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 30년 (63)

동서독 교육통합(14)

독일통일 후 독일 전 정부는 민주주의 교육과 사회주의 교육을 통합하는 역사적인 과업을 안게 되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독일은 교육통합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루었고, 독일의 교육이 갖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국가발전과 경제발전을 지속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통일후 동서독 교육통합 11

교육행정체제 통합

교육행정체제의 통합은 구동독 시스템이 사라지고, 서독식 교육행정시스 템으로 통합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통일 전 구동독에서는 중앙교육행정기관으로 인민교육부(Ministerium für Volksbildung)가 있었고, 지방교육행정기관으로는 도교육위원회 (Bezirksschulrat)와 군교육위원회(Kreisschulrat)가 있었다.

구서독에서는 중앙교육행정기관으로 연방교육과학부(Bunndesministerium für Bildung und Wissenschaft)와 주문교부(Kultusministerium)가 있었고, 지방교육행정기관으로는 광역교육청(Landesschulamt)과 지역교육청 (Kreisschulamt)이 있었다.

베를린 장벽 붕괴 직후 구동독의 교육행정조직은 커다란 비판을 받았다. “중앙집중, 위계화, 관료화, 이데올로기화, 교육기관에 대한 전방위적 통제, 효율성 부족, 과도한 행정인력, 많은 교육행정가들의 자질 부족 등이 집중적으로 비판받고 있었다.”

통일 후 구동독의 교육행정시스템의 개혁이 단행되었다. 먼저, 교육행정체 제에서 막대한 역할을 담당하였던 당 조직이 해체되었다. 그리고 국가중심의 교육행정체제가 지방중심의 교육행정시스템으로 개편되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광역교육청 및 기초교육청이 구성되었다. 잠정적으로 주교육위원회가 교육청의 기능을 수행하였다. 교육감과 교육장은 교육부장관과 지방자치단체 장의 협의 아래 결정되었다. 교육부는 잠정적으로(주별로 자치적으로 교육부 와 교육청을 구성하기 전까지) 최고의 감독기관으로 존립하였다.

더불어 학교경영 구조가 변화되었다. 구동독에서 학교장과 교감은 원칙적으로 공산당원이었고 학교는 교육적인 측면과 함께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원칙에 따라 운영되었다. 1990년 3월 30일 조령에 따라 약 6,700명의 일반학교와 직업학교의 교장과 교감이 1989/1990학년 말로 해임되었다.

그러한 잠정적인 시기를 거쳐 구동독지역(신연방주)은 구서독의 교육행정 체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교육행정체제의 개혁을 단행하였다. 도교육위원회(Bezirksschulrat)와 군교육위원회(Kreisschulrat)가 해체되고, 도(Bezirk)와 군(Kreis) 수준에 각각 광역교육청(Landesschulamt)과 지역교육청(Kreisschulamt)을 설치하였다.

통일 후 신설 5개 주에서는 서독의 지원으로 교육행정기관의 건립, 교과서 공급, 시설 개·보수, 기자재 확충 등이 대폭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연방정부 및 구서독의 공무원들이 구동독지역에 파견되어 자문하는 등 광범위한 지원이 있었다. 더불어 연방정부의 막대한 재정적 지원이 따랐다.

교육지원체제 역시 통일 후 구동독지역 내의 학교 건물, 교실, 도서관, 학사관계 사무행정 등 개별 학교들로부터 주정부의 교육부에 이르기까지 현대 교육의 수준에 맞추어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할 실정에 있었다. 대다수의 초·중등학교와 대학교의 건물들은 보수가 거의 되어 있지 않았고, 어떤 것은 기본적 수준에도 미달하는 실정이었다.

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학, 사범대학 등의 건물들 중에서 단지 31%만이 ‘잘 관리되고 있고’, 30% 정도가 60 년 이상 된 건물이며, 14% 정도는 90년 이상 된 건물이라는 것이다. 도서관에는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등의 교화용 도서들은 많이 소장되어 있으나, 일반 학문 연구를 위한 문헌은 부족하며, 직업교육과 학문 연구를 위한 자료관리체제나 전자적 장비는 거의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통일 후 연방정부의 재정적 지원으로 교육시설과 기자재가 구서독 수준으로 현대화 되었다

독일 교육통합이 주는 시사점

동서독 교육통합이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이 제시될 수 있다.

첫째, 교육통합의 방향성이 명료하게 설정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독일의 경우, 적절성 여부를 떠나 서독식으로 통합한다는 방향성이 분명하였기 때문에, 통일 이후 큰 혼란을 줄일 수 있었다. 만약, 방향성이 명료하지 않았다면 교육통합에 더욱 많은 기간이 소요되고, 혼란도 더 컸을 것으로 추정 할 수 있다.

둘째, 교육통합은 단계별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긴급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에서부터 최종적으로 통합교육법이 남북한에 적용될 때까지 단계별로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독일에서 취한 긴급조치, 이행조치, 잠정조치 등은 주요 참고사항이 된다.

셋째,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분야에 대한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교육과정 개발과 교과서 제작이 이에 해당한다. 교육과정 통합 방안을 사전에 세밀하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총론 수준과 더불어 각 교과별로 통합교육 과정을 구성하는 방안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 하다.

넷째, 구동독과 북한은 교육체제에서 구조적인 유사점이 많이 있다. 학제, 취학전 교육의 강조, 사회주의 교육이념, 고등교육기회의 제한, 직업교육, 학생단체 등. 때문에 독일의 교육통합 과정과 대책 방안이 통일의 과정과 통일 이후 남북한 교육통합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따라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교육실태를 분명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서독은 통 일 이전에 상대방의 교육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였다. 우리의 경우에도 학년 별, 교과별로 북한의 교육을 정확히 파악하여야 교육통합을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다섯째, 교사 문제에 대한 치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존교사의 자격 인정 문제, 검증 문제, 재교육 문제, 신규 교과 교사채용 문제 등에 대한 면밀한 대책 방안이 사전에 수립될 필요가 있다. 특히 학생 수를 고려한 교과 별 교사의 수요-공급 문제에 대한 진단과 연구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1239호 31면, 2021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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