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욱스부르크. 12월 18일 수요일 11시 30분 아욱스부르크대학교 내에 위치한 Stehpanuskirche 2층 ESG 카페테리아에서 Augsburg그리스도연합교회의 자원봉사단원들이 이번 학기의 마지막 식사인 잡채밥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식당의 문을 활짝 열었다.
자원봉사는 대학연합교회 ESG Augsburg(Evangelische Studierendengemeinde Augsburg)에서 교내식당(Mensa)에 부족한 채식주의자 학생들을 위한 메뉴를 제공하는 이벤트로 시작되었다.
2019년 가을학기부터 그리스도연합교회 자원봉사단이 대학교회와의 파트너쉽을 위해 함께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처음으로 한식을 선보인 뒤 한국 음식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매주 수요일에 정기적으로 한식을 판매하게 되었다.
현재는 매주 수요일 11시 30분부터 13시 30분까지 100인분의 한식을 준비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일반적인 한식과 채식메뉴 두 가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점심식사의 가격은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4유로로 저렴하게 책정하고 있으며, 18일은 학기의 마지막이고 학생들과 함께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특별할인으로 2유로에 잡채밥을 제공했다. 한식 봉사수익금 전액은 형편이 어려운 외국인 학생들을 돕는 교내 장학재단 법인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봉사를 함께 시작한 이응신씨는 교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교 봉사 이전에는 타펠(푸드뱅크)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봉사를 하다 손이 아파 관두게 되었다. 이후 그리스도연합교회의 원명진 목사님과 송은실 목사님이 대학교에서 한식 봉사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같이 도와달라고 하셔서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2019년 200유로로 시작한 이 봉사는 제일 처음으로 그릇 50개를 샀고, 첫 번째 메뉴로 비빔밥을 선보였다. 코로나 시기에는 음식을 식당 창문 밖으로 학생들에게 건네주기도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으로 봉사를 할 수 없는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한식의 인기가 많아져 지금은 100인분이 부족할 정도이다.

봉사팀원들은 전날 2시에 만나 싱싱하고 좋은 재료를 구입하고, 야채와 고기를 손질하고 볶아서 냉장해 놓았다가 오늘은 와서 밥을 짓고, 당면을 끓이고 잡채밥에 곁들일 짜장소스를 준비했다. 이틀을 준비해야 100인분의 식사준비가 가능하다.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 많은 메뉴는 닭계장, 제육볶음, 카레, 비빔밥, 오므라이스 등이 있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거나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다녀온 학생들은 한국말로 반갑게 인사하고, 한식을 먹어봤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봉사를 하며 학생들이 여기서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뜻깊고 뿌듯하다”라고 전했다.
이점순 아욱스부르크 한인회장은 “예전에는 사람이 필요할 때 가끔 와서 도와주었는데, 정기적으로 일을 돕기 시작한 것은 올해 9월 가을학기부터이다. 수요일마다 젊은 학생들과 만나 즐겁게 이야기도 나누고, 한식을 잘 먹고 맛있다고 해주니 매우 기쁘고 재미있다.
가끔 동유럽 국가나 우크라이나에서 온 학생들이 4유로가 없어서 동전을 찾고 있으면 다음에 돈을 내라고 하거나 엄마 같은 마음에 그냥 먹고 가라고 한다. 먼 한국에서 혼자 독일로 유학 와서 열심히 공부하는 한국학생들에게도 이런 만남의 장소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더욱 힘을 내 열심히 일하고 있다.
비록 나이가 들었지만 내가 무엇인가 일을 계속 한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힘이 남아있을 때까지 계속 봉사할 예정이다. 70이 넘은 나이에도 봉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너무 많으니, 한인회 회원들과 교민들도 힘을 내고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기를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아욱스부르크대학교 사범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정유덕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너무 좋아요. 특히 카레, 잡채, 닭갈비가 제일 맛있었어요. 학교 카페테리아보다 가격도 싸고, 맛있고 푸짐한 한식에 물이랑 보리차도 무료여서 자주 방문하고 있어요. 나중에 졸업해서 여기 못 오게 되면 정말 아쉬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미술교육을 공부하는 카타리나는 “2년 전부터 이곳을 알게 되어 여기서 먹기 시작했고, 한식을 굉장히 좋아해요. 잡채밥은 오늘 처음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친구랑 만두도 만들어 봤는데 한국 음식들이 정말 맛있어요”라고 전했다.
K-Pop과 한국문화를 좋아한다는 알리사 학생은 “오늘 이곳에는 처음으로 방문했는데 다양한 버섯이 가득 들어간 채식 잡채밥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특히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딸과 함께 스트레이 키즈와 방탄소년단을 좋아해 K-Pop을 매일 듣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친구들과 즐겁게 식사했다.
식사시간이 지난 뒤 함께 뒷정리를 도와준 스코틀랜드에서 온 학생 조나단은 맛있는 케이크를 구워와 봉사단과 함께 나눠먹으며 즐거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원명진 목사는 “요리를 담당하는 봉사자님들, 대학교회의 Tobias Wittenberg 목사님과 조교로 도와주는 독일 학생들이 열심히 봉사해주셔서 그 수고에 감사하고 서로 힘을 많이 얻는다. 다음 학기에도 수요일마다 한식봉사를 진행할 예정이고, 독일과 한국의 문화교류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하며 하늘의 평화와 소망으로 가득한 행복한 성탄절과 연말이 되기를 기원했다.
학생들은 저렴한 가격의 식사를 할 수 있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따뜻한 손길도 나누고,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식의 매력을 소개하며 사랑을 나누는 자원봉사단의 노력이 매우 인상적이다. 2025년에는 독일사회 전역에서 더욱 많은 사랑의 손길이 퍼져나가기를 기대해본다.
편태영기자 ptymunich@gmail.com
대학교회 한식봉사 후원계좌
Augsburg그리스도연합교회 (ECK e.V.)
DE43 7205 0000 0251 8962 88
교회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주소 : @ausburg.korean.church
1392호 11면, 2024년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