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특집

1924 파리 올림픽: 100년 전 ‘빛의 도시’ 파리는 올림픽 역사를 어떻게 바꿔놨나 (3)

파리 하계 올림픽은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진행되며, 1만500명의 선수가 32개 부문, 329개 세부종목에서 메달을 놓고 겨루게 된다. 이번 올림픽에는 총 206개국이, 패럴림픽에는 184개국이 참가한다.
이어 패럴림픽은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진행되며, 22개 종목에 4400명의 선수가 참여하고, 549개의 메달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다.
교포신문에서는 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개최되는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4회에 걸쳐 100년 전인 1924년 파리 올림픽과 이번 파리올림픽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실

여성 선수들
1924년 올림픽에 출전한 3089명의 선수 중 135명이 여성이었다.
1924년 올림픽 당시엔 여성 선수들은 다이빙, 수영, 펜싱, 테니스에만 출전할 수 있었다. 당시 영국의 국가대표는 남성 선수 239명, 여성 선수 28명이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영국의 여성 선수로는 다음 2명을 꼽을 수 있다.
키티 맥케인: 지금껏 올림픽에서 메달 5개 이상을 딴 영국 여성 선수는 조정 선수인 캐서린 그레인저, 사이클 선수인 로라 케니, 마장 마술 선수인 샬롯 뒤자르댕, 테니스 선수인 캐슬린 ‘키티’ 맥케인 등 4명뿐이다.
앞선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에서 메달 3개를 획득한 맥케인은 파리 올림픽에서 은메달(복식), 동메달(단식)을 목에 걸었다. 이 두 올림픽에서 세운 업적 덕에 맥케인은 88년 뒤 그레인저가 등장하기 전까지 영국 여자 선수 중 최다 올림픽 메달 보유자였다. 아울러 맥케인은 ‘윔블던 선수권 대회’ 여자 단식 부문에서도 1924년과 1926년 2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으며, 윔블던 혼성 복식 부문에서도 2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그중 2번째 우승은 결혼한 지 몇 달 안 된 남편 레슬리 갓프리와 함께 거둔 결과였다.
루시 모튼: 모튼은 평영 2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는데, 영국 여성 최초로 올림픽 수영 개인 부문에서 우승한 사례다.

‘타잔’ 조니 와이즈뮬러
한편 조니 와이즈뮬러는 1924년 올림픽을 통해 미국 수영 스타로 떠올랐다.
와이즈뮬러는 성장 배경이 복잡하다.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일부였으나 현재는 루마니아령인 지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런데 1924년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선 미국 시민권이 필요했기에 와이즈뮬러는 실제 출생지를 속이고 펜실베이니아 출생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1984년 미국의 스포츠 잡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와이즈뮬러가 이민 후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난 동생의 서류를 자신의 것처럼 보이도록 위조했으며, 그 결과 시스템을 속이고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실 미국 대표팀이 그를 원했던 건 당연한 일이었다. 1922년 자유형 100m를 1분 이내로 주파한 최초의 선수가 된 와이즈뮬러는 2년 뒤인 파리 올림픽에서도 59초 안에 주파하며 또 다른 미국 수영 선수 듀크 카하나모쿠의 3연속 금메달 도전을 저지하게 된다.
와이즈뮬러는 자유형 400m, 자유형 4x200m 계영에서도 우승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수구 대표팀으로도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미국 내셔널 챔피언십에선 52차례 우승했으며, 67차례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 열린 1928년 네덜란드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2개를 추가로 목에 건 와이즈뮬러는 그야말로 무패 기록을 세웠다.
오늘날까지도 위대한 수영선수로 불리는 와이즈뮬러는 이후 은퇴해 할리우드로 발길을 돌려 은막의 스타로 변신했다.
한편 미국은 올림픽 역사에서 자주 그러하듯이 1924년 올림픽에서도 메달 총 99개를 획득하며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줬다.

국가별 메달 집계
1924년 올림픽에서 미국은 금메달 45개, 은메달 27개, 동메달 27개를 획득하며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2위는 개최국 프랑스로, 금메달 14개, 은메달 15개, 동메달 12개를 획득하며 자국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3위는 금메달 14개를 포함해 메달 총 37개를 획득한 핀란드로, 누르미와 리톨라의 공이 컸다. 당시 영국은 금메달 9개 등 총 35개를 획득하며 4위에 머물렀다.
1924년 올림픽에서 사용된 금메달엔 한쪽 면에 승리한 선수가 경쟁자의 손을 잡고 바닥에서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으며, 다른 한쪽 면엔 각종 스포츠 장비와 올림픽의 문화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하프가 그려져 있었다.
올해 올림픽에선 에펠탑 철 조각을 넣어 만든 메달을 선보일 예정이다. 에펠탑 보수 공사 중 나온 철 조각이 각 메달의 정중앙에 육각형 형태로 포함된다.

그 외 재미있는 사실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1920년과 1924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다. 아울러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인 1948년 런던 올림픽에도 출전이 금지됐다.
1924년 파리 올림픽 경기 종목 중엔 건축, 조각, 문화, 회화, 음악 등 예술 경기가 메달을 건 경쟁 종목으로 포함돼 있었다. 그러다 1948년 올림픽 이후 예술 부문은 제외됐는데, 스포츠 부문에선 아마추어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으나, 예술 부문엔 전문 예술가들도 참가할 수 있어 규칙이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테니스 부문은 1924년 파리 올림픽 이후 아마추어 선수를 정의하는 방법에 대한 IOC와 테니스연맹 간 갈등으로 인해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가,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이르러서야 정식 종목으로 복귀했다.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의 참가국은 29개국이었으나, 1924년 파리 올림픽에선 44개국으로 크게 증가했다.

1367호 34면, 2024년 6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