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
제주도의 ‘생각하는 정원’ 이야기

이 정원은 제주도 여행 중 우연히 지인으로 부터 알게 되어 방문한 분재정원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선정 되었고 또 많은 세계 정상들이 이곳을 방문 하였 다니 자랑스럽기도 하고 또 호기심이 나 찾아갔다.

제주산 돌로 만들어진 돌 문과 돌 담 그리고 돌 문 옆에 서있는 재미있는 모습의 돌 하르방 할아버지 두 분만 보더라도 소재지가 제주도임을 안다.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갖게 하는 이 정원에 대한 설명이 있어 읽어 보았다.

“나무는 정직합니다. 그리고 진정한 인간의 스승입니다. 그래서 나무 곁에서 깊이 사색을 하다 보면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생깁니다” 이 내용이 맘에 들었다.

이 정원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큰 나무들도 있지만 여러 종류, 여러 모양의 작은 나무들이 화분에 또 정원에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분재’ 나무들이다. 분재에 대한 설명을 옮겨본다.

분재는 중국에서 시작하여 인도로 갔다가 고려 중엽 한국으로 왔다 다시 일본으로 넘어간 문화라고 한다. 그 후, 일본에서는 끊임없이 분재 문화를 발전시켜 세계에 일본이 분재 종주국 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였다.

분재는 ‘나무를 괴롭히는 것’ 이라는 잘못된 편견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잠시 식물의 성장을 정형을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식물의 생리와 천성을 바탕에 두고 하는 일로 세월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지 까지 보고 정성과 기술로 키우는 예술이다. 더 나아가 분재 속에 내재되어 있는 정서 함양과 철학 그리고 진리를 통해 더 훌륭한 문화 예술을 이해하게 하는 고급문화 라고 정리하고 있다.

이어 분재 감상법에 대한 설명으로 “잘 보려면 허리를 낮추고 봐야 된다” 며 이는 “자연에 겸허하고 하늘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스승이요 철학이다.” 라고 설명한다. 이 설명을 이해하고 감상할 때 더 깊은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정원은 제주 북서쪽 해안 한경면 녹차분재로에 있으며 크기가 약 1만 3천평으로 7-8개의 작은 정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정원 전체가 조용하고 깨끗하고 잘 정리되어 안정감과 평화로운 인상을 준다. 그런데다 키 큰 나무도 있지만 대부분 키가 작은 분재들 이어서 인지 위압감이 없고 마음이 편해진다.

분재의 모양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떻게 저렇게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나고 또 놀라기도 한다. 뿌리서 부터 잎사귀 까지 교정된 흔적을 보면 그 속에 숨어 있는 정교한 손길과 예술성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아무나 하는 작업이 아님을 보게 된다.

생각하는 정원은 언제 누가 어떻게 만들었나

이 정원은 1968년에 평범한 한 농부였던 성범영씨가 주춧돌을 놓았으며 그 사연은 이렇다. 어느 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제주도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고향이 제주도인 군대 친구를 찾아 간다. 제주도 풍경에 푹 빠진 그는 고향 경기도 용인군 동천을 떠나 제주도로 떠날 계획을 한다.

‘첫 눈에 반하면 눈이 먼다’는 격언 처럼 일반인들에게는 아무 쓸데없는 척박한 황무지 땅이지만 성원장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축복의 땅이요 황금의 땅으로 보였다. 그 척박한 땅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는 자갈밭을 개간하고 나무를 심고 또 물을 주면서 육체는 고단하나 마음은 행복했다. 그 까만 화산 돌만 봐도 행복했고 작고 보잘 것 없이 자란 삐뚤삐뚤한 나무만 봐도 기뻤다. 그냥 제주도의 모든 것에 반해 버렸다.

‘두루외 (미친 사람이라고 일컫는 제주도 사투리)’ 라면서 이웃들과 친지들이 손가락 질을 해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그저 그가 그리는 정원만 생각하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화산 같이 뜨거운 행복의 불길이 솟아올랐다.

드디어 1992년 그의 철학이 담긴 정원이 문을 열었다. 온전히 그의 열정과 꿈 그리고 포기 하지 않고 달려 온 노력의 결과다. 이 정원은 단순히 나무와 꽃이 자라는 정원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서와 혼, 삶과 철학, 인생과 문학이 조화를 이루는 정원으로 태어났다. 바로 자신이 꿈꾸어 왔던 생각을 이 정원에 심고 가꾸고 물을 주었다.

‘돌챙이(돌담 쌓는 사람을 일컫는 제주도 사투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돌과 나무, 꽃과 열매, 바람과 비, 햇빛과 살아온 사람 성범영원장

아직도 그의 정원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1939년 생으로 87세인데도 이른 아침, 늦은 저녁 틈만 있으면 정원의 할 일을 찾는 그는 분재 예술의 거장이다.

이 정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원이요, 세계가 인정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다. 또한 CNN, National Geographic, The Guardian 이 선정한 세계 10대 정원 중 하나요, 중국 의무교육 교과서에도 실리는 등 UNESCO에 등록하라는 권고도 받고 있다.

또 한 10여개국 국가 정상들이 직접 방문하여 감동한 글로벌 문화유산으로 국제행사 개최, 학술문화 교류,기업 연계사업 등 다양한 글로벌 협력의 장을 열고 있다.

성범영원장은 “생각하는 정원은 ‘평화’라는 뜻이 담긴 정원으로 세상의 시끄러운 풍파에서 벗어나 맑고 밝은 꿈이 피어나는 고요와 사색의 정원이다. 이 정원은 나무, 돌, 물이라는 짝꿍들이 모인 정원으로 사람들을 위한 장소로 평화와 행복을 주기 바란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이 정원에서 행복한 얼굴로 미소를 가득 짓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다. 그들에게 마음의 평화와 즐거움을 주었다면 이 보다 더 기쁜 일은 없다.

하늘, 땅, 햇살, 바람, 구름, 비,이웃과 제주도 그리고 사랑하는 조국과 나무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에게 이 정원을 바친다.“ 그의 바램에 큰 박수를 보낸다. -성범영원장의 책 ‘생각하는 정원’ 에서

이영남 기자 youngnamls@googlemail.com

1436호 18면, 2025년 11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