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3회 마산간호동문회 가 함부르크에서 열리다

코로나 판데미로 2년간 정지되었던 재 유럽 마산간호학교 동문회가 회장 손 수희님과 임원단 의 준비로 함부르크에서 열렸다.

마산 무학산기슭에서 다대포 해안을 바라보며 쌓은 무학의 정기로 심신을 단련하여 이곳으로 온 여장부들의 33번 째 만남이었다. 11명의 낭군님들이 동반하여 동문모임의 의미에 무게를 더했다.

그동안 돌아가신 동문과 먼저가신 남편들의 명복을 비는 전례 없었던 묵념순서에서 세월의 흔적을 절감하게 하였다. 이제 남은 여생을 알차고 보람 있게 살아야한다는 다짐의 순간이 되었다.

판데미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단계에 이웃나라의 전쟁까지 겹쳐 불안한 시기에 동문들의 만남은 며칠이나마 걱정을 잊고 두고 온 고향의 분위기 속으로 들어가는 동기가 되었다. 한 동문이 해마다 손수 해오는 쑥떡 맛을 혓바닥으로 음미하며 쏠쏠하게 즐겼다. 9유로 티켓으로 역사도시 뤼벡(Lübek)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여행자들 속으로 끼어들었다.

현지의 한인교회 김은용 목사님의 안내를 받아 천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문화유산도시를 누볐다 서기 1143년에 세워져 ‘흰 금’이라는 명칭이 붙은 소금 무역으로 부유하게 되어 지금까지 문화예술도시의 기강을 지켜온 도시이다. 성악을 전공하신 목사님이 헤어져 떠나가는 우리의 일행을 위해 불러주신 작별의 뱃노래가 뤼벡의 거리에 울려 퍼지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모임의 하이라이트는 성령 강림 오순제 일요일 뉴스로만 보고 듣던 엘브 필하모니 방문이었다. 구스타브 말러의 교향악곡 3을 관청하기 위해 웅장한 연주장에 들어섰을 때의 감동을 “지난 6년 동안 지녀온 소원이 풀리는 순간이었다”고 표현하는 분들도 있었다.

1시간 50분 동안을 쉬지 않고 청중을 매혹시킨 함부르크 관현악단 연주는 우리를 ‘음악의 우주 속(Sinfonischer Welttraum)’으로 유도했다. 이 장엄한 관현악은 일흔 전후의 노련한 연령에 이른 동문들과 동반자들에게 지나간 세상을 되돌아보고 다가올 남은 날을 생각하게 하는 동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현악의 구조는 딱딱한 바위로 이루어진 절벽 이야기로 시작하여 단계별로 식물세계의 ‘잔디의 속삭임’, 동물세계의 새소리, 인간의 이야기, 사랑의 숭고함을 거쳐 천사의 이야기로 클라이맥스에 도달하여 창조신을 노래하는 철학적인 음악의시로 표현되었다.

15년에 걸쳐 계획 했던 비용의 11배로 8억6천6백만 유로를 들여서 완공한 함부르크의 상징 엘브 필하모니의 경험은 독일에 살고 있는 행운을 재삼 인식하고 감사드리는 계기가 되였다. (사정이 허락하지 않아 참석하지 못한 동문님들께 송구스럽습니다. )

끝으로 심사숙고의 빈틈없는 준비로 푸로그람을 짜고 4일간 수고해주신 함부릌 회장단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동문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글: 류현옥

1271호 11면, 2022년 6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