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완(21세기한민족문화포럼 대표)
“한민족정신문화의 뿌리는 무엇인가?” 라고 하는 질문은, 한민족 개개인에게나 민족공동체에 정신적으로나 생활의식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근본의식이 무엇인가? 라고 하는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그 근본 의식이 구성원의 내면에 흐르며 의식문화와 전통문화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내면에 흐르고 있는 그 무엇인가가 민족의 정체성이 되기 때문이다.
한 민족은 다른 민족과 구별 되어 그 민족만이 가진 고유의 특성을 지니게 되고, 이로 인해 같은 민족 구성원들은 민족에 대한 공동의 자기의식을 지니게 된다. 민족정체성은 개인이 특정 민족집단에 속한다고 느낌으로써 그 민족에 대한 소속감과 강한 결속력을 가지게 한다.
영국의 역사 사회학자 엔서니 스미스(Anthony D. Smith, 1936-2016)는 “민족 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소로,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역사적 경험이나 기억, 공동의 선조에 대한 신화, 민족성, 그 민족이 현재 거주하고 있거나 또는 과거에 거주했던 영토로 인해 형성된 유대감, 공동의 문화 등을 제시하며, 공동의 문화에는 언어, 종교, 법률, 관습, 제도, 복장, 음악, 공예품, 건축, 음식 등이 다양하게 포함된다”고 했다.
“21세기한민족문화포럼” 에서는 지난 7월 27일 한국의 저명한 민족학 학자인 임형진 경희대 교수를 초청하여 “한국정신문화의 뿌리”에 대한 주제로 준비한 특강시간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 강의의 주제는 부모세대나 차세대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고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 의미를 해설과 함께한 정보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
“나무를 알려면 뿌리부터 들여다보라”는 영어속담처럼, 한민족을 알려면 이들의 정신문화의 뿌리부터 알아야 한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차세대가 선조들의 삶 속에 한국인의 정체성이 배어 있다고 하는 것을 이해한다면, 뿌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 뿌리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다는 것은 그들의 미래를 가꾸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한민족은 세계 어느 곳에 살던지 한민족의 뿌리정신이 있다. 특히 한민족최초의 공동체인 신시(神市)는 4개의 축이 만난다. 첫째 하늘이 만물에 베푸는 은혜이고, 둘째는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 세 번째는 사람이 하늘을 섬기는 공경, 네 번째는 자식이 부모를 받드는 효(孝)이다. 이 같은 네 개의 축이 만나서 성립된 신시에서는, 서로 사이좋게 지나며, 서로 너그럽고 사랑하는 마음과, 책임의식과 질서가 저절로 이루어졌다.
1) 한민족은 하늘에 감사하는 민족이다. 어려운 일을 극복한 뒤에는 “하느님 감사합니다”를 외친다. 2) 한민족은 특별히 자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민족이다. 자녀 교육에 전념하는 우리 민족의 특성은 어느 곳에 살던지 똑 같다. 3) 한민족은 하늘을 두려워한다.
천벌을 받아라” 라고 할 만큼 치욕적인 저주는 없다. 4) 부모에게 정성을 다하며 공경하는 민족이다. 한국적인 특성이다.
한민족의 기원은 단군역사로부터 시작된다. 단군은 최초 우리의 조상이다. 그래서 한민족은 모두 단군의 후손이다. 단군역사에서는 3가지 특성이 있다.
첫째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는 창조설과 신화를 통하여 오늘의 인간이 되었다는 진화설이 결합된다. 둘째는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이 일체가 되는 삼위일체(천지인天地人) 설이다. 셋째, 평화와 박애정신인 홍익인간(弘益人間)이 한민족의 건국정신이다.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의미)은
1) 최고의 인본주의 사상, 평화의 기원 2) 타인에게 유익을 주는 삶을 강조하고 인류공영에 이바지 함 3) 천지인(天地人) 조화의 사상
한민족의 정신은 어려울 때 더욱 빛을 발했다. 특히 우리가 일본에 나라를 빼았
겼던 시절인 1936년 배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와 남승룡 선수는 각기 금메달과 동메달을 땄지만 일본의 국기가 계양 되고 일본의 국가가 연주되어야 했다. 이들이 베를린 스타디온에서 마라톤을 우승할 때, 그 시점에서 독일에서 음악공부를 하고 있던 안익태 선생은 애국가를 만들어 처음으로 연주하였다. 지금은 한국의 국가가 된 것이다.
이처럼 한민족은 자주정신으로 고난을 극복한 강인한 민족이다.
AD 7세기에 원효라는 스님이 만든 ‘화쟁사상(和諍思想)’은 갈등과 대립을 조화롭게 만든다는 뜻이다. 화쟁사상이 당시 800년 이상을 한 민족이 헤어져 살 던 3개의 나라(고구려, 백제, 신라)를 “통일신라”라는 국가로 통합시켰다.
화쟁사상은 당시 신라불교계의 여러 종파들이 대립을 해소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화쟁사상은 단순히 불교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과 화합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인류애적 가치와 도덕적 의를 지니고 있다.
화쟁사상이 삼국통일에 크게 영향을 미쳤지만, 한민족이 하나로 살아야 한다는 원류는 최치원의 “풍류도”라는 사상에서 출발한다.
풍류도는, 최치원(857-/신라)이 ‘난랑비서’에서 말한 바와 같이 유교, 불교, 선교의 삼교를 포함하였으며 중생(衆生,생명을 가진 살아있는 모든 존재)을 교화하는 것이었다.
‘한국민족학회’의 정경환과 이정화는, 풍류도의 내용과 의미에 관한 연구에서, 풍류도는 신라사회의 정신을 풍요롭게 하고, 나아가 한민족의 핵심적 전통사상이 될 수 있었던 이유까지 드러냈다. 논문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풍류도는 우리의 시조 사상인 홍익인간을 기초로 당시 어떤 사상보다 인간을 본위로 하는 심오한 사상성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대자연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인간을 넘어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원융(원만히 융통)하고 자연스러운 발로다. 상생과 조화론에 근거한 평화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도 풍류도의 특징이다.”
홍익인간의 유래와 신화적 배경 그리고 역사적 배경과 현대적 의미.
홍익인간 사상은 고조선을 건국한 단군신화에서 유래한다. [삼국유사]와 [동국통감]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 환인(천제,天帝)의 아들인 환웅(桓雄)이 인간세상을 다스리기 위하여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왔고, 그는 백두산 신단수(神檀樹)아래에 내려와 인간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을 실천하려 했다.
단군신화의 상징성으로,, 홍익인간은 한민족의 건국정신이며, 그 당시 사회가 가지고 있던 이상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단군신화에서 환웅은 인간세상을 다스리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왔으며, 그 목적은 단순히 통치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홍익인간은 지도자의 덕목과 통치철학을 강조하며, 고조선이라는 국가가 건국되기 이전부터 우리민족의 인간중심적 세계관을 상징하는 중요한 사상이다. 홍익인간은 인류애와 보편적 가치로서 개인주의가 아닌 공동체 중심의 사상을 강조한다. 현실에서 보여지는 개인이기주의에 빠져있는 것과 같이 각 개인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전채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더 나아가 인류 전체에 이로운 행동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상은 상부상조와 협동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홍익인간 사상적 가치관으로 통치했던 단군조선은 2000여 년 동안 내부의 갈등이나 전쟁 없이 평화를 누렸다고 한다.
천부경을 연구한 독일 저명 철학자 마틴 하이덱거(Martin Heidegger, 1889-1976)는 2000년 동안 내란, 전쟁 없이 통치했던 고조선은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였다 고 강조했다. 이 사실은 홍익인간 국정철학이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중세에 해당하는 조선이라는 국가가 성립되었을 때도 홍익인간 정신은 국가의 기본 이념이었다. 세종대왕의 국민을 위한 문화정치와 수많은 외침의 극복 그리고 조선말기의 정조대왕의 국민을 위한 개혁정치는 자랑스러운 조선의 문화가 되었다.
특히 이웃 국가인 일본이 임진왜란이라고 하는 침략을 했을 때, 국가는 7년 동안 전쟁을 했다. 그 때 조선의 이순신 장군이 일본과 전쟁에서 23전 23승이라는 전적으로 일본의 침략을 무찔렀다. 이순신 장군은 지금도 가장 존경 받는 인물이다.
근대에는 36년간 나라를 빼앗기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한민족으로서는 최대의 시련기였다. 한민족은 국내외 각처에서 일치단결하여 저항하며 광복을 맞이했다.
일본에 저항한 대표적인 세력은 중국에서 활동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였다. 임시정부는 싸우면서도 한민족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이념을 만들었다. 그 것이 임시정부의 통치이념이었던 “삼균주의”이다. 미래 조국건설의 지침으로 삼기 위하여 균권(정치의 균등), 균산(산업의 균등), 균학(교육의 균등)등으로 표현되는 삼균주의는 3가지의 균등함을 주장하는 것으로 크게는 개인간의 균등, 민족간에 균등, 국가간의 균등을 이룬다면 세계가 평화를 이룬다는 정치사상이다.
삼균주의를 만든 조소앙 선생은 유럽에서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를 배우며 이 두 사상을 통합할 수 있는 삼균주의를 창조했다. 삼균주의 에는 한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정신이 담겨있다. 숫자 3은 한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이고 가장 완벽함을 추구하는 숫자이다. 균등이란 모든 생물이 성장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 그리고 교육의 균등을 강조하는 것은 홍익인간의 정신이다.
삼균주의의 내용과 정신은 현재까지도 대한민국의 헌법에 살아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등 이러한 내용들은 대한민국헌법에 담겨있다.
* 1945년 대한민국은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되찾았지만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로 인하여 분단되고 말았다. 지금도 남과 북이 대치 중이지만 우리 민족은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다시 하나로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맺는 말
현실에 있어서 사람들은 (세계는/우리나라는) 지금 물질만능주의에 인생을 걸며 인성이 점점 더 망가지고 강퍅해져서 황폐해 지고 있다. 물질 앞에서는 부모형제와도 마치 천륜을 끈을 것 같이 삭막한 것이 흔한 사례가 되고 있다. 물질이 새로운 계급사회를 조성하고 있다. 가진 자 와 없는 자의 주거구역도 구분하려 든다. 차등사회는 서로 분별함으로써 분열사회가 된다.
원래 우리 선조인 한국인의 삶 속에는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넓은 마음으로 서로 감싸주며 서로 이해해 주는 것이 한국인의 삶이었다. 궁핍한 이 들에게는 각자 형편대로 서로 나누며 위로해주며 격려해주는 것이 한국인의 삶이었다.
우리민족은 ‘돈보다는 마음, 이라는 믿음으로 살아왔다. 공동체가 공존하는 가치를 세우며 살아 온 사회이었다.
우리의 시조국가인 고조선은 세계 최초로 ‘국가이념’이 있는 나라였다. “홍익인간 재세이화”다. 한마디로 ’세상이치를 이해하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라’ 이런 이념이 5-6000년 전에 하늘에서 내려온 우주인들이 우리 내면에 심어준 ‘씨앗’이다.
이젠 이 씨앗의 싹이 틀 때가 온 것이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이제 세상의 관심의 중심에 서 있다. 세계 인류를 선도해야 할 책임을 느껴야 한다.
홍익인간 정신으로 회복하며 정신문화적으로 강해져야 한다. 이제는 이웃 강대국의 압력에 위축 될 것이 아니라 문화대국으로서의 자부심으로 이들을 리드해야 한다. 이 것이 [한국인의 꿈]이 되어야 한다.
“21세기한민족문화포럼”은 산하에 “[한국인의 꿈]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한국인의 정신문화, 전통문화, 역사 스폐샬 등, 중요한 주제를 선정하여 강연이나 세미나를 개최하며 서로에게 유익한 지식을 나누고자 한다. 특히 우리 차세대에게 집중하고자 한다.
주제에 따라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이 문화국가이며 한국인이 문화민족임을 알리는 일에도 힘 쓸 것이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홍익인간으로 살기를 노력하며, 홍익인간을 통해서 개인과 개인,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간의 완전한 균등을 이루어 가는 평등한 세계를 지향하는 것이 [한국인의 꿈]이 되어야 한다
1378호 14면, 2024년 9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