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isterzienser-Weg (Loccum Volkenroda)
시토회(Ordo Cisterciensis)는 가톨릭교회의 수도회 가운데 하나이다. 시토 수도회의 수도자들은 하얀색 수도복 위에 검은색 스카풀라레를 걸치는데, 이 때문에 이따금씩 ‘백의(白衣) 수도자들’이라고도 일컬어졌다. 시토회 생활의 역점은 수작업과 자급자족이며, 많은 시토회 소속 수도원들은 전통적으로 농업이나 맥주 제조 등의 활동을 통해 자체적으로 경제를 부양하고 있다.
시토회라는 수도회 명칭은 프랑스 중동부 디종 인근의 마을 시토에서 유래한 것이다. 몰레즘 수도원 출신의 베네딕토회 수사 무리가 성 베네딕토 규칙을 보다 엄격하게 따르기 위한 목적으로 1098년 시토에 대수도원을 건립하였다
1163년 Volenroda 수도원이 설립된 지 32년 만에 12명의 시토교단의 수도사 (Zisterzienser)들이 Loccum에 자매 수도원을 설립하기 위해 떠났다고 한다. Loccum 수도원은 현재 독일내에서 Maulbronn 수도원과 함께 가장 잘 유지, 보존되고 있는 중세 수도원이다.
당시 정말로 시토교단의 수도사들이 이 길을 현재의 순례의 길 루트처럼 걸어갔느냐는 확인할 바가 없다. 다만 당시 이들이 무역로로 이용되던 길들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심증과 숙박을 위해서 도중에 들를 수 있는 같은 수도원들과 다른 수도원을 거쳐갔을 것이라는 추측에 근거해서 이 순례의 길이 오늘날 만들어진 것이다. 시토교단수도원은 그외에도 오버 팔츠의 Waldsassen(1133), 튜링엔의 Reifenstein (1162), Nieder Lausitz의 Dobrilugk (1165)에 있다.
이 순례의 길이 세상의 이목을 받게 된 시초에는 당시 하노버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편집자로 일하던 Jens Gundlach가 자신의 경험을 신문에 기고함으로써 많은 독자들의 반응에 힘입어 곧이어 “Zwischen Loccum und Volkenroda, ein Pilgerbuch”이라는 책으로 출간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후 2005년 하노버에서 개최된 개신교회의 날에 정식으로 순례의 길로 인정받았다.
이 순례의 길은 조용한 계곡들과 자연보호 지역, 한 개의 고습지를 지난다. 또한 지정학적 이유로 중요한 독일 북부와 중부 문화를 나누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정치적으로 독일 통일전에는 동서독을 분단하는 경계이기도 했다. 따라서 순례의 길을 따라 많은 다양한 형태의 교회 건물들과 주위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순례자의 길 표시로서 둥근 원안에 보라색의 십자가가 그려진 표지가 순례자들을 안내한다. 원하는 사람은 이 순례의길 안내책자를 구입할 수 있는데 간단한 지도와 17단계의 일일코스들이 나누어져있다. 대체로 전 구역을 다 도보로 순례하기 위해서는 약 2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시간상 제약을 받는 사람들은 단계별로 나누어진 하루코스 중 한 개를 선택해서 걸을 수도 있다. 특정 교육을 받은 안내자들이 지역마다 배치되어 있어 원하는 그룹을 위해 교회의식을 안내하거나 지역의 자연, 문화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순례자파스를 0.90유로에 구입할 수 있다.
시토교단 수도자의 순례의 길 위에는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Rattenfänger von Hameln)로 유명한 Hameln을 통과하게 된다. Weser라는 강이 좌우측의 구릉지역에 위치한 중세도시로 아름다운 중심을 갖고 있는 이 도시는 연간 수백만의 관광객이 찾는다. 근처에는 르네상스 양식의 아름다운 Hämelschenburg이 있다.
순례의 길을 반드시 걸어서만 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은 없다. 스포츠와 순례를 접목해서 이 순례의 길을 자전거로 6일 만에 완주한 자전거 마니아들도 있었다고 한다.
자세한 정보는 www.volenroda.de를 통해 얻을 수 있다.
Zisterzienser-Weg의 17단계의 순례길은 다음과 같다.
Kloster Loccum – Stadthagen 21 km
Stadthagen – Rehren 19 km
Rehren – Stift Fischbeck 16 km
Stift Fischbeck – Hameln 11 km
Hameln – Grohnde 13 km
Grohnde – Bodenwerder 13 km
Bodenwerder Kirchbrak 12km
Kirchbrak – Kloster Amelungsborn 11 km
Kloster Amelungsborn – Silberborn 22 km
Silberborn – Uslar 19 km
Uslar – Kloster Bursfelde 20 km
Kloster Bursfelde – Dransfeld 14 km
Dransfeld – Friedland 22 km
Friedland – Heiligenstadt 21 km
Heiligenstadt – Dingelstädt 23 km
Dingelstädt – Mühlhausen 22 km
Mühlhausen – Kloster Volkenroda 15km
순례를 목적으로 반드시 스페인의 Santiago de Compostela에 갈 필요는 없다. 주위를 돌아보면 가까운 독일내에도 오래된 순례의 길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가지고 순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대충 다양한 길이와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가진 아홉 군데의 순례의 길들이 있다.
앞으로 차례차례 이 길들을 미리 사전 조사하는 기분으로 교포신문 독자 여러분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여름에는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가족들과, 혹은 뜻이 맞는 분들과 작은 그룹을 만들어 걸어서 이 길들 중 하나 만이라도 걸으면서 잠시 삶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휴가가 될 것이다. -편집자주
1207호 33면, 2021년 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