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유럽 5•18민중항쟁 41주기 행사 열려

지난 5월 22일 재유럽 5•18민중항쟁 41주기 행사가 재유럽 5.18 민중 항쟁 협의회 주최로 열렸다. Covid 19 판데믹 때문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대면 행사로 개최되었으며, 줌 행사가 가진 장점이 최대한 발휘되어 해외 여러 나라에서 총113명이 참석, 성황을 이루었다. 행사는 제1부 추모식, 제2부 강연과 질의응답, 제3부 문화 공연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제1부 순서인 추모식은 이종현 한민족유럽연대 상임자문의 추모사로 시작되었다. 이종현 상임자문은 “41년 전 우리는 5.18 항쟁을 통해 민주화와 조국통일의 절박함을 배웠고, 항상 감사하며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려왔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 뒤이어 같은 해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남측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15만 북한 군중 앞에서 대중연설을 했다.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고 70여년을 헤어져 살았다. 지난 70년 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여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미래로 나가자’는 7분 간의 연설에 열두 번의 기립박수와 함성을 받았고 이를 통해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민족적 동질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촛불정권의 의지를 독려하며, 숭고한 5.18 정신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계속 함께 분투 노력해야 한다“ 고 말했다.

뒤이어 5.18민주화운동에 목숨을 바친 광주 열사들에, 정부가 지켜주지 못해 하늘나라의 별이 된 세월호 희생자들에, 유럽에서 조국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헌신하다 돌아가신 인사들의 영령들에 보내는 묵념과 함께 참가자 각자가 이들을 기리기 위해 준비한 초와 향에 불을 지폈다.

이 행사에 조현옥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가 영상을 통해 격려사를 보내 주었으며, 한국의 광주5.18기념재단 정동년 이사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지선스님,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에서 보내온 연대사가 영상, 혹은 대독으로 소개되었다.

개별적으로 인사를 보내온 분들 중 1980년 5월 광주시민 학살을 취재, 세계에 알린 고 힌츠 페터 기자 부인 브란트슈테드 박사는 “남편 위르겐 힌츠 페터가 당시 삼엄한 봉쇄를 뚫고 서울에서 광주로 들어가 촬영한 증거물들을 과자상자에 숨겨서 밀반출하여 광주 민중항쟁의 진실과 그 뒷배경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다” 라고 당시의 상황을 상기했다.

독일 동아시아선교회 루츠 드레셔 전도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분단된 한국 국민의 고통을 생각하며, 전쟁을 끝내고 남북이 공조 가능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노라”고 말하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까지 직접 불러 참석자들 모두에게 가슴 뭉클한 큰 감동을 주었으며, 추모가를 불러준 성악가 목진학 선생의 노래 ‘오월의 노래’와 ‘그리워’ 두 곡은 참가자들의 마음을 숙연케 했다.

제2부 순서로 들어가 사단법인 평화의 길 이사장 명진스님은 “너무 늦게 찾아와 죄송합니다. 여러분의 한을 풀어드리겠습니다.“라고 고백하며 사죄와 함께 41년만에 진상규명을 다짐한 신순영, 5.18 당시 공수 특전사 소령의 뉴스를 전달하며 강연을 시작하였다. 강연 골자는 아래와 같다.

가정의 달 5월에 18일 군대가 자국민을 향해 총뿌리를 겨누어 민초들을 고통 속에 빠뜨렸으며, 자신은 1983년에야 힌츠페터의 동영상을 처음 보게 되면서, 스님들은 무엇을 했는가라는 자책감이 들었고, 지금가지 5.18 항쟁이 자신의 삶에 큰 빚으로 남아있다.

자본에 의해 우리는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잘살아야 행복하게 느껴지도록 세뇌되어 있다. 또한 무한 생산, 무한 소비가 자초한 위기가 코로나다.

그러므로 우리는 평등한 세상, 함께 더불어 행복한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고통과 불행은 없어서 오는 게 아니고, 차별에서 온다. 남이 더 가난해야 행복한 세상 대신에 골고루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나가자. 그리하여 이 모든 상처를 딛고 하나가 될때 비로소 5.18 영령들 앞에 부끄럼 없이 설 수 있을 것이다.

제3부 순서로 넘어가 소솔이 예술가의 창 비나리와 개구리 타령이 김보성 예술가의 장고, 서하영 예술가의 가야금에 맞춘 열연으로 참가자들을 몰입으로 이끌었으며, 이어진 베를린 두들소리단의 사물놀이는 문화 공연의 절정을 이루었다.

끝으로 행사는 성명서 발표와 최영숙 한민족유럽연대 의장의 폐회사로 종결되었다.

*행사를 위해 물심양면 후원을 해준 한민족여성네트워크 독일지부에 특별히, 그리고 모든 참가자들에게 감사드린다.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성 명 서

코로나 팬데믹이 아무리 극성을 부려도, 80년 광주 영령들에 대한 우리의 뜨거운 마음은 막을 수 없습니다. 함께 손잡고 모이지는 못해도 온라인에서 더 간절하게 경의를 표합니다.
80년 광주항쟁의 뜻은 진정한 민주주의 완성과 우리 민족의 평화적 통일입니다. 어떠한 어려움도 물리치고 계속 전진해야 합니다.
촛불혁명으로 성립된 정부가 거대여당이 됐음에도 아직 개혁을 완성하지 못하니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가 치솟습니다. 국회에서 180 의석으로 잘못된 법과 제도를 합법적으로 개정하면 됩니다. 의지만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에 대한 신뢰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왜곡하고 은폐한 수많은 양민학살과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이에 상응하는 처벌로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참되고 안전한 사회건설은 미래세대에 대한 우리들의 의무입니다.
코로나로 일상은 물론 국제관계도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도 민족의 정체성을 찾고 평화공존의 기틀을 확고하게 만듭시다. 외세를 단호히 배격하고 모든 일을 자주적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먼저 남북이 주체가 되어 정전선언을 하고 관련국들과 평화협정을 체결합시다.
광주영령들과 유명을 달리하신 평화통일 열사들께 다시 한번 경배를 드리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외칩니다.

1. 촛불혁명의 절대적 명령인 언론개혁과 검찰개혁을 조속하고 단호하게 완수하라!
1. 2018년 9. 19 평양공동선언과 4.27 판문점선언 등등 남북정상들이 합의한 6대 남북합의사항을 국회는 즉시 비준동의하라!
1. 한반도의 번영과 평화로 가는 첫걸음인 개성공단을 즉각 재개하라!
1. 일제의 잔재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이석기, 이정훈 등 양심수들을 석방하라!
1. 벌써 7주기가 지났다. 세월호 참사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1. 일본과 미국의 추악한 협잡으로 세계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후쿠시마 방사능오염수 방류를 정부는 공개적으로 적극 저지하라!

2021년 5월 22일 재유럽 5.18 민중 항쟁 협의회

기사제공: 재유럽 5.18 민중 항쟁 협의회

1220호 10면, 2021년 5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