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함부르크 총영사관, 빌리 브란트 재단과 공동주최로 통일세미나가 개최

뤼벡. 11월 11일 주함부르크 총영사관(총영사 신성철)은 뤼벡시의 수공업협회 강당에서 “한국-새로운 평화에 대한 접근”이라는 주제의 통일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빌리 브란트재단(이사장 베티나 그라이너)과 공동주최로 열려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한인 동포들과 남북평화에 관심이 많은 독일 시민들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는 아시아연구기관 GIGA 이사로 있는 패트릭 쾰너(Prof. Dr. Patrick Köllner)교수, 함부르크 헬무트 슈미트 대학 국제정책기관 공동이사인 미카엘 슈타아크(Prof. Dr. Michael Staack)교수, 한국 통일부산하 통일교육원의 김지영 박사가 맡았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주제 발표와 패널토론으로 구성되었고, 함부르크 주간신문 디자이트 국제특파원 마티아스 나쓰(Matthias Nass)기자가 패널토론 진행을 맡았다.

신성철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2018년 판문점 정상회담을 계기로 변화되기 시작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더불어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에서 이어진 김대중대통령의 햇볕정책, 문재인정부의 평화원칙 등을 설명했다.

신 총영사는 “지난 2년간 남북정상회담과 두 번의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 평화 프로세스가 급격하게 진전됐다. 그러나 70년간 지속된 적대감과 불신으로 한반도 현 상황은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며, “그럼에도 역사는 결국 진보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인내하며 희망을 포기하지 말자” 고 했다.

더불어 “빌리 브란트 총리는 동서 냉전체제에서 분단 독일의 운명에 고민하며 동방정책을 실현하여 독일 통일의 초석을 쌓았다. 문재인 정부도 동방정책과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기반으로 대북한 화해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정부는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전쟁 불허, 대화와 신뢰에 기초한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의 원칙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베티나 그라이너 이사장은 축사에서 “베를린 장벽이 열린 지 30주년을 맞아 한국인과 독일인이 함께 모여 평화에 대한 세미나를 하는데 큰 관심을 가져줘서 기쁘다” 며, “1953년 갈라진 한반도체제에서 현재에 이르는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한반도 전문가들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긴장완화와 접근을 통한 변화를 실행한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으로 독일 통일에 이를 수 있었다. 지금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평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은 한국민들에게 남다른 희망일 것이다” 라고 했다.

이어 쾰너교수가 “북한의 비핵화; 2018/19년 정상회담정책의 결과와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다. 북미정상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목표와 관심은 미국을 통한 군사위협을 줄이는 것, 경제활성화를 위한 병진노선으로서 제재완화,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그리고 평화조약을 통한 주한미군의 철수와 한미동맹의 해제인데 반해 미국의 관심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군비축소화, ICBM 등 미사일 해체 및 포기, 대규모의 군비축소화, 그리고 트럼프의 정치적 우위,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통한 외교적 성공에 있다고 보았다.

또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 과정을 세가지로 전망했다. 1)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비현실적이다. 2)최대한의 요구대신 실용적인 중간단계를 통해 평화안보에 대한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3)북한은 핵분열 물질생산을 멈추고 미사일과 무기고의 해체에 있어서 명확한 중간단계에 의미가 있다고 보았다.

슈타아크교수는 “남북간의 대화: 통일을 향한 서막인가? 긴장완화인가?”에 대해 주제발표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는 비핵화와 비확산에 대한 국제적인 안보질서, 북미간의 대립, 중국과 미국의 주도권 싸움 그리고 남북한 갈등의 네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또, 1989년 통일을 경험한 독일의 예와 한국의 상황을 비교 분석하여 설명했다. “독일은 동서독 갈등을 일으키는 시민전쟁이 없었지만 한국은 남북간의 전쟁으로 인한 갈등이 있으며 외부 강대국의 결정에 의해 나누어졌다. 또한 동서독간에 핵 문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독일 통일에서 보듯이 주변 강대국의 합의아래 안정적인 통일이 이루어진 것처럼 한국의 통일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이기 위해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주변 강대국의 도움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통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니지만, 예상치 못했던 독일 통일에서 보듯이 잘 준비되어 있으면 언젠가 통일의 문에 들어갈 수 있다”며 한반도 통일의 희망을 제시했다.

김지영박사는 ‘신한반도 체제와 남북 관계’에 대한 주제로 설명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변화로 인한 남북한의 전망, 특히 경제적 변신과 군사력의 강화로 북한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한국의 외교력과 자주 안보력 향상으로 수립된 신한반도 정책에 중점을 두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은 자주와 평화, 민주주의를 원칙으로 하며, 통일된 한국의 미래는 자유, 행복, 인권이 보장되는 진전된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통일의 과정은 점진적, 단계적으로 한민족 공동체를 건설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1994년 광복절 기념사를 소개했다.

또한,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우리의 능동적인 역할,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번영을 위한 평화구축을 비전으로 하여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체제로 동아시아에 새로운 질서를 건설할 수 있다. 그리하여 한반도 평화를 중심으로 한 유럽공동체와 같은 새로운 평화와 협력의 공동체를 이루며 신남방, 신북방정책을 통한 동아시아 경제협력의 확장에 이르게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 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통일에 대한 세대간의 견해차이가 큼을 알고 있으며 우리 정부의 모든 계획들이다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국가적 자신감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고 전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연설에서 비무장지대를 국제적 평화지대로 만들겠다고 구상을 밝혔다”며, 70여 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비무장지대 천연생태계 동영상을 소개하여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주제발표 후에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나쓰 기자의 진행으로 토론이 이어졌고, 참가자들은 한반도 현 상황에 대한 질문들을 던졌다.

사진: (좌로부터) 신성철 총영사, 김지영박사, 그라이너 재단 이사장, 스타아크 교수, 나스 기자, 퀼너 교수, 김학성 부총영사

박은경기자 ekay03@naver.com

2019년 11월 22일, 1148호 0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