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로 물든 쾰른대학교, 아리랑으로 울린 밤

Arirang Echo Köln 2026 – Sommeredition 성황리에 열려

6월 22일 월요일, 독일 쾰른대학교 본관 로비와 Aula 2에서 Arirang Echo Köln 2026 – Sommeredition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해금앙상블 K-YUL이 주최하고, 쾰른대학교 음악학연구소와의 협력으로 진행되었다.

행사 전체를 기획하고 주관한 인물은 음악학자 Dr. Yookyung Nho-von Blumröder / 노유경 박사이다. 노유경 박사는 K-YUL 해금앙상블 단장으로서 이번 행사의 기획, 예술감독, 섭외, 프로그램 구성, 조직과 현장 운영을 총괄했다. 또한 그는 쾰른대학교 음악학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 30년 가까이 이 연구소와 연구, 프로젝트, 강의 활동을 이어 온 음악학자로, 독일 대학과 지역사회 안에서 한국 전통음악과 한국문화를 연결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Arirang Echo Köln 2026 – Sommeredition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한국문화를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하기 위한 종합적인 한국문화 플랫폼으로 기획되었다. 행사의 주제는 “Korea erleben”, 곧 한국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보고, 입고, 쓰고, 맛보고, 듣고, 움직이며 경험하는 것이었다.

오후 3시부터 7시까지는 쾰른대학교 본관 로비에서 체험•전시•정보 부스가 열렸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Aula 2에서 공연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행사 프로그램에도 로비 프로그램과 Bühnenprogramm이 이 두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날 본관 로비에 태극기가 줄지어 걸리자, 평소의 대학 로비는 한국문화의 열린 광장으로 바뀌었다. 한국의 색, 문자, 음식, 소리와 움직임이 쾰른대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새롭게 자리 잡은 순간이었다. 로비 프로그램에는 한국학생회 KHUK, 독한협회, HANDo e.V., Köln Korea Pop Chor,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본-뒤셀도르프 지회 등이 참여했다. 평화통일 관련 앙케이트 조사도 이루어졌고, 참여자들에게는 라면과 믹스커피가 제공되었다.

방문객들은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었으며,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써 보는 체험에도 참여했다. 특히 독한협회의 후원으로 마련된 부채 50개에는 방문객들의 이름이 한글로 적혔다. 자기 이름이 새로운 문자 안에서 다시 쓰이는 순간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 체험이 되었다.

한국 음식과 과자 맛보기, 믹스커피와 라면 체험, K-Goods 전시도 로비의 활기를 더했다. K-Goods 전시는 한국의 전통 이미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물건들을 통해, 한국문화가 무대 위 전통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일상과 디자인 속에서도 새롭게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또한 대한민국대사관 측에서 가져온 독도와 한국의 섬에 관한 사진 전시는 한국의 바다와 섬,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역사와 기억을 함께 떠올리게 했다.

저녁 7시 30분부터는 Aula 2에서 본 공연이 시작되었다. 사회는 노율래 / Aurelia von Blumröder가 맡았다. 공연에 앞서 Gönül Eğlence NRW 주의회 의원, 변철환 주독일 대한민국대사관 본분관 총영사, Prof. Dr. Frank Hentschel 쾰른대학교 음악학연구소 교수,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 Reiner Schöler 독한협회 NRW 회장, 그리고 아리랑에코 주관 주최인 Dr. Yookyung Nho-von Blumröder / 노유경이 인사말을 전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모든 인사말 안에 아리랑에 대한 사유가 담겨 있었다는 점이다. 귀빈들은 저마다 아리랑이 무엇인지, 왜 한국인에게 중요한지, 그리고 왜 쾰른대학교에서 다시 울려야 하는지를 생각해 온 흔적을 보여 주었다. 뒤셀도르프에서 온 Gönül Eğlence 의원은 한국문화가 독일 사회 안에서 지닌 힘과, 이러한 문화행사가 이주사회와 지역사회를 잇는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공연의 문은 주최 단체인 K-YUL 해금앙상블이 열었다.

K-YUL은 “새야 새야”, “도라지”, “아리랑”을 엮은 오프닝 메들리로 강당의 공기를 바꾸었다. 이어 Soon-Ja Thal의 한량무, Kim Tae Young의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 NV Dance Crew의 K-Pop Dance I이 이어졌다. NV Dance Crew에는 Son HaeMin, Yuwei Liu, Shufei Lu, Trang Nguyen, Natascha Farnabous, Katharina Kunz가 함께했다.

이어 Park Kyung-Ran 작가의 『안녕, 홍이』 소개가 진행되어, 독일에 온 한국 간호여성들의 삶과 이주, 기억의 문제를 환기시켰다. 후반부에는 Team VO!D가 A:C.E의 “Jindo Arirang”을 바탕으로 한 K-Pop Dance II를 선보였다. Team VO!D에는 케이율 해금 앙상블 멤버이기도 한 Liam Felker, Olivia Kuska를 중심으로 Sara Brünkmanns, Carolina Gutsch, Luise Könnecke, Maria Schewyrew가 참여했다.

이어 Hanna Roh / 노한나의 밀양검무가 무대에 올랐다. 다시 무대에 오른 K-YUL은 “홀로아리랑”, “고향의 봄”, “아침이슬”을 연주하며 한국인의 기억과 정서를 해금의 음색으로 풀어냈다. 이어 Bandi Taekwondo Bochum은 Seonghyun Lee / 이성현 관장의 지도 아래 태권도 시범을 선보이며 강당의 분위기를 다시 뜨겁게 만들었다.

마지막은 모두 함께 부르는 아리랑이었다. K-YUL의 해금 반주 위에 관객들이 함께 노래했고, 객석 곳곳에서 휴대폰 불빛이 켜졌다. 무대와 객석, 한국인과 독일인, 전통과 현재가 하나의 노래 안에서 만나는 순간이었다. 이날의 아리랑은 한국 안에만 머무는 노래가 아니었다. 그것은 쾰른에서, 독일에서,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국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울린 노래가 되었다.

Arirang Echo Köln 2026 – Sommeredition은 한국문화를 하나의 얼굴로 제한하지 않았다. 낮에는 태극기가 쾰른대학교 로비를 물들였고, 밤에는 아리랑이 Aula 2를 채웠다. 그 사이에는 더위 속에서도 자리를 지킨 자원봉사자들, 무대에 오른 예술가들, 부스를 지킨 단체들, 그리고 한국을 향해 마음을 열어 준 관객들이 있었다. 쾰른대학교라는 학문 공간과 한국문화를 연결해 온 오랜 작업의 결실이었다.

그 울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Arirang Echo Köln 2026 – Winteredition은 오는 2026년 11월 7일, 같은 자리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기사제공: 쾰른대학교 음악학 연구소 해금앙상블 케이율

1466호 18면, 2026년 7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