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미술사, 회화 중심으로 살펴보기 (7)

신고전주의

신고전주의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하여 비속하고 추한 것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현실보다 더 완벽하고 이상적인 형태를 추구하였다. 과거 그리스 로마 시대 고전주의 미술과 흡사한데 이와 구분하기 위하여 신고전주의라 부른다.

신고전주의는 가볍고, 장식적이고, 귀족적인 취향에 주로 인물에 치중한 로코코 양식에 대한 반동으로 출현하게 된 것으로 이때 유럽의 예술가와 작가들은 고대미술에 대한 재검증이 창조적인 기준을 부흥시킬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고대 미술작품에 대한 정확한 재구성에 집중하였다.

시대적 배경

신고전주의 미술 탄생의 배경으로는 고고학적 발굴과, 계몽주의의 대두를 중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 등의 도시가 발굴되면서 당시의 도시문화나 도시구조, 예술작품 등이 온전하게 드러났는데 오히려 18세기 유럽보다도 더 선진적인 도시구조와 시설, 예술수준(특히 조각품)을 가졌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리스와 그리스의 후신으로 일컬어진 고대 로마에 관심이 증폭하기 시작했다.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계몽주의가 대두했고 계몽주의 학자들이 시독교가 없던 유럽의 최고 전성기였던 고대 그리스/로마를 사모했었다. 이들은 이성주의에 반대되는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이었기에 기독교가 없었음에도 철학과 학문이 발달했던 고대 그리스/로마를 동경하였고, 당시 화사함만 중시하고 정신적 가치가 없던 로코코 미술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프랑스의 대두이다. 오랜 이탈리아 중심 예술에서 19세기에는 유럽의 강자 프랑스로 자연스레 중심이 옮겨지게 된다. 프랑스의 예술은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한 학문으로서의 미술이 성장하게 되는데 그 중심은 왕실이었다. 아카데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개최 되고, 여기서 큰 변화가 일어난다. 미술가들이 소비자에게 의뢰받은 작품 활동을 하는 형태에서, 형식과 주제의 자유를 부여받게 된 것이다.

1789년에 있었던 프랑스 대혁명은 이러한 주제의 틀에서 자유를 찾은 화가들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영웅적 주제를 다룬 그림들을 등장시켰다. 그리스와 로마의 영웅들을 모습을 반영한 신고전주의는 이렇게 파리에서 꽃을 피우게 된다.

신고전주의 회화의 특징

신고전주의는 예술을 통해 프랑스 혁명에 뒤이은 세기말의 혼란과 혁명을 정화하려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중용과 균형에 바탕을 둔 고대 그리스 미술의 형식과 철학을 복원하고, 감정적 사고보다는 이성적 사고에 바탕을 둔 사물을 그렸다.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선과 형태를 강조해 사실적이고 정확한 방식으로 사물을 전달하는 그림을 그렸다.

이를 위해 화려한 장식보다는 대상을 단순하고 명료하게 전달해, 관객에게 호감을 사기보다는 이성에 호소하는 것으로 감성을 자극하지 않는 안정적인 구조를 추구한다. 또한 고대의 역사나 신화에서 나온 진지하고 서사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 애국적이고 도덕적인 주제를 강조하였다.

따라서 신고전주의 예술은 형식의 정연한 통일과 조화, 표현의 명확성, 형식파 내용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며, 특히 미술에서는 엄격하고 균형 잡힌 구도와 명확한 윤곽, 입체적인 형태의 완성들이 우선시 되고 있다.

신고전주의 대표작가

신고전주의의 대표적인 작가로는 일반적으로 다비드와 앵그르가 꼽히고 있다.

다비드(Jacques-Louis David)는 신고전주의의 대표화가로 <사비나 여인의 중재>라는 작품을 통하여 이름을 날리게 된다. 당시 프랑스 혁명 후 좌파와 우파의 갈등을 바탕으로 그려진 그림으로 당시 계속되는 갈등에 지쳐있던 파리 시민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다.

이외에도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는 “미술은 대중을 교육시키는 데에 공헌해야 한다.”는 다비드의 가치관과 함께 로코코 양식의 죽음과 신고전주의의 탄생을 알리는 대표작품이다.

또한 <마라의 죽음>은 혁명의 순교자를 현대의 그리스도처럼 묘사하고 있고,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은 개개의 인물들은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으면서도 전체적인 위엄과 장대함 또한 갖추고 있다.

다비드와 함께 신고전주의의 대가로 평가받는 앵그르 (Jean Auguste Dominique)는 다비드의 제자이다.

스승 다비드가 남성적인 그림들을 그렸다면 제자 앵그르는 여성적인 그림을 그렸다. 다비드 그림은 힘차고 역동적이며 권위적인 느낌이 있다. 반면 앵그르는 부드럽고 화려하며 세련됐다.

대표작으로는 앵그르의 깨끗하고 정확한 형태, 이상화된 아름다움, 균형 잡힌 구성은 신고전주의 양식의 적상을 보여주고 있는 <드 브로그리 왕자비의 초상>, 그리고 빛나는 피부결과 윤곽선이 분명한 단순한 형태에서 앵그르 회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오달리스크>가 있다.

‘고전으로의 귀환’을 외치던 앵그르. 그의 천재적인 소묘력과 선을 필두로 한 섬세한 표현은 고대 그리스, 로마 미술의 균형감과 만나 스승 다비드와 함께 ‘신고전주의’의 전형을 만들어 냈다.


지난 해 6월부터 시작된 연재 “이달의 전시”는 코로나 19로 인한 미술관과 박물관 폐쇄가 해제되는 시기까지 잠정 중단합니다.
교포신문사는 “이달의 전시” 연재와 연관하여, 미술관 관람이 허용되는 시점까지, “유럽의 미술사, 회화 중심으로 살펴보기”를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미술관의 작품들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1212호 28면, 2021년 3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