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황만섭

인류는 석기시대, 철기시대, 농업혁명 등을 거치는 오랜 세월을 느린 속도로 답답하게 보내다가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눈부시게 그 속도가 빨라졌다.

산업혁명이란 기술혁신으로 사회경제 구조의 변화를 말하며, 철학자 헤겔은 양질전환의 법칙이라 정의했다. 산업혁명을 처음으로 말한 사람은 독일의 엥겔스다.

제1차 산업혁명은 18~19세기에 증기기관을 통한 기계적 동력을 이용해 노동력을 대체하는 공업화 과정을 통해 탄광산업과 철도산업이 발달된 것을 말한다. 제2차 산업혁명은 화학, 전기, 석유, 철강 분야의 기술혁신을 통해 전기공학, 전자공학, 중화학의 발전을 뜻한다. 제2차 산업혁명의 기간은 대략 1870부터 1914년까지로 본다. 그리고 제3차 산업혁명은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무인항공기, 차원인쇄기술 시대를 말한다.

이제 인류는 제4차 산업혁명을 향해 뛰고 있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빅 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초 연결기반의 지능화 혁명을 바탕에 두고 있다.

우연히 유튜브에 올라온 ‘패권의 비밀, 4차 산업혁명시대, 부국의 길’이라는 강의(서울대 김태유 교수)를 듣고 그 이야기를 정리해본다. 그의 강의는 유익하고 흥미진진했다.

그는 공대에서 자연공학을 공부하고 40년간 연구한 학자로 2008년에 그 어떤 이도 예측하지 못한 엉뚱했던 석유가격 하락을 예언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우리정부의 해외투자 자본을 걱정했지만, 결국 해외투자가 진행되었고 결국 13조원의 손실을 보고 말았다. 이 적자액수를 국내의 투자손실로 계산한다면 100조원에 맞먹는다고 탄식한다.

그는 “산업혁명과 경제성장을 5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쓴 책”이라며, “패권의 비밀은 곧 행복의 비밀”이라고 강조한다. “그 행복은 바로 우리 주변에 널려있다”며, 즉 “파란 하늘을 보는 것도, 얼굴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는 것도 다 행복에 속한다”고 말한다.

김태유 교수는 “안중근 의사는 32살에, 윤봉길 열사는 24살에, 유관순 열사는 17세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의인들이었으며 행동으로 실천한 영웅들이었다”며 강의를 듣는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400백만 명의 일제징용노동자들과 20만 명의 어린 여성들이 정신대에 끌려가 일본군에게 고통 받았던 한 맺힌 서러운 영혼들이 지금도 구천을 떠돈다”며 우리를 울린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기 전의 사정은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서양인들이 일본을 찾아와 통상을 맺자고 강요했고, 그로부터 13년 뒤 우리나라에도 찾아와 똑같은 요구를 한다. 그게 병인양요(1866)다. 서양인들은 일본인들에게 신형소총의 성능과 총알의 사정거리까지 계산해 보이면서, 다시 올 테니 살고 싶으면 그때까지 확답을 달라며 일본을 압박했다.

일본의 결론은 “만약 저들의 요구를 거역하면 우리는 저들의 총알받이가 될 것”이라며 외세를 받아드렸고, 우리는 “그런 의견을 들어준다는 것은 곧 매국”이라며 거절했다. 당시 일본인들의 키는 평균 155cm이어서 장총은 자신들의 키보다 길었기 때문에 총사용이 불편할 것을 알고 길이가 짧으면서도 성능이 비슷한 짧은 총으로 개조했다. 그 총 때문에 우리의 동학군은 우금치 전투에서 일본군의 총알받이가 되어 죽어나갔다.

우리는 임진왜란 때 썼던 화승총을 가지고 외세를 배척하며 학문에 열중했다. 일본인들이 개조한 총은 사정거리가 800m였고 우리의 화승총은 고작 120m였다. 당시 조선의 사정은 진주에서 시작된 민란이 8년 동안 조선 8도에 계속되었고, 관리들은 매관매직으로 썩어빠져 있었으며 백성들은 풀 뿌리 나무뿌리로 연명하는 가난이 계속되고 있었다. 보다 못한 동학농민군의 항쟁이 일어났고 다급한 정부는 청군을 요청했다. 이때 요청하지도 않았던 일본군이 텐진조약을 빌미로 조선땅에 들어와 불가피하게 공주 우금치에서 일본군과 전투가 벌어졌다. 총의 사정거리는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우금치 전투는 일본군 1명이 동학군 2백 명을 대적했다는 전쟁기록이다.

특히 우리의 화승총은 서서 총구에다가 장전을 해야 하는 단점까지 가지고 있었다. 장전할 때마다 동학군은 사격에 노출되어 일본군의 총에 죽었다. 화승총은 분당 2발을 쏘았고 일본군의 총은 분당 12발을 쏘았다. 우리동학군 3만 명이 죽어나갈 때 일본군은 고작 1명이 죽었다는 기록이다. 동학군은 말 그대로 일본군의 총알받이가 되었다. 우금치에서 밀린 우리나라는 경술국치를 거쳐 일제 36년의 서럽고 고통스러운 식민지시대가 시작되었다.

당시 성균관(서울대)과 향교(국립대) 330여 개, 서원(사립대) 등 400여 개의 교육시설로 교육과 문화를 빛내던 조선은 어이없게 이 소총 하나 때문에 무너지고 말았다.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김태유 교수는 “일제 덕분에 우리나라가 발전했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일제가 항복하고 도망갈 때 우리나라의 공업은 불과 2%에 불과했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은 1960년 이후부터 두드러진다. 옛날부터 학문을 숭상하는 우리민족이었기에 깨친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은 다시 빛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만약 이번에 아베가 수출금지를 발표할 때 무릎을 꿇고 그들에게 두 손 번쩍 들고 굴복했다면 아마 우린 심정적으로 영원한 후진국으로 남아 일본에 밀리면서 살았을 것이다. 우린 이미 선진국이 되어있으면서도 자신들을 알아보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대응을 안 했다면 우리는 영원히 그렇게 살았을 것이다.

지금 온 세계가 경이로운 눈으로 대한민국을 보고 있다’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2020.5.30) 아침 우연히 다스뵈이다 117회(김어준)에서 도올 김용옥 선생의 19세기, 20세기의 역사분석과 21세기를 향해 나아갈 예측과 전망을 정리한 대담을 들었다. 철학자 김용옥 선생의 세상을 보는 전혀 새로운 혜안이 빛난다. 독자분들께 ‘다스뵈이다’를 권장한다.

* 참조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사전, 나무위키 참조

1184호 22면, 2020년 8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