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유로 에너지 지원금
교포신문사는 독일 진출 한국상사들과 한인 개인사업가들을 위해 독일 공인회계사인 김병구회계사의 세무상식을 격 주간으로 연재한다. 김병구 회계사는 1999년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경영학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세계적인 회계법인인 PWC 회계사로 근무하며 2006년 11월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공인회계사의 자격을 획득하였다.
현재 김병구회계사는 FIDELIS Accounting GmbH Wirtschaftspruefungsgesellschaft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Tel. 06196-7766610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독일 연방 정부는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300 유로 에너지 지원금 (Energiepauschale) 이라는 1 회성 보조금을 결정하였다. 에너지 지원금은 누가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신청은 어떻게 하고, 언제 그리고 어떻게 받는 것인지, 언젠가 다시 돌려줘야 하는 것인지, 세금은 내야 하는 것인지 이 모든 질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알아 보도록 하자.
우선, 300 유로 지원금의 대상은 모든 근로자들이며, 고용주를 통해 지원금을 받게 된다. 월급 받을 때 추가로 300 유로 지원금을 받게 된다. 조건은, 과세등급 (Lohnsteuerklasse) 1에서 5로 월급을 받는 근로자이어야 한다. 즉, 과세등급 6으로 월급을 받는 자는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뜻이다.
어떻게 지원금을 신청하는 것일까? 별도로 신청을 할 필요없다. 월급받을 때 저절로 300 유로를 더 받게 된다. 고용주가 알아서 월급계산 및 지급시 고려해야 한다. 300 유로 지원금을 언젠가 돌려줘야 하나? 그렇지 않다. 빌려주는 대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전액 혹은 일부 돌려줄 필요 없으며, 다른 정부 지원금과 상계처리 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300 유로를 비과세로 (steuerfrei) 받는 것일까? 아쉽게도 300 유로 지원금은 brutto (세전, gross) 로 받게 된다. 즉, 소득세의 대상이다.
결국, 300 유로 지원금을 받게 되지만, 개인 세율에 따라 근로소득세를 차감한 netto (세후, net) 금액을 받게 된다. 때문에 실수령액은 대다수의 경우 300 유로가 아닐 것이다. 300 유로를 차감없이 그대로 받는 자는 연봉이 기본 면세 구간 (Grundfreibetrag) 을 넘지 않는 자다. 2022 년의 기본 면세 구간은10.347 유로이다. 연소득 10,347 유로 (월급 862.25 유로) 까지는 소득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2022년 미혼 기준).
그렇다면 300 유로 지원금에서 소득세를 차감하면 얼마나 남는 것일까? 3,500 유로의 월급을 받는 미혼자의 경우, 159 유로 정도 실수령액으로 받을 것이며, 과세등급 3의 기혼자의 경우, 176 유로 정도 될 것이다. 즉, 세율이 높을수록 실제 받는 지원금은 낮을 것이다.
언제 300 유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나? 독일 연방 정부는 에너지 지원금을 결정 및 발표하면서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하였으나, 실천으로 옮기기 전 아직 구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늦어도 올해 여름까지 실제 지급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고, 올해 이내로 지급하는 것을 “신속히”라고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고용주 협회에서도 에너지 지원금 지급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였다. 고용주는 직원에게 300유로를 회사부담으로 선지급하고 향후 정부에서 다시 환급 받는 절차라면, 자금이 약한 고용주는 어떻게 이것을 감당하라는 것이냐고 문의하고 있다. 또한, 정부에서 다시 환급 받는 절차를 단순화하거나 정부에서 먼저 돈을 받고 근로자들에게 전달하는 절차도 고려해 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참고로 월급을 받지 않는 자영업자 (개인 사업자) 의 경우, 선납 소득세를 300 유로 하향조정해 주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선납 소득세는, 결국 연간 소득세 산출 및 지급 시 상계처리되기 때문에, 선납 소득세를 하향조정해 주는 것은 세금지급을 연장해 주는 납부유예 효과이지, 실제로 지원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1261호 24면, 2022년 4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