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특별인터뷰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조현옥 대사를 만나다

교포신문사는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을 맞아 주독 대한민국 대사인 조현옥 대사와의 특별인터뷰를 가졌다. 조인학 편집장에 의해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교포: 먼저 바쁘신 가운데 인터뷰를 위해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일 동포사회에서는 독일과 인연 깊으신 조현옥 대사님이 신임 주독대사님으로 부임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반가워했습니다. 대대적인 환영의 움직임도 있었고, 지면에 환영 기고를 개제하기도 하였습니다.

조현옥 대사: 안녕하세요. 작년 11월에 주독일대사로 부임한 조현옥입니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동포 여러분들께 직접 인사도 못 드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교포신문의 지면을 빌어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재외동포들은 현재 5만여 명으로 유럽 최대의 한인공동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1세대가 60년대 이후 이주해 오신 광부와 간호사들이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2세들이 독일사회의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훨씬 힘 있고 자랑스러운 공동체로 성장하였습니다.
특히 1세대들은 한국이 어렵던 시절 이곳 독일에서 희생을 통해 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힘써 오신 분들입니다. 대한민국도 이 사실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교포신문(이하 교포): 대사님께서는 오래전 독일과도 깊은 인연이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와 현재의 독일 그리고 동포사회가 많이 변하지는 않았는지요?

조현옥대사: 저는 1990년대에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키웠었고 재독한국여성모임에서 활동하면서 재외동포 분들과 많은 정을 쌓은 인연도 있습니다. 그 당시 한국은 아시아의 작은 나라로서 독일 사회에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이제 한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중견국가로서 자리를 든든하게 잡았으며 독일과도 상호 동등하게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파트너 국가로 발돋움 했습니다.
20여년 만에 다시 대사로서 독일에 와보니 우리 동포사회도 많이 변하고 한국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독일사회에 한국 노래를 듣고 한국 드라마를 보는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대학이나 문화원에도 한국어 또는 한국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로 줄을 서고 있습니다.
동포사회는 더욱 발전하였습니다. 제가 독일에 있을 때 주축을 이루었던 1세대인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은 동포사회의 어른으로서 중심을 잡고 계시고 유학생, 기업인 및 자영업자, 2세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독일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하면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교포: 대사님 말씀처럼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은 이전과는 달리 매우 높아진 것을 저희 재독동포들도 실생활에서 실감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 특히 독일과의 외교에서 중점을 두는 분야와 특징은 어떤 것인지요?

조현옥 대사: 현재 한국 정부 외교정책의 기조는 국제 정세 변화에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우리의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국익을 증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을 확대하고 위상을 확고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한국 외교가 한국을 둘러싸고 있는 4대강국에 중심을 두고 있었다면 이제는 유럽이나 동남아시아로 외교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유럽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독일과의 관계를 보다 친밀하고 굳건하게 만드는 것은 한국 외교의 중요한 핵심입니다.
그동안 독일은 우리가 염원하는 통일을 먼저 이룩한 나라, 굳건한 제조업의 바탕을 가진 나라,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가진 나라, 그래서 우리가 배울 것이 많은 나라였습니다. 이제는 한독 양국은 이 관계를 넘어서서 기후변화대응, 디지털화, 특히 현재 세계를 괴롭히는 코로나 극복에 있어서 상호 협력하며 서로 win-win 하는 동반자의 관계를 맺고 국제사회를 이끌어 나가고자 합니다.

교포: 대사님께서 부임하시면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계시는 대(對) 독일 외교의 주요 분야도 이번 기회에 소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조현옥 대사: 독일의 국제적 위상과 영향력은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럽을 넘어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여타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코로나 19, 기후변화 등 전 세계적인 도전에 직면해서 독일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국제사회는 독일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력이 커지고 국제적 위상도 높아지면서 독일과의 양자 차원뿐만 아니라 다자 차원에서의 협력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독일 정부가 지난해 ‘인도-태평양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아시아 지역에 보다 관심을 갖고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과는 당면 과제인 코로나 대응 및 백신의 안정적 생산과 보급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독일과 코로나 방역과 관련하여 다양한 협의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특히 독일정부는 금년 1월 1일부터 우리나라에서 입국하는 우리 국민에 대한 입국제한조치를 해제하여 코로나 상황에서도 필수 인력의 왕래 및 인도주의적인 방문이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금년에도 백신, 온라인 교육, 선거 방역 등 코로나 대응 방안들에 대한 협의와 협력을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 디지털화 등 양국간 이해가 일치하고 협력 잠재력과 필요성이 큰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협력을 모색하고 협력 기반을 다져 나갈 것입니다. 또한, 연방제 국가인 독일의 특성에 맞게 우리나라와 각 연방주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데도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교포: 한국 정부의 동포정책은 저희 동포들에게는 매우 중요하고도 민감한 사안입니다. 현재 우리 정부의 대(對) 동포사회 정책 현황을 소개해 주시면 이해에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조현옥 대사: 우리 정부는 대한민국과 재외동포들이 서로 같이 발전하는 환경을 만들자는 목표아래 다양한 동포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해 모든 동포 분들이 타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계시지만, 더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신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는 우리 동포들이 코로나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재외동포재단도 ‘코로나19 관련 취약동포 지원 사업’에 보다 중점을 두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로하신 동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년의 경우 우리 대사관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연로하신 동포 분들을 대상으로 방역물품(마스크)을 지원하였으며, 재독한인총연합회 등 동포단체에서도 코로나19 확산 및 봉쇄조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동포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음력설을 맞아 우리 대사관에서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계신 80세 이상 고령자 및 요양 중인 동포 분들에게 공관 요리사가 직접 준비한 한식도시락을 나누어 드렸습니다.
한편, ‘국민중심 외교’를 표방하고 있는 우리 정부는 체계적으로 재외국민 보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영사조력법을 제정하였습니다. 외국에서 사건사고를 당했을 때 동포 여러분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도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시행 원년인 금년부터 전담 인력 및 예산 확충을 하여 해외에 계신 우리 동포들이 부당한 처우나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예방부터 사후 조력까지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교포: 이제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끝으로 재독동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조현옥대사: 동포 1세대 분들이 계속 노령화되면서 이분들이 어떻게 편안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이에 필요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동포사회와 함께 방안을 모색하고 가능한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2세대와 새로 독일에 정착하신 동포 분들이 모국에 대한 정체성을 갖고 독일사회의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도 대한민국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저희 대사관에서는 이를 위해 차세대 지원 사업도 강화하겠습니다.
동포들께서도 한분 한분이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라는 마음으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더 우뚝 설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봉쇄조치도 장기화되면서 동포여러분들의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고 힘드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이 누구보다도 강합니다. 인내심을 갖고 서로 배려하면서 우리나라와 독일이 코로나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가 물러가서 여러분들을 직접 뵙는 그 날이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타국에서 맞는 설이지만 훈훈한 설 명절 되시기를 바랍니다.

교포: 다시 한 번 교포신문과 재독동포들을 위해 귀한 시간을 내주신 점에 감사드립니다.(편집실)

2021년 2월 12일자, 1206호 10면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