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43)

마틸데 언덕(Mathildenhöhe)

교포신문사에서는 2022년 특집 기획으로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매 주 연재한다.
독일은 서독 시절이던 1976년 8월 23일 유네스코 조약에 비준한 이래, 48건의 문화유산과, 3건의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아픈 역사도 갖고 있는데, 2009년 현대적 교량 건설로 인해 자연 경관이 훼손됨을 이유로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명된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제명된 첫번째 사례였다.
독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등재일 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마틸데 언던은 해발 180m로 다름슈타트 시내에서 가장 높은 지대로, 원래는 대공의 정원이 있던 곳이었다. 대공 루드비히 3세가 자신의 아내인 마틸데 카롤리네(Mathilde Karoline)의 이름을 따서 마틸데 언덕(Mathildenhöhe)이라고 불렀다.

오늘날 마틸다 언덕은 결혼기념탑과 러시아 정교회예배당, 그리고 당시 이 곳의 예술가들이 남긴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 등이 조화를 이루는 다름슈타트 시의 문화 상징이 되었다.

한편 헤센-다름슈타트의 바지막 대공 에른스트 루드비히는 1899 년오스트리아 빈(Wien)에서 활동한 분리파, 즉 제체시온(Secession)의 창립자 중 한 명인 요제프 올브리히(Josef Maria Olbrich)를 다름슈타트로 초청하여 마틸다 언덕을 예술가 마을(Künstlerkolonie)로 만들도록 주문하였다.

결혼기념탑(Hochzeitsturm)

마틸데 언덕 정상에 우뚝 선 48.5m 높이의 특이한 모양의 탑은 결혼 기념탑(Hochzeitsturm)이라 부른다. 1905년 에른스트 루트비히 대공은 Eleonore zu Solms-Hohensolms-Lich와 두 번째 결혼하게 된다. 이를 기념하기위해 건축된 결혼기념탑은 올브리히의 설계와 감독 하에 서로 다른 높이와 용도를 지난 7층의 탑모양으로 지어지고, 1908년 완공, 개막식을 가졌다. 올브리히가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위해 전시관(Ausstellungsgebäude)과 함께 만들었다고 한다.

탑은 마치 다섯 손가락을 편 손바닥의 모양을 하고 있어 다섯손가락의 탑(Fünffingerturm)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이 특이한 모양은 “결혼 선서”를 형상화한 것이다.

예술가마을 전시관(Ausstellungsgebäude)

미틸다언덕 정상에 웅장하게 자리 잡은 전시관(Ausstellungsgebäude)은 이곳에 오르는 사람들을 압도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미술관으로 알고 있는 이 전시관은 예술가 마을을 총지휘한 요제프 올브리히가 1907-1908년 건축한 전시관으로 다름슈타트 예술가마을( Darmstädter Künstlerkolonie)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으로 지어졌다.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지고 밝은 회색의 자갈회 반죽을 입힌 이 전시관은 재료의 질감을 강조한 결혼기념탑과 역동적인 대조를 이루며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으며, 결혼기념탑과 함께 다름슈타트의 상징물로도 유명하다.

바우하우스에 앞서 현대 건축을 준비하다: Darmstädter Künstlerkolonie

헤센-다름슈타트의 마지막 대공인 에른스트 루드비히는 유럽 전역으로부터 교수칭호와 생계를 보장하며 유명 예술가들을 초빙하였다. 그리고 이들 예술가들을 위한 마을과 전시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다름슈타트에서 가장 높은 지역인 마틸데 언덕(Mathildenhöhe)을 기증한다. 이렇게 설립된 예술가들의 생활 및 작업 조합이 바로 “다름슈타트 예술가마을(Darmstädter Künstlerkolonie)”이다. 다름슈타트 예술가마을 창립회원으로는 Joseph Maria Olbrich를 비롯하여, Peter Behrens, Paul Bürck, Rudolf Bosselt, Hans Christiansen, Ludwig Habich, Patriz Huber 등 당시 신예술(Jugenstil)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예술인들이었다.

이들 예술가들은 또한 전람회도 개최하였는데, 1901년부터 시작된 전람회는 1914년까지 4회가 열렸다.

“Ein Dokument deutscher Kunst”라는 주제로 열린 1차 전시회는 1901년 5월부터 10월까지 개최되었다. 1차 전시회 당시 지어진 대표적인 건축물들로는 오늘날까지 보존되고 있는 건축물로는 에른스트 루트비히 저택 이라는 중앙 스튜디오 건물과 여덟 채의 아티스트 주택들로서 다음과 같다.

Ernst-Ludwig-Haus, Häuser der Künstler, Haus Deiters, Großes Glückerthaus, Kleines Glückerthaus (Haus Rudolf Bosselt), Haus Behrens, Haus Olbrich, Haus Christiansen, Haus Habich, Haus Keller.

이 주택 모두 마틸데 언덕과 그 주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 100년전 건물이라고는 믿기 어렵게 뛰어난 디자인과 미적 감각이 살아있는 주택들, ”예술가 마을” 운동을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후 2차(1904년), 3차(1908년), 4차(1914년)에 전시회도 개최되어, 다름슈타트에서의 신예술운동은 독일과 유럽 전역의 예술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들 전시회에서 건축된 현존하는 대표 건축물로는 Eckhaus, Blaue Haus, Graue Haus(이상 2차 전시회), Ausstellungsgebäude, Haus Sutter, Haus Wagner-Gewin(이상 3차 전시회) 이다.

“다름슈타트 예술가마을”이 표현한 유겐트슈틸은 프랑스 아르누보의 정교한 고급양식과는 반대로, 수수하고 아늑한 매력을 주었다. 표준화된 가구품목들은 산업제작기법으로 생산할 수 있는 더욱 단순하고 기능적인 작품에 대한 독일 디자인 개혁가들의 열망도 충족하고 있었다.

다름슈타트 마틸데언덕을 중심으로 펼쳐진 ‘예술가 마을’ 운동은 “바우하우스(Bauhaus)에 앞서 현대 건축을 준비한” 즉 1차 세계대전 이후 바이마르에서 시작된 바우하우스를 견인한, 예술사와 건축사에서 길이 남을 역사적 사건이었다.

1293호 31면, 2022년 12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