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욱스부르크. 12월 21일(토) 17시 St.Jakobskirche에 위치한 아욱스부르크 한인교회에서는 어려움에 처한 북한 어린이와 한국의 불우한 이웃들을 돕기 위해 “제16회 성탄자선음악회”(Benefizkonzert)를 개최하였다. 하늘에서는 영광을 땅에서는 기쁨의 소식을 전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자선공연에는 아욱스부르크 한인교회 성도와 한인회 회원들 그리고 독일 시민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성탄자선음악회의 진행을 맡은 아욱스부르크 한인교회의 윤은영 집사는 참석하신 손님들과 공연을 준비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와 축복의 인사를 전하고, 성탄의 기쁨과 새해의 밝은 소망이 가득한 연말연시가 되기를 기원했다. 특히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탈북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한국의 ‘여명학교’와 불우한 이웃들을 돕는 자선활동에 대해 설명하며 관객들에게 사랑과 나눔의 의미를 전하고, 공연의 성공과 더불어 우리의 소원인 통일이 빨리 오기를 기원했다.
첫 번째 무대는 어린이들의 그림자극(지휘 김은기, 윤보람)으로 화려한 막을 올리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명에 비친 그림자 무언극은 ‘예수님의 탄생’을 주제로 희망과 소망을 담은 아름다운 메시지를 전달해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우아한 한복을 차려입은 Augsburg 한인여성합창단이 등장해 찬양곡 “햇빛이 비치면”, “Ein Wünsch”를 노래하며 청중을 사로잡았다. Friedrich W. Möller의 밝고 경쾌한 “Mein Vater war ein Wandersmann”을 열창한 뒤에는 큰 환호와 함께 박수갈채를 받았다.
Augsburg Theater 소속 심종오 테너의 지휘와 피아노 반주자 허미란씨가 함께하는 아욱스부르크 한인여성합창단은, 2002년에 창단하여 2004년 제 1회 한인교회 자선공연부터 16회 공연을 맞이하는 올해까지 해마다 참여하여 우리의 아름다운 민요와 가곡을 불렀다. 전통 한복을 입고 공연을 해 많은 독일인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운 가곡들과 전통미를 널리 알리고 있으며 시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문화행사에도 해마다 참가하고 있다.
Dream 합창단은 한인교회의 어린이와 청소년들로 구성된 합창단(지휘 심종오 , 피아노 윤보람)으로 Janice Kapp Perry의 곡 “A Child’s Prayer”와 “Erhöre uns”를 아름답게 불러 청중을 감동시켰다. 다음순서는 3중주(플루트 Jinnie Choi, 첼로 김기돈, 피아노 윤보람)로 프랑스 작곡가 Louise Farrenc의 “플루트,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3중주 Op.45 1. Satz” 연주가 이어지며 플루트와 첼로의 선율이 아름답게 어우러졌다.
바리톤 솔로 이재호는 성수미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독일의 초기 낭만파 시대 작곡가 멘델스존의 오라토리오(오라토리오는 종교, 또는 종교와 관련된 내용을 다룬 대규모 악곡을 의미함) <사도 바울> 중 아리아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를 열창해 힘찬 박수를 받았다. 메조 소프라노 Eunchoung Grace Choi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Habanera”를 아름답게 노래했고, 빨간 드레스에 장미꽃을 들고 관객석 뒤편에서 무대 앞으로 걸어오며 관객들과 소통하는 퍼포먼스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이어 테너 솔로 김동준이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 중 “Che gelida manina(그대의 찬 손)”을 웅장하게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듀엣무대는 소프라노 강지현과 메조 소프라노 Eunchoung Grace Choi(피아노 성수미)가 2중창으로 영화 “The Quest for Camelot”에 삽입된 셀린 디온의 “The Player”를 아름답고 감미롭게 불렀다. 3중주(오보에 문지범, 플루트 김은기, 피아노 Da Hae Kim-Steinherr) 무대는 영국의 작곡가 Madeleine Dring의 “오보에,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3중주”를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욱스부르크 한인교회 연합합창단(지휘 Paul Lee, 피아노 Da Hae Kim-Steinherr)은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Alle Geschöpfe auf Erden(온 세상 만물들아)”, 김기영의 곡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심”, “Über den Berg(산 너머로)”를 연이어 수준 높은 합창을 선보여 청중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고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아욱스부르크 여성합창단과 어린이성가대에서 지휘를 맡고 있는 심종오 지휘자는 ‘자선공연을 첫 회부터 참가했는데 매회 감회가 새롭다. 학생들과 합창단원들 그리고 연주자들이 노력한 만큼 뜻깊은 공연이 된 것 같다. 다사다난했던 올해에도 대강절을 맞은 여러 곳곳에서 아름답게 울리는 성탄의 종소리와 따스한 사랑의 성금들이 모여 춥고 힘든 곳에 꼭 전해지길 바라며, 북한 어린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원하며 내년에도 관객들과 다시 만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아욱스부르크 한인회 한정순 전회장은 어머니합창단의 창립멤버로서 자선음악회에 항상 출연할 수 있어 감격스러우며, 모든 합창단과 연주자들의 열정으로 이루어진 훌륭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밤이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현재 아욱스부르크 한인교회의 담임목사님이 공석이어서 이번 자선공연은 어렵게 진행되었다. 열정적인 교인들과 한인회 회원들의 힘과 노력으로 음악회는 무사히 열릴 수 있었지만, 조속히 새로운 목사님이 부임해서 한인교회가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
공연을 마친 뒤 한인교회 성도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김밥과 과일, 다과를 나누며 추운 겨울날의 콘서트를 마무리하고, 참석자 모두 멋진 공연에 대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학생들의 빨간 양말 속에는 공연에 참석한 이웃들의 기부로 따뜻한 마음이 하나로 모아졌다.
편태영 기자 (lindadream@hotmail.com)
2019년 12월 27일, 1152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