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센한인회 여름 소풍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져 감동을 빚어낸 여행‘

홀란드 레네제. 해 마다 여름을 맞아 네덜란드로 여행을 떠났던 에센한인회(회장:나남철)는 올 해도 7월 30일 어김없이 네덜란드 바닷가로 1일 여행을 떠났다. 지금까지 여행을 다녔던 목적지보다 50km를 더 가야 하는 번거로움은 새로운 목적지에 대한 설레임을 이길 수 없었다.

화창한 날씨 덕분에 모두 바캉스를 떠나는 가벼운 옷차림에 더해 즐거운 마음까지 장착한 회원들은 새로운 목적지에 대한 기대감에 들뜬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버스가 네덜란드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오르자 나남철 회장은 지난 해에 이어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건강을 잘 지킨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기원했다. 아울러 여행을 통해 더욱 화목하고 든든한 한인회가 되기를 기원하며 함께해 준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윤청자 수석부회장은 잠시 사회를 맡아 특유의 익살과 입담으로 버스 안을 유쾌한 분위기로 이끌며 지루함을 덜어주었다.

버스가 달리는 동안 한 임원이 준비해 온 삶은 계란을 내어놓자, 회원들은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 소풍에서만 겨우 맛볼 수 있었던 계란에 얽힌 추억들을 여기저기서 풀어 놓았다.

계란에 이어 각종 과일과 야채, 떡, 견과류 등 다양한 간식들이 지루함을 덜어 주었고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는 화목함이 한인회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 한 몫을 했다.

그 동안 다녔던 바닷가를 떠나 한 살이라도 젊은 날에 조금 더 먼 바다로 가보자는 뜻으로 새로운 바닷가를 찾은 회원들은 목적지에 도착하자 부드러운 바람과 구름이 살짝 드리운 날씨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준비해 온 음식을 펼쳐 놓았다.

지난 소풍과는 달리 거친 바람을 막을 천막도 칠 필요도 없을 만큼 평온한 날씨에 밤 새워 준비한 먹을거리들을 저마다 펼쳐놓고 서로 권하며 나누는 모습은 아름답게 익어가는 에센한인회의 여유와 특유의 단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상징과도 같았다.

식사를 마친 회원들은 저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길에 나섰고, 맨발에 부딪히는 바닷물과 고운 모래에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모두 내려놓았다.

가족 단위로 여행을 온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이 어린 자녀들과 함께 모래성을 쌓고, 물고기를 쫒아 이리저리 작은 뜰채로 물속을 헤집는 모습과 여행자들만큼 다양한 개들이 산책을 하며 즐기는 모습에서 평화로움과 여유를 느끼게 했다.

마음껏 바다 풍경을 즐긴 후 독일로 돌아오는 버스 속은 한층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여유로운 모습이 된 회원들의 밝은 표정에 생기가 돌았다.

다시 사회를 맡아 즐거운 분위기를 유도한 윤청자 수석부회장은 여행을 떠나오기 전 절대 사회를 맡지 않겠다고 단단히 결심한 자신과의 약속을 깨게 되었다며 ,분위기를 새롭게 이끌었다.

앉은 자리 순서에 따라 한 명씩 앞으로 불러낸 사회자는 회원의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규칙을 정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난이도 높은 숙제와 같았다.

윤청자 사회자는 이번 여행에 많은 어린이들이 함께해 어른으로서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며 자신이 처음 독일로 떠나 올 때 어린 자녀들을 떼어놓고 와야만 했던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제일 먼저 어린이들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동요‘고향의 봄’을 다 함께 합창 한 후, 이곳에 사는 어린이들이 절대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살기를 염원했다.

이어서 첫 순서가 된 조정옥 임원은 “함께하지 못한 회원들이 많이 아쉽다. 이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나이이기 때문에, 자신은 건강상 도저히 참석할 수 없는 여행이었지만, 무리를 해서라도 여행에 함께해보니 너무 행복하다”며, 여행에 함께하지 못한 회원들에게도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며, 어린 시절 어머니 손에 이끌려 동네 마실을 다닐 때도 즐겨 노래를 불렀던 추억도 함께 소환했다.

어린이를 대표해 아이돌 그룹의 영어 노래를 가수 못지않은 실력으로 빼어나게 부른 소녀에 이어 어린이들이 다함께 나와 애국가 합창을 하자 버스 속은 감동의 물결로 넘쳐났다.

먼 이국에서, 그것도 여행하는 버스 속에서 듣는 애국가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고, 어린이들의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과 애국심은 50-60년 이상을 살아온 1세대 동포들에게는 그 어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 그 자체가 되었다.

그 동안 아랍권에서 선교사로 사역하다 독일 난민 선교를 위해 에센에 정착한 이충성 선교사는 자신이 부사관으로 중동지역에서 근무하며 하나님을 만나게 된 경위와 함께 그 동안 고향 생각을 하며, 이국에서 척박한 삶을 일구어 온 1세대 동포들의 삶에 존경을 표한다며, 가수 전인권이 부른 ‘걱정 말아요 그대’ 노래로 위로했다.

엄마와 함께 앞으로 나온 최연소 어린이가 찬송가로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이자 어른들은 다투어 용돈을 선물했고, 이웃 뒤셀도르프에서 여행에 함께한 한 참석자는 에센 한인회의 화목한 분위기에 저절로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함께해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참석자는 멀리 쾰른에서 어린 자녀와 함께 했다며, 그 동안 방학 동안에 자녀들과 여행하기를 간절히 기도한 것이 오늘 이루어지게 되어 기쁘다며 눈물을 흘리며 찬송가를 불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인회가 없는 이웃 한인회원 몇 몇과 함께한 이번 여행은 이웃과 함께 나누는 공동체로서 에센한인회의 역할이 크게 빛을 발하는 보람 있고 뜻 깊은 1일 여행이 되었다. (편집실)

1469호 10면, 2026년 8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