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한의사의 건강칼럼(157)

갑상선 질환 ①

소리 없이 찾아오는 갑상선 질환은 우리 일상생활을 여간 힘들게 한다.

갑상선은 목의 앞부분에 위치하는 내분비기관으로 뇌에 있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신호를 받아 우리 몸의 대사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한다. 허지만 이 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갑상선기능항진증, 너무 적게 분비가 되면 ‘갑상선기능저하증, 으로 우리 몸의 균형이 깨진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증상은 체력소모가 심해지고 쉽게 피로를 느끼며 식욕이 왕성해서 잘 먹는데도 계속 체중이 감소되는 것이 가장 특징이다. 더위를 참기 힘들고 땀이 많이 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가벼운 운동에도 숨이 차며 노인들은 부정맥이 나타날 수도 있다.

팔다리의 힘이 빠지고 손이 떨리기도 하며 다리에 마비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자는 월경이 불순해지고 월경 량이 줄면서 심하면 없어져 임신으로 착각하기도 하며 갑상선은 전반적으로 커진다.

눈이 커지고 안구가 앞으로 돌출하여 눈꺼풀이 붓고 결막에 충혈이 나타나며 눈 안에 먼지나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을 느끼고 눈이 부시며 물체가 둘로 보이는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안구증상이 있는 환자는 90%가 그레이브스병(Morbus Basedow)과 연관되어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원발성과 속발성으로 구분할 수가 있는데 원발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 자체의 장애로 일어나는 경우를 말하며 갑상선이 점차 파괴됨에 따라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일어나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나 갑상선 염증, 갑상선기능항진증 또는 갑상선 암의 치료, 요오드 부족, 머리와 목 부위 방사선 부작용, 갑상선이 충분한 양의 호르몬을 만들거나 분비하는 것을 막는 유전장애 등을 들 수 있다.

갑상선 염증은 일시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아급성 갑상선염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자연 치유가 될 수도 있다.

속발성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는 뇌하수체가 갑상선의 정상 자극에 필요한 만큼의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을 충분히 분비하지 못할 때 발생하며 속발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원발성보다 훨씬 적게 발생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빈혈, 저체온,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으며 빨리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혼돈, 혼미, 또는 혼수(점액부종 혼수)로도 진행될 수 있다. 점액부종 혼수는 호흡이 느려지고 발작이 일어나며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되는 생명을 위협할 수 도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추위에 노출과 같은 물리적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감염, 부상, 수술, 그리고 뇌 기능을 억제하는 진정제와 같은 약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다. 증상은 얼굴이 붓고 식욕이 없는 데도 체중이 증가하며 쉽게 피로를 느끼고 나른하며 의욕이 없고 기억력이 감퇴된다. 피부 색깔이 누렇게 되며 거칠어지고 차며 추위도 잘 타게 된다.

손톱은 연하고 잘 부스러지며 모발은 윤기가 없이 거칠며 탈모를 동반하며 목소리가 쉬며 말이 느려지고 변비가 생기기도 하며 여성은 월경 량이 많아질 수 있다. 손발이 저리고 쥐가 잘나며 근육이 단단해지며 근육통이 나타나기도 하며 부종과 심막, 흉막, 복막 또는 관절낭에 삼출(Erguss)이 관찰되기도 하며 빈혈도 흔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들은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신양허와 신음허 증상과 유사한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갑상선부위가 붓거나 종양이 느껴지면 빨리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판단할 수 있다.

갑상선 질환의 식이요법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물질은 요오드를 들 수 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의 구성성분이 되는 필수 무기질로 건강한 성인은 체내에 15~20㎎정도의 요오드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 70~80%는 갑상선 내에 있다한다. 따라서 요오드 섭취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면 갑상선종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주위에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는 사람에게 요오드가 함유된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혈중 요오드 농도가 높아져 갑상선호르몬이 많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고 요오드 다량 함유 식품을 권장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나라로 해산물을 충분히 먹고 있으며 천일염으로 된장, 고추장, 간장, 젓갈, 김치 담아 먹는 우리 음식문화 때문에 요오드 섭취 부족으로 인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거의 없다는 설이다.

오히려 자가면역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과 같은 만성 갑상선염이나 그레이브스병과 같은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기저 갑상선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요오드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 특히 건강식품이나 변비로 인해 복용하게 되는 다시마환이나 해조류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해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항진증을 악화시켜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요오드를 다량 함유한 음식을 피해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으며 일반적인 식사에 포함되는 정도의 양으로는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잘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초기 2~3개월 정도의 항진증 시기만 주의하면 그 후로는 크게 제한할 필요는 없다.

갑상선결절이나 갑상선암 환자들은 질환에 특별히 도움이 되거나 해로운 식이요법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갑상선암 환자나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에서 방사성요오드를 이용한 검사나 치료를 하는 경우 단기간(약 2~3주) 요오드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런 경우 의사의 지시에 따르면 된다.  

갑상선 질환은 여성에서 훨씬 더 많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위 가족이나 친척 분들이 갑상선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목이 붓거나 피로하거나 체중이 현저하게 감소 또는 증가하는 등 갑상선 질환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는 경우 건강식품이나 주위의 잘못된 상식에 의존하다가 질병을 악화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경우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진단되는 경우에는 항갑상선제 등과 같은 약물치료로 치료가 가능하며,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갑상샘 절제술 또는 방사성 요오드치료를 진행하여 치료할 수 있다.

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을 관리하여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지키고,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과 면역력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정기적인 갑상선 검진을 통해 관리해주는 것이며, 특히 갑상선질환의 가족력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1310호 25면, 2023년 4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