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학교
개교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려

함부르크. 지난 6월 14일 함부르크 한인학교(교장 조한옥)는 함부르크 루돌프 슈타이너 하우스에서 개교 5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주함부르크 총영사관 이상수 총영사, 전현직 교장 및 교사, 운영위원장, 한인단체장 그리고 한인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등 450여명이 참석하여 반세기 동안 이어 온 학교의 역사와 그 의미를 나누었다.

한인학교 사물놀이팀의 웅장한 전통북 공연으로 무대의 막이 올랐다.

조한옥 교장은 인사말에서 “학교를 대표하는 표어로 ‘우리 함부르크, 우리 한인학교’는 한국어 고유의 우리라고 하는 공동체적 정서를 담고 있다” 며, “점차 서구식 표현 방식으로 변하고 있는 우리 학생들의 언어습관을 학교 교육과 전통문화 수업을 통해 순우리말에 익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 전했다.

또한, 순수한 우리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한글학자 이오덕 선생의 ‘우리 말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개했으며, 학교는 앞으로도 순우리말 교육과 함께 아이들의 올바른 한국인 정체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상수 총영사는 “함부르크 한글학교는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함께 노력하여 오늘의 50주년에 이르게 되었다며, 오랜 세월 동안 한글 교육과 동포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학교 관계자, 그리고 선생님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한다”고 했다.

이어 “한글은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창의적인 문자이며, 초성, 중성, 종성으로 이뤄진 한글은 약 1만3824개의 발음이 가능해, 음성학적으로 탁월한 체계를 갖추고 있어 독일어를 비롯한 다수의 언어보다 훨씬 뛰어난 표현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K-pop을 비롯한 드라마, 영화 등도 이러한 언어문화적 바탕 위에서 탄생한 결과”라며, “학생 여러분들이 한글을 배우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일은 여러분 미래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인학교 발전을 위해 꾸준히 후원해 온 강일남•이미용 부부에게 감사패와 꽃다발이 전달됐다. 또한, 전직 교장들과 한인학교 초대교사들, 전직 운영위원장들 소개와 꽃다발 증정이 있었다.

학생 공연은 전혜리 교사의 총괄로 초등부 1~4학년 학생들의 뮤지컬 ‘한글 가나다라’, 중등부 5-8학년은 합창과 연주로 ‘고향의 봄’ 을 공연했다. 8학년-11학년 고등부는 얼쑤, 한삼을 휘저으며 추는 우리 전통춤을 선보였다. 고급회화반으로 구성된 독일성인반은 ‘너가 왜 거기서 나와’ 트롯트곡을 전통북과 함께 공연해 그 동안 배운 한국어를 과시했다.

또한, 공연 틈틈이 한인학교 한국어 정규반 교육과정 및 외국인을 위한 성인반 교육과정을 학부모들에게 설명하며 학교에서 어떻게 수업이 이루어지는지 ppt와 영상으로 소개했다.

특별공연으로 학부모 성악가 안영준(테너)과 이은혜(소프라노)가 피아니스트 김성윤의 반주에 맞춰 ‘축배의 노래’(베르디)’ ‘아름다운 나라’(신문희)’를 열창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반세기 동안 이어 온 학교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앞으로의 비젼을 나누는 자리로 이 날 기념행사를 마무리하며, 함부르크 한인학교는 모든 교사들,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자랑스러운 학교로서 한국어 교육과 한국 전통문화를 이어 갈 재외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었다.

박은경기자 ekay03@naver.com

1415호 9면, 2025년 6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