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20)

베를린 박물관 섬(Museumsinsel Berlin)

교포신문사에서는 2022년 특집 기획으로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매주 연재한다.

독일은 서독 시절이던 1976년 8월 23일 유네스코 조약에 비준한 이래, 48건의 문화유산과, 3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아픈 역사도 갖고 있는데, 2009년 현대적 교량 건설로 인해 자연 경관이 훼손됨을 이유로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명된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제명된 첫번째 사례였다.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등재일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1824년~1930년에 세워진 베를린 박물관 섬의 5개 박물관은 이상주의적 계획을 실현한 것으로 20세기의 박물관 설계가 어떻게 발달하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각각의 박물관은 전시 예술품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되었고, 박물관의 소장품은 여러 시대에 걸쳐 이루어진 문명 발전을 더듬어 볼 수 있다는 점과 특히 박물관 섬의 박물관들은 도시 풍의 뛰어난 건축적 특성에 의해 한층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잇다. 1999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오늘날 박물관 섬으로 알려진 슈프레 섬 일부는 16세기에 궁전을 위한 정원인 루스트가르텐(Lustgarten, 기쁨의 정원)이 만들어지면서 개발되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중요성을 갖게 된 것은 1824년~1828년에 카를 프리드리히 싱켈(Karl Friedrich Schinkel)의 설계로 구 박물관이 건축되고 나서였다. 그 뒤 1841년에는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의 명령에 따라 궁정 건축가인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스튈러(Friedrich August Stüler)가 섬의 구박물관 뒤편을 개발하려는 계획을 수립했다.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스튈러는 박물관 섬의 일부분을 ‘예술과 과학을 위한 성소’로 개발하려고 했다.

이 계획에 따라 처음 건축된 것은 신박물관(1843~1847)이었다. 다음 단계에는 1866년에 요한 하인리히 슈트래크(Johann Heinrich Strack)의 작품인 국립회화관이 건축되었다. 이로부터 20년이 지난 뒤인 1897년~1904년에 현재 보데박물관의 전신인 카이저 프리드리히 박물관이 에른스트 폰 이네(Ernst von Ihne)의 설계로 건축되었고, 1909년~1930년에 알프레드 메셀(Alfred Messel)의 페르가몬 박물관이 완공되면서 스튈러의 계획은 완료되었다. 박물관 섬 단지는 박물관 5개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 구박물관(Altes Museum)

높은 토대 위에 직사각형으로 설계된 2층 건물로, 내부 정원 2개와 중앙의 원형 홀 둘레에 전시실이 배열되어 있다. 두 층으로 구성된 원형 홀에는 채광창과 돔이 갖추어져 있다. 측면과 후면의 입면도는 비교적 평범하지만, 이전의 슐로스 광장을 마주하는 면에는 사암으로 만든 이오니아식 기둥 18개와 모서리 벽기둥 12개가 지지하는 포르티코(柱廊玄關, portico)가 있다. 넓은 마룻보와 기둥이 7개 있는 계단을 통해 출입한다.

• 신박물관(Neues Museum)

배치는 구박물관과 유사하지만, 구박물관의 원형 홀 대신 거대한 주 계단이 있다. 신박물관과 구박물관은 처음에 통로로 연결되었다. 구박물관에 비해 신박물관은 상대적으로 평범한 구조로 설계되었다. 이는 싱켈 학파의 건축 양식에 더 가까운 것으로, 평범한 외관과 달리 내부 장식이 호화로운 것이 특징이다.

1859년에 싱켈의 제자 한 명이 설계하여 완성하였으며, 제2차 세계대전의 전화로 외벽만 남기고 파괴되어 폐허가 되었다. 21세기 들어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모습으로 복원되었으며 2009년에 재개관하였다. 이집트 미술과 선사시대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 국립회화관(Alte National Gallerie)

높은 마름돌로 된 블록 형태의 토대 위에 세워졌다. 직사각형 창이 있고, 건물 윗부분에는 그리스 신전 유형의 코린트식 이중 열주 성전이 있으며, 출입구가 개방되어 있다. 외부 벽에도 기둥 뒤에 직사각형 창문이 있고, 뒷면은 반원형 지붕 형태이다. 5단계의 개방된 계단은 코린트식의 기둥과 박공벽이 있는 현관으로 연결된다.

지하에는 저장고와 전시장이 있고, 상층에는 전시 홀이 2개 있다. 상층은 조각, 부조, 회화 형태의 상징적 이미지로 화려하게 장식되었다. 위층 전시장은 처음에는 넓은 연회장으로 설계하였지만 현재는 전시를 위해 개조하였다. 19세기 조각에서 회화에 이르기까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 보데 박물관(Bode Museum)

신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섬의 북서쪽 끝 전망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사암으로 덮여 있고 낮은 석조 토대 위에 있는 2층 구조로, 코린트식 벽기둥으로 연결되며 윗부분에는 난간이 있다. 둥근 형태의 입구 파사드는 코린트식 기둥과 개방된 둥근 아치로 장식되었다. 규모가 큰 계단이 있는 입구는 2개의 돔 중 작은 돔의 아래에 있다.

1904년에 프리드리히 박물관으로 개관하였다가, 2000년~2006년의 개수 공사 기간에 휴관하였다. 2006년 10월에 재개관하면서 조각 미술과 비잔틴 미술을 주제로 전시하고 있다.

• 페르가몬 박물관(Pergamon Museum)

이전에 중동 전시관에서 전시된 메소포타미아 유물과 더불어, 독일이 페르가몬과 소아시아의 다른 그리스 유적을 발굴하면서 크게 늘어난 고대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세웠다. 부속 건물이 3개 있는 이 박물관은 보데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슈프레(Spree) 강에서 바로 시야에 들어오는데, 규모와 비율 면에서 강과 조화를 이룬다.

중심 블록과 측면의 부속 건물에는 창문이 없는 대신 평평하고 거대한 벽기둥과 가파른 박공벽이 있다. 1930년에 개관하였다. 소아시아의 고대 도시 페르가몬으로부터 ‘페르가몬의 대제전’을 관내로 이축한 데서 박물관 이름이 비롯되었다.

1268호 31면, 2022년 5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