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광부 60주년” 기념 자선콘서트 베를린에서 개최

베를린. 지난 4월 15일 토요일 17시, 개신교 대성당 베를린 돔(Am Lustgarten, 10178)에서 파독광부 60주년과 한독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자선 콘서트가 열렸다.

한국 나눔 클라리넷앙상블이 주최, 베를린 주찬양교회(전신: 베를린제일교회)가 주관한 이 자선 콘서트에는 1000여 명이 참석하여 대성황을 이루었다.

1963년 파독광부 1진 독일공항도착, 박대통령 부부 파독근로자들과의 만남, 새카맣게 묻은 석탄을 닦는 샤워장 등이 담긴 영상으로 시작된 행사는 이순영 한국 KBS 아나운서와 재독 한인2세 정유진 언어학자가 진행하였다.

권원진 주독일대사관 베를린총영사는 “안녕하십니까, 권원직 총영사입니다. 한국어와 영어로 준비해왔는데, 외국인들이 많이 참석하셔서 영어로 하겠습니다”로 인사말을 시작하였다.

권원직 총영사는 “올해로 한독수교 14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한국과 독일관계를 민간차원에서 증진한 재독동포들이 있습니다. 탄광과 병상에서 힘들고 고된 일을 해내신 파독근로자들이십니다. 한국 젊은이들이 파독광산근로자로 60년 전 독일에 입국하여, 작업환경이 좋지 않았던 탄광에서, 그 후 3년 뒤에 한국간호사들이 파독되어 병상에서 가족과 고국을 위해 헌신, 나라의 발전에 기여한 외화를 송금해 주셨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이분들은 독일사회에 한국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었고, 다방면에서 민간외교관 역할을 충실히 해 내셨습니다. 이에 대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 자선 음악회가 개최되기까지 수고해주신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면서 파독근로자들과 행사 주최측에 고마움을 표했다.

바르바라 욘 전 베를린 시 정부 외국인담당관은 인사말에서 “독일 환자들을 정성을 다해 간호해준, 또 간호하고 있는 한국인 간호사들께 깊은 사의를 표한다”고 하였다. 이어 “이 감사의 자리에 초대되어 기쁘기 한이 없으나, 이런 자리는 독일 국가차원에서 준비했어야 마땅하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아울러 “한국인간호사들의 간호를 받았었던 독일시민, 그들의 친척 및 후세들이 여러분들의 헌신적 노고를 잊지 않았다, 22년 동안 베를린 시 정부에서 외국인 담당자로 근무한 본인이 한국간호사들이 독일의 병상에서 또한 사회에서 나무랄 데 없는 이주민으로서 일상을 보내고, 후세교육에도 신경을 써준 덕분에 한인 2세, 3세들이 성실하고 모범적인 독일국민으로 성장하였다”면서 3년 계약을 연장하여 지금까지 머물고 있어서 고맙다고 하였다.

카타리나 니비드잘 이주 및 이주민 사회통합정책 담당관은 인사말(영상)을 통해 “한국인 손님노동자(Gast Arbeiter) 독일입국 60주년 기념 콘서트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현재 4만 여 명의 재독 한국인들은 현지사회의 일원으로서 굳건히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독일의 사회발전에 기여하였고, 이젠 노년기에 접하신 파독근로자 여러분들께서 사회복지혜택을 빠짐없이 누리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우리 독일에 소속된 중요한 사회의 일부분입니다.”라며 격려하였다.

이어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프로젝트를 가지고 내독, 파독근로자들과 인연을 맺은 최불암씨도 축하의 인사말(영상)을 전하였다.

이날 공연은 파곳 솔리스트 박소현씨의 “Bleib bei mir Herr(W.H.Monk)”, 최주리의 오르겔 독주 3B(Arr. Sueun Cho), Trupet Voluntary(J. Clarke), 소프라노 손안나지혜의 ‘아베 마리아(작: G. Caccini)’, ‘그리운 금강산(최영섭)’, ‘고향의 봄(홍난파)’, 유현수의 ‘피리 태평 소연주’, ‘아리랑(이문숙)’, ‘어메이징 그레이스(J.Newton)’, ‘아리랑(Arr.Sueun Cho)’과 앙코르 곡을 아름다운 선율로 연주한 앙상블은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 중 김문길 앙상블 지휘자는 제일교회 임직 당시 정정수, 석봉건 부부가 베푼 은혜에 보답하는 인사를 하였다. 김 지휘자는 베를린국립음대 재학 중 제일교회에서 음악으로 섬김을 실천하였다.

윤형한 서울나눔클라리넷앙상블 단장은 서면 인사말을 통해 “역사는 정치인들이 쓰는 게 아니라 사람이 써내려갑니다. 1950년 불발한 한국전쟁 후,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 1963년 광산노동자로 파독되어 받은 월급을 가난했었던 고국으로 송금한 외화가 귀중한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되어 우리나라는 오늘 날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클라리넷앙상블은 “낯선 타국에서의 힘들었던 노동뿐만 아니라 겪어야했었던 외로움과 슬픔을 안고 살아온 여러분들을 격려 위로하고자 이 자선 콘서트를 준비하였습니다. 협찬해주신 KBS, AXA, 경도화학공업, 호반문화재단, 조이어스교회에 각별한 감사를 드리며, 1년이 넘게 많은 시간과 정성을 투자한 단원들과 김문길 지휘자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하였다.

이 공연에 앞서, 파독근로자들에게 행복사진을 찍어준 클라리넷 앙상블은 베를린 간호요원회 이영우 회장 베를린글뤽아우프회 변주섭 회장에게 각각 본인사진을 선물로 증정하였다. 다른 분들은 본인사진을 이번 행사를 도운 사단법인 해로(대표: 봉지은)사무실에서 받아갈 수 있다는 공지도 알려졌다.

행사 중 낭독되어 따뜻한 감동을 불러일으킨 베를린 한인 2세 조은영 변호사의 “부모님께 보내드리는 감사편지” 중의 일부를 소개한다.

사랑하는 부모님,

…미래에 대한 큰 꿈과 희망을 안고…처음 독일로 오실 때 계획했던 3년이 어느새 6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한국에서 살았던 시간보다 이제는 독일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지만, 여전히 독일에서는 외국인이고, 한국에서는 이방인이 되셨습니다. 부모님의 노력으로 한국경제는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나이가 들어 이제 마음적으로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든, ‘잃어버린 한국세대’라 불리게 된 우리 부모님들!

……평생 동안 고향 그리고 부모와 형제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독일에서 사신 부모님. 평생 우리를 위해 타국에서 희생하신 우리 부모님.

흘리셨던 땀과 눈물 저희가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노력과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마음 깊이 감사합니다. 조은영 올림.

조이어스 교회 박종령 목사의 짧은 축도로 막을 내린 이 자선음악회에 을 감상한 손님들은 귀가 길에 수건 한 장을 선물로 받아들고, 자비로 내독하여 이 연주회를 해준 클라리넷앙상블단원들에게 큰 고마움을 전했다. 김도미니카 기자

1311호 20면, 2023년 4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