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로 조각보를 만들며 정신건강 도모”
뒤셀도르프. 재독한인장애인총연합회(회장 박귀기)는 지난 9월 15일(수) 11시,
뒤셀도르프에 소재한 “Klarenbachhaus”(Eichenkreuzstr. 26, 40589 Düsseldorf) 에서 금년들어 두번째로 미술을 통한 정신건강세미나를 성황리에 개최하였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입구에 들어서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QR-Code인 COVPASS와 Impfbuch을 제시하였으며 주최 측의 코로나 예방수칙에 따라 발열측정과 거리두기, 손 소독 등, 철저를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날 행사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 재외동포재단 후원과 주독대사관 본분관이 지원한 가운데 전독일 파독근로자 및 장애인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열렸다.
박 회장은 인사말에서 참석자들을 환영하고 꼴라주 란 주제로 가진 지난번 세미나에서 미술을 통한 정신건강에 따른 호평이 있었고 그런 효과의 연속성을 기대한다. 며 오늘 순서를 담당해 줄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였으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송지형 강사를 소개했다.
송지형 강사는 지난 세미나에서 “콜라주를 활용한 마음읽기”란 주제로 유익한 강의와 체험시간을 가졌던 이야기를 들었다. 며 오늘 강의 주제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조각보” 임을 소개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각보는 단순히 물건을 싸거나 이동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이기도하고 예술작품, 공예의 한 장르이자, 세계 속의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며 공간화가와 추상화가로 유명한 피에트 몬드리안이나 파울 클레의 작품과 흔히 비견되는 한국의 훌륭한 문화임을 알렸다.
이어 조각보는 몬드리안이나 클레의 작품보다 백여년 이상 앞서 제작된 공간 구성미를 가진 한국의 아름다운 작품이다. 기하학적 추상을 표방했던 몬드리안의 작품처럼 조각보는 세련된 색상배치로 각 색상이 가진 느낌을 잘 살렸으며 동양적 정서가 담긴 오방색이란 원색을 통해 강렬한 추상성을 지닌다. 또한 몬드리안이나 클레가 궁극적으로 추구했던 순수함이라는 가치는 조각보의 기본적인 기원과도 일맥상통한다.
우리의 조각보는 한국전통문화의 중요한 한 부분이며 또한 시대적으로도 앞설 뿐 아니라, 평범한 여성들의 일상에서 시작되었다는 점, 정형화되지 않은 색채감과 구성미로 독특한 예술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지닌다고 했다.
조각보를 만드는 과정과 그 작업의 내면에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이 들어 있어 단순한 오브제이기 이전에 기복신앙의 대상이기도 했다. 조각보가 이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처럼 일상 속에서 삶과 예술을 함께 담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이해와 작품 요령에 대해 폭넓게 강의했다.
이어 조각보는 쓰임새가 많았다. 우선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것은 무엇이든 싸는 보자기로 그 용도는 참으로 다양했다. 그런가 하면 밥상을 덮는 상보, 혹은 귀한 물건을 싸서 깊숙한 곳에 보관해서 복을 받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조각보의 바느질이 정교한 이유로 여인들이 자투리 천을 받아 시침질이나 감침질 등, 다양한 바느질법을 가지고 나름대로 만들었기에 자투리 천의 색깔이나 면적의 비례를 맞추어 멋진 조각보를 만들게 되었다.
송지형강사는 우리 조각보는 20세기 최고의 추상화가인 몬드리안의 작품에도 비견되는 자랑스러운 모양새라며, 몬드리안의 작품과의 비교화면을 보여주었다. 자투리 천을 활용한 우리의 조각보는 공간 분할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문외한인 우리가 봐도 구도나 색채 감각이 훨씬 탁월해 보였다.
송 강사 역시 우리의 조각보가 색깔 감각도 뛰어나고 섬세하면서 따뜻하고 유려함을 지닌 것이 조각보의 두드러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강의 중에 성급한 회원들은 받은 재료를 이용, 이미 작업을 시작한 이들도 여럿이 눈에 띠었다. 강사는 회원들의 작품을 거들며 내가 만들 것에 대해 어떤 색깔, 어떤 크기로 할 것인가?를 먼저 구상해야 함과 오늘 작품에 사용할 재료와 이용법 등을 안내했다.
점심식사 후, 이어진 작품 활동은 개인교습과 같이 정성을 다한 강사의 지도로 이루어졌으며 작품을 마치고 발표회 순서가 되었다. 참석한 회원들 모두가 보여 준 만족도는 대단해 보였다.
그 가운데 몇 분이 본인의 작품을 발표하길 원했다. 조각보 중심에 자신이 거주하는 반듯반듯한 집을 다양한 색감으로 구성, 행복한 가정과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그린 작품, 장애인 휠체어바퀴를 오방색으로 짜 맞춘 아름다운 조각보, 한독 두 나라 국기를 상징하는 듯한 작품,
Umweltschutz 캠페인 등, 여러 작품들이 발표되었다.
송 강사는 훌륭한 분들과 훌륭한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 며 조각보를 만드는 일은 우리 모두가 집에서 여가를 선용, 건강돌보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면서 시간을 내어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을 권장했다.
박귀기 회장은 모든 순서를 마치며 정신건강관리를 위한 미술치료라는 특별한 강의를 맡아 준
송지형 강사와 온갖 정성을 다해 간식과 중식, 그리고 다과 등, 여러 편의를 제공한 한인교회 성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참석자들은 건강함으로 재회를 약속하고 귀가 길에 올랐다.
나복찬 중부지사장 nbc@kodb.de
1235호 13면, 2021년 9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