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회: “멀리서 친구가 오니 기쁘지 아니한가!”

카카오톡에서 대화하려면 친구를 맺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생긴 친구가 점점 많아져서 수백 명, 수천 명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힘들 때 연락할 수 있는 친구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카톡에 친구 숫자는 늘어가지만 연락할 수 있는 친구는 많지 않다. 이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대부분의 상황이다.

과연 친구는 누구일까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탐구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란 두 개의 몸에 하나의 영혼을 가진 존재다.”라고 했다. 그는 친구를 ‘단순히 잘 알고 지내는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우정’을 세 가지 종류로 나누었는데, 첫째는 서로에게 이익이 될 때만 유지되는 우정이고, 둘째는 즐거울 때만 유지되는 우정이며, 셋째는 서로의 인격과 성장을 진심으로 바라는 우정으로 분류했다.

그는 앞의 두 가지 우정은 조건이 사라지면 함께 사라지지만, 세 번째 우정은 시간이 지나고 조건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덕이 있는 사람들의 진정한 우정이라고 했다. 이것은 함께한 경험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진정한 친구를 구별하는 기준으로 내가 어려울 때 곁에 있는가, 불행이나 역경에 처했을 때 함께하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하였다. 내가 잘될 때, 돈이 있을 때는 곁에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실패했을 때, 아프고 초라할 때도 여전히 곁에 남아있는 사람, 그 사람이 진짜 친구다.

역경은 누가 진정한 친구인지를 드러낸다.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지나면서 세계는 영원한 친구가 없는 매정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혈맹이나 동맹보다 힘과 경제에 따라 ‘내 나라 우선주의’만이 최선인 세상이 되었다. 정의가 무엇인가를 외치던 나라가 가장 정의롭지 못한 일을 해도 마땅한 대책이 없는 약육강식의 시대가 되었다. 친구의 어려움은 이제 관심도 없는 시대가 되었다.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회복해야 진정한 행복의 나라가 될 것이라 믿는다.

친구도 없고 사랑과 우정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고통 받는 이들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특별히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돕는 사회복지 단체들도 더불어 어려워진다.

샘물호스피스의 노래교실 방문

파독 1세대를 섬기는 민간 봉사단체인 해로도 앞으로 다가올 변화된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 개인적인 후원에 의존하는 봉사가 지속가능하게 이어지도록 재정구조도 개선해야 하고, 파독 1세대가 고령화되어 환자와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하여 5년, 10년 앞의 봉사 환경에도 대비해야 한다.

지금은 스스로 식사도 챙겨 드시고, 스스로 걸어서 해로하우스에 나오시는 분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 살기 힘든 상황이 되고 해로하우스에 나오기도 힘든 상황이 될 것이다. 어르신들의 변화하는 상황에 맞는 봉사가 되도록 앞으로도 계속 해로는 어르신들의 잘 준비된 친구가 되어 힘들고 외로운 어르신들을 찾아갈 것이다.

지난주에는 한국 최고의 호스피스기관인 ‘샘물호스피스’에서 유원식 회장과 오세욱 사무처장께서 베를린 해로를 방문하였다. 샘물호스피스는 우리 파독 어르신들이 한국에서 호스피스 돌봄을 받기를 원하는 분들의 입원을 지원하고, 임종 시에는 자연장지에 안장할 수 있도록 2022년에 우리 해로와 협약을 맺은 기관이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해로에서 하는 일을 살펴보고, 한국의 대기업과 사회복지단체에서의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컨설팅과 좋은 의견을 주셨다. 이를 바탕으로 해로가 발전해 나갈 방향을 새롭게 모색해보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이어서 샘물호스피스 유원식 회장과 함께 4월 17~18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 기독실업인회(CBMC) 컨퍼런스에 참가하였다. 여기에 참석한 프랑크푸르트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하는 많은 기업체 CEO들과 교제하면서 해로의 봉사활동을 홍보하는 기회가 되었다.

컨퍼런스 주강사로 오신 유원식 회장님께서 회원들에게 자신이 살아온 삶을 간증하면서 기독교인의 삶의 목적과 방향을 제시하여 주셨고, 참석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특별히 유럽과 독일에서 활동하는 CBMC 회원들에게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섬기는 해로의 봉사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하였다.

컨퍼런스를 마치면서 유럽 CBMC 문광순 회장께서 해로에서 추진하고 있는 노약자 이송을 위한 승합차를 후원하자고 말씀하셨고, 회원들께서 박수로 동의해 주셨다. 유럽 CBMC에서는 해로에서 필요한 차량을 정하는 대로 빠른 기간 내에 승합차를 1대 기증하시기로 하였다. 앞으로 유럽 CBMC와 해로는 파독 1세대 어르신들을 섬기는 일에 동역자가 될 것이다.

마치 거동을 할 수 없는 중풍병자를 친구들이 들것을 만들어 예수님께 데리고 가서 고침을 받은 것처럼, 멀리 한국에서 온 샘물호스피스 친구들을 통해서 해로의 필요를 알리게 되었고, 이것을 들은 유럽 CBMC 친구들이 함께 힘을 합쳐서 귀한 봉사의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함께 만들어가는 귀한 사역이 계속 확장되어 나가기를 바란다.

우리 해로는 파독 1세대 어르신들이 고령화되어 여러 가지 질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하면서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인 노약자 이송을 위한 승합차가 준비되면, 혼자 살기 힘든 어르신들을 위한 시니어 그룹홈을 추진하려고 한다.

우리가 계획하지만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믿는다. 우리는 하나님의 손과 발이 되어 어르신들을 최선을 다해 사랑으로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내 계명이다.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린다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2,13)

박희명 선교사 (호스피스 Seelsorger)

1456호 16면, 2026년 4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