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나 아동을 소개 합니다

제가 16세이던 고등학교 2학년 때, 나의 아버님이 돌아 가셨습니다. 그때 어머님이 38세 이셨고, 내 밑으로 3명의 동생이 있었습니다. 저는 학교를 그만 두고 중국 식당에서 일하면서 가족들을 부양 했습니다. 그때 나의 막내 동생은 나와는 14년 차이로 두 살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막내 동생이 꼭, 아들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제 나이 서른 살 때 독일로 와서 광산에서 3년 동안 벌어 모은 돈도 다 가족들에게 보내 주었고, 아빠 얼굴도 모르는 막내 동생만은 훌륭하게 키우겠다는 결심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세월이 흘러, 막내 동생은 소위 일류대학이라는 곳에 입학을 해서 3학년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때, 막내 동생과 제 바로 밑에 동생이 어머님을 모시고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막내 동생이 어머니에게 <어머니, 조용히 드릴 말씀이 있으니, 밖에서 좀 만나 뵈었으면 합니다.>라고 특별 면회 신청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 막내 동생과 어머니는 신촌 로터리에 있는 어떤 빵집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머님이 약간 긴장한 상태로, <집에서 이야기 하지 여기까지 와서 만나자는 이유가 무엇이냐? 어서 말 해 보거라.> 그러나 동생은 깊은 한숨을 몰아쉬면서 쉽게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서, 말 해보라니까, 무슨 일인데 이렇게 뜸을 들이니, 답답하다. 무슨 말이던지 내가 다 들어줄게. 어서 말해 봐.> 머뭇머뭇 하던 막내아들의 입이 드디어 열렸습니다.

<어머니, 저, 절로 들어가서 중이 되어야 하겠어요!> 너무나도 의외의 말에 어머님은 크게 놀라셨습니다. 그때, 어머님은 교회에 다니고 있었고, 집사의 직분을 받아 봉사도 잘 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어머님께서 말씀 하시기를, <그때만큼 큰 절망을 느껴 본적이 없었다.> 라고 고백 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어머님과 막내아들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때, 그 빵집 문이 열리면서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들어 왔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손님이 아닌, 껌을 팔러 다니는 껌 장수 아주머님 이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손님이 앉아 있는 테이블마다 찾아다니며, <컴 한통만 팔아 주세요>라고 말하지 않고, 전혀 뜻밖의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어머님과 막내 동생이 무거운 침묵 속에서 절망스러운 대화로 말을 잃어 버리고 있을 때, 그 껌 장수 아주머니는 껌 한 통을 테이블에 놓으면서, <예수님은 사랑 이십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각 테이블에 놓아두었던 껌을 회수해 가면서도, 역시 <예수님은 사랑 이십니다.>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어머님은 껌 한통을 사게 되었고, 그 껌장수 아주머니는 <감사 합니다. 예수님은 사랑 이십니다>라고 말 한 후, 빵집 문을 열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막내 동생의 얼굴이 갑자기 환하게 밝아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밝고 환한 목소리로, <어머니, 저, 절이 아니고, 신학을 공부해서 목사가 되겠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막내 동생은 일반 대학을 잘 마치고, 신학교에 들어가 신학공부를 마친 후, 영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10년 이상 신학을 연구하고 학위를 받아 귀국해서 지금 교회를 맡아 시무를 잘 하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이 스토리를 소개하는 이유는 <예수님은 사랑이십니다>라는 말 속에 담겨 있는 능력 때문입니다. 제 막내 동생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다녔습니다. 그러나 지방에서 서울로 옮겨가고, 대학에 들어가고 하는 삶의 과정 속에서 예수님과 가까이 지내지 못하면서, 삶에 어려움 같은 것이 닥치자 현실도피를 할 마음으로, 어머님께 <절로 들어가서 중이 되겠습니다>라고 말 했을 때, 껌 장수 아주머니가 들어 와서, <예수님은 사랑이십니다>라는 말 한마디에, 어린 시절 수년 동안 교회에 다니면서 받았었던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의 파장이 마음 속 깊은 곳으로 부터 다시 출렁거리게 된 것입니다.

제가 오늘 강조하고 싶은 것은 ,<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는 이름의 위력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은> 2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이 능력 있는 이름 입니다. 만일, 오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당신의 온 마음을 다하여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며, 지금 당신이 당하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달라고 진심으로 기도한다면, 예수님은 당신의 기도를 들으시고 문제를 해결해 주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사랑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 부터 6년 전, 94세 때 소천하신 저의 어머님이 들려주신 이 기적 같은 간증은, 아직도 제 귀에 생생하게 살아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제 막내 동생 역시 하나님의 신실한 종으로 충직하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더 물어볼 것도 없이, 오늘도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사랑 이십니다.>

미혼모인 정유나 아동의 어머니는 혼자서 유나를 낳고, 혼자서 딸을 키웠으나, 2016년 엄마는 수감 되고, 외할머니마저 유나의 양육을 거절하므로, 유나가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없어, 2019년 지금의 시설에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감옥에서 출소한 후, 유나를 키우려고 하였으나, 그렇게 되면, 일을 할 수 없어 생계의 문제 때문에 유나를 시설에 맡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유나 아동은 2022년 현재, 초등학교 3학년 입니다. 시설에 입소 당시에는 낯가리는 일이 많았으나, 지금은 또래들과 친해져서 시설 안에서도 즐겁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조금 거친 언어 표현을 사용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의사를 또박 또박 전달할 줄 아는 야무진 아이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입소 당시부터 아토피 증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호전 된 상태 입니다. 식습관도 좋아지고, 친구들과 함께 모여 즐겁게 식사 하는 것을 무척 즐거워합니다.

교민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과 격려는 유나 아동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교민 여러분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박 해 철 선교사 드림.

1273호 34면, 2022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