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 문학계

조남주박상영 첫 장편, 한강황석영의 귀환 2020 문학 기대작

◇ ‘여성 작가’와 ‘젊은 작가’ 강세는 올해도 계속

2020 신작을 출간하는 기대 작가. 왼쪽부터 조남주, 정세랑, 박상영, 강화길 작가

올해 문학의 키워드는 앞선 2019년과 마찬가지로 ‘여성 작가’ 그리고 ‘젊은 작가’들의 강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82년생 김지영’으로 10여년 만의 한국 문학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조남주 작가의 소설집이 상반기 출간된다. SF와 순문학 모두를 바삐 누비며 한국 소설계를 이끌 대표적인 젊은 작가로 성장한 정세랑 작가의 장편 ‘시선으로부터’(가제ㆍ문학동네)도 출간이 예정돼 있다. ‘대도시의 사랑법’을 통해 2020년대를 대표할 젊은 작가로 꼽힌 박상영 작가 역시 올해 첫 번째 장편을 출간할 예정이다. 청소년 베스트셀러 ‘아몬드’의 손원평 작가는 네 남녀의 사랑과 상처를 그린 ‘일종의 연애소설’(은행나무)로 성인 독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계획이다. 서늘하고도 예리한 페미니즘 감수성을 보여 준 강화길 작가는 9월 ‘치유의 빛’을 들고 독자를 찾는다. 이 외에도 정지돈, 김봉곤, 박솔뫼, 김세희 등 2020년대를 이끌어갈 젊은 작가들의 약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거장들의 복귀

2020년에 신간으로 독자를 찾는 작가들. 왼쪽부터 한강, 황석영, 김언수 작가, 신형철 평론가.

한국 문학의 대들보, 중견 작가들도 차례로 복귀한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한강 작가가 4년 만에 신작 소설집 ‘눈3부작’(가제ㆍ문학동네)을 들고 독자를 찾는다.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에다 새로운 연재소설을 엮어 ‘눈3부작’이다.

황석영 작가는 철도원 3대의 이야기를 통해 분단된 근현대사를 통찰하는 장편 ‘마터 2-10’(창비)으로 돌아온다. 앞서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단독 연재한 작품을 엮은 것이다. 대표작 ‘설계자들’이 전 세계 20여개국으로 번역되는 등 최근 해외에서 주가가 급상승 중인 김언수 작가 역시 원양어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군상의 드라마를 다룬 대작 ‘빅 아이’(문학동네)로 국내 독자를 다시 찾는다. 김연수 작가는 7년 만에 시인 백석을 다룬 신작 소설로 돌아온다. 권여선ㆍ강영숙ㆍ황정은 작가 역시 신작 장편을 들고 독자를 찾는다. 아름다운 문장과 정확한 비평으로 사랑받는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12년 만에 두 번째 평론집을 선보인다.

2020년 주목해야 할 한국 문학 젊은 작가들

김금희, 김세희, 김봉곤, 김혜진, 박상영, 백수린, 손보미, 장류진, 정영수, 최은영.

올 한 해 독자적인 시선과 개성있는 작품들로 대중과 문단의 눈길을 끌었다는 평을 받는 등단 10년 이내의 젊은 작가들이다.

김금희 작가는 신동엽문학상, 젊은 작가상 대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기대주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그의 세 번째 소설집 ‘오직 한 사람의 차지’는 과거의 상처를 미화하지 않고 똑바로 들여다보며 우리가 살아온 모든 시간에 담긴 의미를 찾아낸다.

2015년 등단한 김세희 작가는 단편집 ‘가만한 나날’로 2018년 제9회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 지난 9월 펴낸 첫번째 장편소설 ‘항구의 사랑’은 그 시절 아이돌, 팬픽, 여자를 사랑했던 소녀들, 잊은 적 없는 첫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국 최초의 커밍아웃 소설가’로도 불리는 김봉곤 작가는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지난해에는 첫 소설집 ‘여름, 스피드’를 출간했다. 퀴어 소설집으로 보편과 특수, 허위와 진정성의 경계를 지우고 독자들 앞에 ‘그’와 ‘그’의 사랑을 선보인다.

레즈비언 딸과 딸의 동성 연인, 이들과 한 집에 살고 있는 어머니의 이야기로 주목받았던 김혜진 작가. 그는 지난 10월 신작 장편소설 ‘9번의 일’을 펴냈다. 권고사직을 거부한 채 회사에 남아 계속 일을 하는 한 남자의 비극을 그렸다.

김봉곤 작가와 함께 한국 퀴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최근 가장 ‘핫’한 작가로도 꼽히는 박상영 작가는 올해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대도시에서 펼쳐지는 청춘의 사랑과 이별을 담고 있다. 박 작가는 2016년 등단해 지난 해 9월 첫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를 낸 바 있다.

백수린 작가는 2011년 단편소설 ‘거짓말 연습’으로 등단해 2015년과 2017년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문지문학상과 이해조소설문학상을 차지한 한국 문학의 기대주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진다. 올 2월 출간한 ‘친애하고, 친애하는’은 3대에 걸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을 주제로 각 세대의 입장을 풀어냈다.

2011년 등단한 손보미 작가 역시 2012년과 2013년, 2014년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을 타는 등 유수의 문학상을 휩쓴 한국 문학의 새로운 아이콘이다. 올해엔 ‘맨해튼의 반딧불이’는 고양이 도둑, 불행 수집가 등이 등장하는 짧은 소설집 ‘맨해튼의 반딧불이’를 출간했다. 확고한 스타일과 세련된 서사로 사랑 받고 있다.

2014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한 이래 꾸준한 행보를 보여온 정영수 작가도 이름을 올렸다. ‘애호가들’은 그의 첫 소설집으로 등단작 ‘레바논의 밤’부터 2016년 가을까지 쓴 8편의 작품을 엮었다.

최은영 작가는 데뷔작 ‘쇼코의 미소’로 대중과 문단으로부터 좋은 평을 얻은 바 있다. 2013년 작가세계 신인상, 2014년과 2017년 젊은 작가상, 2016년 허균문학작가상 등 수상이력이 있다. 지난 6월 출간한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은 데뷔작 이후 2년 만에 낸 것으로 2016년 가을부터 2018년 봄까지 발표한 7편의 중·단편 소설이 담겼다.

사진: 2020년에 신간으로 독자를 찾는 작가들. 왼쪽부터 한강, 황석영, 김언수 작가, 신형철 평론가.

2020년 1월 10일, 1153호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