지어 보이려 하지 않았는가 싶기도 하다.

알프렛 히치콕(Alfred Hitchcock) 감독이 만든 영화를 보면 길거리를 걸어가는 사람 중에 자신의 모습을 슬쩍 끼워 놓기도 하고 오픈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거나 키오스크(Kiosk)에서 조간신문을 사는 사람으로 끼워 넣기를 한 것은 그가 만든 영화에서 마다 볼 수 있다.

비틀즈들이 에비로드 건널목 건너는 길에 VW 케퍼(Käfer, Beatles)를 보이게 한 것은 알프렛 히치콕의 영화에서 자신을 끼워넣기 했던 것처럼 보인다.

지금은 에비로드라는 거리이름 표지판이 다른 곳보다 상당 높이 달려 있음을 볼 수 있다. 관광객들이 에비로드를 다녀 갔다는 기념품으로 거리 표지판을 떼어가기 때문에 손이 닿지 않는 높이에 걸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비로드 거리 이름 표지판은 새로 만들어 걸어 놓아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사라져 버린다고 하니 어떤 방법과 방식으로 에비로드 거리 이름 표지판을 지키려고 할 지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이 건널목에서 인증 샷을 찍으려는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교통체증이 문제가 되고 있으나 아주 길을 막아 버릴 수도 없는 일이어서 일방통행을 만들거나 에비로드 거리 100m 이내에 보행자 전용도로를 만들려는 계획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비틀즈가 곧 발표될 열한 번째 앨범표지를 건널목을 걸어가는 모습을 찍어 보자고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에비로드의 사진이 열한 번째 앨범에 싣기로 결정이 되고 나서 기자가 질문했다. 한가한 녹음실 분위기를 피해서 아무런 생각 없이 점심 식사하러 나가는 길이었다고 했지만 팔과 다리 벌림은 평범한 걸음걸이로 보이지 않아 꼭 사전에 계획했던 것처럼 보인다.

사진작가의 예리한 안목이 영국의 건널목 하나를 자연문화재로 만들 정도였고 세계적인 음악rm룹의 앨범표지로 태어나게 했다.

11번째 표지 사진을 위해 아이디어 하나씩을 내어 놓기로 했을 때 폴 맥카트니가 “에베레스트(Everest)로 가서 사진을 찍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아주 엉뚱한 질문을 했다.

처음에는 에베레스트에서 표지 사진을 찍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처럼 말하다가

정작 구체적인 여행 날자 등의 이야기가 나오자 앨범제작팀에서 경비와 일정문제 등으로 반대하고 나오자 없던 일로 되어 버렸다.

11번 째 에비로디 앨범 사진 이후 12번 째 앨범이 그들의 마지막 앨범이 되는데 작곡된 지 오래됐으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발표하지 않고 있던 렛잇비(Let it be)가 수록되어 있다.

1418호 22면, 2025년 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