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연재] #152: “나비는 꽃들에게 희망입니다”

미국의 동화작가 ‘트리나 폴러스’가 쓴 ‘꽃들에게 희망을’은 나비 애벌레들의 삶을 통해 경쟁과 성공, 그리고 사랑과 성장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어른들을 위한 그림 동화다.

주인공 호랑나비 애벌레인 ‘줄무늬’는 수많은 애벌레가 거대한 기둥을 이루며 끝없이 위로 기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정상에 오르면 행복과 성공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다른 애벌레들을 밀치고 밟으며 위로 올라갔지만, 꼭대기가 어디인지도 왜 올라가는지도 알지 못한 채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노랑나비 애벌레 ‘노랑이’를 만나서 서로를 아끼게 되지만, 줄무늬는 다시 성공을 좇아 떠나게 되고 노랑이는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기둥을 내려온다.

노랑이는 고치를 만들고 긴 시간을 견딘 끝에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날게 되는데, 다시 노랑이를 만난 줄무늬는 처음에는 고치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노랑이의 격려를 믿고 용기를 내어 고치를 만든다. 결국 줄무늬 역시 나비로 변해 자유롭게 하늘을 날게 되면서, 진정한 행복과 삶의 의미는 남과 경쟁하며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변화하며 성장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동화가 주는 교훈은 맹목적인 경쟁이 삶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으며,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이라고 해서 반드시 옳은 길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진정한 성공은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를 알고 그것을 향해 살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고치를 만드는 결단이 결국 나비가 되는 출발점이 되었듯이, 익숙한 길을 벗어나 용기 있는 선택을 하며 사는 것이 의미와 가치 있는 삶을 살게 해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 남을 따라가기보다 자신의 꿈과 가능성을 찾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노랑이의 믿음과 격려가 줄무늬가 변화를 선택하는 힘이 되었듯이 사랑과 격려는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 끝없이 경쟁만 하는 애벌레는 평생 아름다운 꽃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의 두려움을 이겨 내고 나비가 된 애벌레는 자유롭게 꽃을 찾아다니며 꽃가루를 옮기고 꽃과 함께 새로운 생명을 이어 가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아름답고 생명력을 가지려면 자신의 꿈을 세상 가운데서 실천하며 희망을 주는 많은 ‘나비’가 필요하다.

파독 1세대 어르신들과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해로’에는,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비와 같이, 남들과 다르게 더 의미 있는 삶을 살아보려는 많은 자원봉사자가 있다. 이들이 힘을 합쳐 어르신들을 가정과 병원을 찾아다니며 방문하여 섬기고, 해로하우스에서 도움을 드리고 있다.

이들 자원봉사자의 섬김은 환자와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는 큰 힘과 도움이 되고 있어 너무 좋은 일이고, 봉사자들에게도 삶의 보람을 주는 일이기에 큰 의미가 있다.

만약 자원봉사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해로는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해로의 모든 활동은 자원봉사자들의 섬김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로를 처음 방문들이 해로가 많은 직원이 있는 규모가 큰 단체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해로에서 환자와 어르신들을 돕는 이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들이다.

자원봉사자가 만들어가는 해로

상근직원은 5명이지만, 이들도 일반 직장인들의 절반 정도의 급여만 받으며 봉사자처럼 일하고 있다. 또한 해로에는 연방자원봉사자라는 특별한 봉사자가 있다. 독일의 의무 병역이 없어지자 대체복무로 도움을 받던 병원, 요양원 장애인 시설에서 인력 부족이 심각해짐에 따라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방자원봉사제도(BFD)가 도입되었는데, 해로가 연방자원봉사자를 파견받는 기관으로 인증을 받게 됨에 따라, 현재 4명의 연방자원봉사자가 상근직원처럼 봉사하게 되었다.

해로에서는 헌신적이고 실력이 있는 연방자원봉사자를 뽑아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봉사활동으로 어르신들을 섬길 수 있게 되었고, 이것으로 해로에 직원이 많다는 느낌을 주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해로가 하는 주요 봉사활동에는 암 환자들을 위한 방문형 <호스피스 봉사>와 거동이 불편하여 일상생활이 어려운 분들을 돕는 <일상생활지원 봉사>, 인지능력이 저하된 분들을 위해서 해로하우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지교실>과 어르신들의 <건강과 요양>을 돕는 각종 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하고 유익한 교육과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해로의 봉사자들은 의사, 변호사, 목사, 예술가도 있고 부인을 따라서 봉사하는 독일 남편, 평범한 가정주부, 직장인, 대학생 등으로 다양하다. 연령대도 Praktikum을 하는 어린 학생들도 있고, 파독 간호사로 일하시다가 은퇴하고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는 80세 전후의 시니어 봉사자들도 있다.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한마음으로 섬기는 것은 참으로 위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해로가 그동안 많이 발전하게 된 것도 앞장서서 일하는 상근직원을 비롯한 많은 자원봉사자의 땀과 수고로 이루어진 것이다.

자원하여 봉사하는 것이라고 해서 마냥 즐거운 일만은 아니다. 꽃에 벌과 나비가 없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듯이 자원봉사자들이 있어야 이 사회의 그늘진 구석이 밝아지고 많은 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 가까이에서 섬기는 자원봉사자들을 귀히 여기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섬김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너는 불쌍한 사람을 도울 때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너의 착한 행실이 남의 눈에 띄지 않게 하라. 그러면 은밀히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마태복음 6:3,4)

박희명 선교사 (호스피스 Seelsorger)

1466호 16면, 2026년 7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