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존 리 판사 지명
미국 제7 연방항소법원(고등법원) 판사에 한인 1.5세대인 존 리(54·한국명 이지훈) 일리노이주(州) 연방북부지법 판사가 지명됐다. 미국 백악관은 4월 13일 5명의 신임 연방 판사 지명자를 발표하면서 “리 판사는 제7 연방항소법원에서 근무하게 될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이라고 소개했다.
제7 연방항소법원은 일리노이, 위스콘신, 인디애나주 등 미 북중부 3개 주, 7개 지방법원에서 올라온 사건들을 다루는 곳이다. 리 판사는 캘리포니아 제9 항소법원의 고(故) 허버트 최(1916∼2004·한국명 최영조) 판사와 루시 고(53·한국명 고혜란) 판사에 이어 세 번째로 미 연방 종신직 판사에 올랐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한인 사상 세 번째 고등법원 판사가 된다.
리 판사는 박정희 정권 시절이던 1968년, 파독 광부였던 이선구씨와 간호사 이화자씨의 장남으로 독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이선구씨는 1965년 5진으로 아헨에 도착했다.
리판사는 생후 3개월 무렵 한국으로 보내져 5세 때까지 외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았다. 그가 5세 때이던 1970년대 초 가족이 모두 미국 시카고로 이민 갔고, 시카고 북서부 교외 도시에 터를 잡았다. 시카고에서 초·중·고교를 마친 뒤 1989년 하버드대, 1992년 하버드 로스쿨을 각각 졸업했다.
그는 로스쿨 졸업 후 법무부에서 2년간 장관 특별보좌관으로 근무한 뒤 메이어 브라운, 프리본 앤드 피터스 등 대형 법무법인에서 통상 규제, 지식재산권 등 기업 간 분쟁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리 판사는 현재 시카고 교외 도시에 살며 의사인 아내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미 현지 언론은 리 판사 지명에 대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인종이나 민족, 직업적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1264호 11면, 2022년 4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