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6일(9.19 ~ 24), 한국에서 28일(9.24 ~10.20) – (1)

– 황만섭

프랑크푸르트에서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는 루푸트한자 A380-800기종이었고, 10시간 10분이 걸린다는 기내방송이 흘러나왔다. 기내식으로는 카비아(Kavia, 생선 알)와 샐러드 그리고 생선요리로 슈타인부트 (Steinbut)를 택했다. 우연히 기내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신비롭다. 빨간 구름으로 덥힌 하늘은 운평선(雲坪線)을 만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구름전체가 빨간 것은 난생처음 본다. 물위에서 보는 것은 수평선(水平線)이라 하고, 땅에서 보는 것은 지평선(地平線)이라고 말한다. 그럼 구름 위에 나타나는 선은 운평선(雲坪線)이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나 혼자 생각해본 말이다. 비행기는 또 한참을 날라서 베트남 어디쯤의 지점에서 멋진 강 풍경 하나를 보여준다. 여러 가지로 세상은 아름답고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콩공항은 바다를 메워 만든 인공 섬에 있었다. 커다란 비행기는 사뿐히 내려앉았고, 우리를 픽업한 차는 다음 섬으로 이어지는 바닷가 산길을 달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또 다음번의 섬을 향해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잠시 달리던 차는 빅토리아 픽이 보이는 건너편 섬으로 가기 위해 빅토리아 항의 바다 밑 터널로 들어선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50분 거리다. 건너편 빅토리아 픽 아래산자락에 만들어진 홍콩중심가의 풍경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으로 유명하다. 또 세계에서 가장 땅값과 집값이 비싼 곳이기도 하다.

오늘(10/24) 아침신문에는 홍콩에서 차고 하나에 11억 원에 팔렸다는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도시가 갖추어야 할 시설들과. 건축미를 알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이 봐도 홍콩이 아름답다는 것만은 확실한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여장을 풀고 호텔방에서 산 쪽으로 올려다보는 도시의 짜임새와 경치, 바닷가를 내려다보는 도시풍경은 눈부시다. 특히 빅토리아 항의 바닷가에 있는 광장과 바닷가의 선착장들, 그 사이로 난 도로에는 차들의 왕래가 빈번하고 도로 위로 이어지는 공중도보 길은 지붕이 덥혀 있어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지붕은 뜨거운 햇빛도 피할 수 있었고, 특히 공중도보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차량통행도 없었다. 기이할 정도로 매력적이고 편안하고 시원한 도보길인 셈이다.

가끔씩 길거리연주자들의 연주가 지나는 행인들을 즐겁게 해주었고, 도보 길은 간혹 고층건물 속까지 연결되어 있어 에스컬레이트와 냉방시설까지 되어 있는 건물 속을 지나는 동안에 자연스레 더위를 식히게 된다. 해안에는 3~4층 높이의 건물 6~7개가 일정거리를 두고 서 있는 곳은 선착장이다. 해안을 끼고 산자락으로 형성된 홍콩의 다른 지역 서민들이 배를 이용해 홍콩중심가로 출퇴근하는 모습이 보인다. 포 시즌에서는 지나가는 시민 몇 사람이 찾아 들어 남의 호텔정원에서 아침요가에 열심이다.

처음엔 언덕에 만들어진 호텔정원으로 착각했었는데, 나중에 산책길에 살펴보니 지하버스주차장이었다. 걸어서 시내구경을 하면서 본 홍콩은 어느 다른 도시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들도 눈에 들어왔다. 좁고,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곳들과 빈집들도 꽤 있는 홍콩을 보면서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시티투어는 즐겁고 보람 있는 여행으로 내용이 아주 좋았다. 해안에 낮은 산으로 이루어진 육지의 끝자락과 네 개의 큰 섬들로 이루어진 홍콩은 올라가고 내려가고 구부러진 길들로 아슬아슬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홍콩은 물가가 비싸고 땅값도 집값도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소문이 온 세상에 파다하다. 사정이 그래서인지 이상한 구석 지까지 찾아 들어 집을 짓고 사는 풍경은 요상하기도 하고 상상할 수도 없는 흥미로운 구경거리가 지천으로 널려있었다.

대만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홍콩으로 도망 나온 홍콩 젊은이를 중국본토로 넘겨달라는 중국정부와 홍콩정부에 반항하면서 시작된 시민들의 데모는 몇 달째 계속되고 있어 다소 불안한 양상이었다. 그것이 두려워 이번 여행을 주저주저했었지만 막상 홍콩에 와보니 평온하다. 시티투어는 2시간 정도가 걸렸다. 장난감 같이 뎃둥하게 올라간 2층짜리 전차는 운행 중에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만 같이 아슬아슬하게 시내 복판을 달리고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시티투어는 자연공원, 도보공원, 항구 촌, 아베젠의 새우잡이 배들, 수상놀이 공원, 명 왕조의 유적들, 현대요리 명소들이 즐비한 곳들을 돌면서 설치된 이어폰을 통해 채널 5에 맞추니 한국말 설명이 나왔다.

홍콩은 자그마치 236개의 작은 섬들이 더 있었고, 빈민촌, 계단식 묘, 구룡 반도, 특히 중심가에 있는 백화점(ifc mall)도 또한 유명한 구경거리다. 홍콩의 Lung King(중국식당)은 세계적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등산기차를 타고 올라가 정상(빅토리아 Peak)에서 내려다 보는 홍콩의 경치는 단연 압권이다. 시티투어는 나무뿌리들이 담을 이루는 골목길을 지나기도 하고, 비어 있는 건물들이 많은 길목을 지나가기도 했다.

중심가에 있는 2~3개의 도로 가에는 홍콩에 일을 하러 온 필리핀 여자노동자들이 주말을 이용해 장소 빌리는 경비를 들이지 않고 손쉬운 모임(친목회, 동창회)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식사하는 정겨운 모습들은 즐거움과 행복으로 가득했다.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수십 명씩 도로가 땅바닥에 둘러 앉아 즐거운 웃음과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며 노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까지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그곳을 조금만 벗어나면 연극, 음악, 그림전시 등이 개최되는 번화가가 홍콩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특히 길가에 세워진 가스등은 눈에 띄게 아름답다.

이곳 홍콩은 몇 백 년 전에는 베트남 땅이었지만, 후에 중국이 차지했고, 빅토리아 여왕 시절인 1841년 영국함대가 들어와 150년간 중국을 괴롭혔다. 영국이 중국에서 벌인 두 번의 아편전쟁은 세계역사상 가장 비열하고 추악한 전쟁으로 기록되었다. 결국 영국은 홍콩을 99년 동안 빌린다는 조건으로 조약을 맺었고, 세계 제2차 대전 때는 4년 동안 일본이 빼앗아(1941~45) 지배하다가 패전으로 일본이 도망가자, 옛 주인이었던 영국이 다시 들어와 1997년까지 99년 동안을 채운 후 홍콩을 떠났다.

지금은 ‘중화인민공화국 홍콩 특별행정구’로 중국에 속해있는 홍콩의 면적은 1.104평방미터로 세계 169위, 인구밀도는 1평방미터당 6.544명으로 세계 4위다. 홍콩의 전체인구는740만 명으로 세계97위에 해당되고 다양한 국적출신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다. 세계적으로 중요한 금융센터의 활동이 활발하고 또 무역항으로도 유명하다. 우린 한때 홍콩제품이라면 정신을 잃고 경탄했던 때가 있었다. 특히 ‘꽃 파는 홍콩아가씨’라는 노래를 즐겨 불렀던 옛날이 떠올랐다.

“별들이 소근 대는 홍콩의 밤거리 나는야 꿈을 꾸며 꽃 파는 아가씨 이 꽃만 사가시면 그리운 영랑의 꽃 아~ 아~ 꽃잎처럼 다정스런 그 사람이면 그 가슴 품에 안겨”

쌍방울 자매를 시작으로 금사향, 조미미, 박재란 등이 열창했던 곡이다. 홍콩의 디즈니랜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세계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한번쯤 가보길 소망하는 곳이기도 하다. 홍콩 디즈니랜드의 스토리 북에서 관람한 뮤지컬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고, 정글 뱃길을 유람선(소형배로 짧게 도는 코스)을 타고 돌았던 기억도 오래 남을 것이다. 쇼핑하느라 조금 늦어진 어두운 밤에 본 ‘불빛 쇼’ 는 행운이라 할만 했다. 디즈니랜드는 소문대로 자랑거리가 많았고, 한번쯤 가볼 만한 곳임이 틀림없었다.

* 참조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사전, 나무위키 참조

2020년 6월 5일, 1173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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