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유럽오월민중제 개최

– 세계질서는 과연 격변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

제 42주년 재유럽오월중제가 지난 5월 21일 비대면으로 개최되었다.

해마다 오월이 되면 40여년을 한결같이 샛노란 유채꽃밭을 뒤로 밀치고 수백 Km를 멀다 않고 달려와 서로 얼싸안아 정을 나누며 2박3일 오월민중제를 치른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은 오월민중제에도 가혹한 제한을 가져왔다. 만반의 준비를 마친 40주년 행사도 간소한 대면행사와 온라인 행사를 겸할 수 밖에 없었고, 41주년 행사는 아예 온라인으로 치렀다.

코로나도 세월도, 어느 것도 민중의 앞길은 막을 수 없다. 1980년 광주민주항쟁은 참으로 처참하였다. 광주시민은 목숨을 걸고 일어나 참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웠다. 민주영령들에게 감사 드린다.

제1부 순서였던 추모식에는 초대 손님으로 한국의 나경택 기자, 위인백 교수, 김찬호 민주화기념사업회 과장과 김재승씨 등이 함께했다.

오월영령과 작고하신 해외민주인사, 파울 슈나이스 목사님, 세월호참사에 희생된 어린 영혼들을 위한 이종현 한민족유럽연대 상임고문의 추모사가 있었다. 애절한 마음과 어려운 시기를 맞아 새로운 각오를 담은 낮은 목소리는 모두를 숙연하게 하였다.

이어 지난 2월 11일 작고하신 파울 슈나이스 목사님의 명복을 비는 묵념이 진행되었다. 목사님은 영화 “택시운전사”에서도 잘 알려진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와 협력하여 간악한 언론통제로 철저히 감추려던 80년 광주진상을 국제사회에 알려 더 큰 희생을 방지하였다. 그 후에도 재유럽오월민중제에 참가하여 광주영령들에 대한 애달픈 심정을 같이 하였다. 광주에서도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

고개 숙여 먼저 가신 분들의 영면을 기원하며 묵념을 하고, 조현옥 주독일 대한민국대사의 격려사 영상과 광주 518 재단이사장 및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재일 한통련의 연대사 낭독이 있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이제 국경을 초월하여 세계 민주화 운동의 규범이 되어 앞길을 제시하고 있다며, 차세대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산임을 상기시켰다.

추모식은 참가자들의 가슴에 깊은 감동으로 울려퍼진 목진학 성악가의 „오월의 노래“로 마무리 지었다.

이어 제2부 순서인 강연과 토론이 진행되었다. „격변하는 세계질서와 한반도 평화모색“이란 주제로 류경완 코리아 국제 평화포럼 공동대표의 강연이 있고 이에 대하여 활발한 토론이 있었다.

1982년 독일에서 온 518영상을 보고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다는 류경완 강사는 42년동안 광주정신을 기리고 한국민주화 역사에 많은 영향을 준 독일 동포들에게 존경과 감사인사를 전하며, 지금까지 주요 언론의 보도와는 다른 시각에서 우크라이나 분쟁을 중심으로 설명해 보겠다며, 500여개의 문헌을 참고하여 작성했다는 강의 PDF를 제시하고 강연했다.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을 미국 언론인 크리스 헤지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조지 캐넌, 키신저, 브레진스키의 경고 등을 설명했다. 이어 2004년 색깔혁명과 2014년 쿠데타, 오데사•돈바스 학살, 민스크협정의 파탄, 신나치즘, 생화학실험실 등 일반인에게 생소한 사건을 열거하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하여 언급했다.

강의가 현재 진행중인 전쟁상황과 그 평가를 넘어 미래를 예측하는 단계에 이르니, 강의 후에 예정된 토론에 앞서 채팅창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었다. “1차 대전과 비견될 세계사적 전환의 시작”이라는 미주리 대학 마이클 허드슨 경제학 교수 외 몇몇 전문가의 의견이 개진되고, 난무하는 여러 보도와 의견 중 진위를 가리는 것은 난해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문명의 세기를 향하여 나아가자며 강의를 마쳤다.

토론은 비판적 의견들로 시작되었다. 격한 질문들이 제기되었으나 강사는 침착하게 답변하며 자신은 분쟁의 반대입장임을 다시 밝히고, 시간상 양쪽의견을 다 들을 수 없어 상대 쪽 입장을 주로 설명한 것이라고 했다. 발제내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고 막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지, 러시아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참가자의 의견도 있었다.

시간이 훌쩍 넘어도 예상치 못한 내용인지 토론은 열기를 더하자, 사회자가 이해를 구하고 마무리하기로 했다. 강사는 이미 국내에서도 10여차례 같은 내용을 강의했다고 했다.

이어 최태호 (사단법인) 한국민중문화모임 회장의 성명서 낭독이 있었다. “격동의 시기에 의기와 단결로 현명히 대처하면 ‘위기는 호기다’라는 말도 있듯,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며 다시 일어나 역사를 힘차게 끌고”나아가자고 했다.

최영숙 한민족유럽연대의장이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류경완님과 열띤 토론에 감사 드리고, 사회 및 기술 등 모든 준비에 수고 하신 동지들, 이기자 회장님의 고액의 성금기부에도 감사인사를 전”하는 폐회사로 제 42주년 오월민중제를 마무리했다.

행사 말미에 “죽창가”로 목진학 성악가는 격변했던 지난날 ‘동학혁명’에서 보여준 선열들의 의거를 다시 상기시켜주었다. 총칼로 무장한 왜군과 청군의 외세에 죽창으로 당당히 맞선 동학농민군이 바로 우리의 자랑스런 조상이며 역사의 주인은 언제나 민중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기사제공: 재유럽 5.18 민중 항쟁 협의회

1268호 12면, 2022년 5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