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속의 한국 문화재 (13)

함부르크 미술공예박물관 한국문화재

그동안 한류를 통해 한국 문학, K-Ppo, K-Beauty, K-Drama 등 다양한 한국 문화가 독일에 소개되어 왔다.

그러나 2018년 기준 독일 내 한국 문화재는 총 1만876점. 일본,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우리 문화재를 많이 소장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매우 생소하다. 더욱이 독일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문화재 규모가 유럽 국가 중 최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예술 전문가가 거의 없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기만 한 현실이다.

실제로 독일 박물관은 엄청난 양의 한국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문화재는 동아시아 미술품으로 광범위하게 분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및 중국 문화재에 밀려 학술적 연구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국 문화재를 2000점 이상 소장하고 있는 베를린인류학박물관, 함부르크 Museum am Rothenbaum이 단 한 점의 한국 문화재도 전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렇듯 오랜 기간 한국 문화재는 그 가치가 발견되지 않은 보물 상태로 머물러 있다.

교포신문사에서는 특집연재 “독일 속의 한국 문화재”를 통해 독일 내 한국문화재의 현황을 소개하며, 재독한인들과 한국 정부의 “독일 속의 한국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자 한다.


함부르크 미술공예박물관 한국문화재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Museum für Kunst und Gewerbe Hamburg)은 함부르크의 중심부인 중앙역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중앙역에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민들이나 여행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함부르크의 명소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풍스런 박물관의 외형과는 다르게 현대적인 주제들로 구성된 전시의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는 미술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함부르크 미술공예박물관은 1877년에 개관하였으며 2012년에 새롭게 재개관하였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수집된 60만 건의 유물과 미술품이 소장되어 있다. 역사 유물과 현대미술 작품이 고풍스러운 건물에 함께 어우러져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르네상스나 고대 미술을 포함하여, 불교미술, 이슬람 미술, 동아시아 미술 등의 상설전시실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크고 작은 다양한 특별전이 개최되고 있어 활기를 더한다. 특히 2층에 위치한 악기 컬렉션에서는 하프시코드와 같이 오래된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연주를 하여 관람객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겹고 고풍스러운 함부르크의 이미지를 이 미술공예박물관이 잘 보여주는 듯하다.

한국문화재는 2층에 위치한 <동아시아관 OSTASIEN EAST ASIAN ART>에 전시되어 있다. 한국 컬렉션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복도의 일부에 벽부장을 활용하여 전시되어 있는데, 주로 문방구류의 도자기와 청동거울을 비롯한 금속제 유물들이다. <나비장석 삼층장>은 벽부장 옆쪽으로 전시되어 있다. 한국문화재는 수량이 많지 않고 유물의 크기도 크지 않아 소장품의 대부분이 이곳에 상설 전시되고 있다.

1877년에 개관한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은 독일주재 조선국 총영사였던 마이어(Heinrich Constantin Eduard Meyer)와의 인연을 계기로 1890년대부터 한국문화재를 소장하게 되었다. 그 인연을 시작으로 1894년 겨울에는 한국문화재에 대한 특별전을 개최하여 한국문화재를 소개하는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한 바도 있다.

세창양행(世昌洋行, 1884년 설립)의 설립자이자 독일주재조선국총영사(1886년 3월 임명)였던 마이어는 한국과 인연을 맺은 후, 한국의 문화와 물산(物産)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1889년 함부르크 산업박람회에 한국 물품을 소개하였다. 그 후 1894년 겨울에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에서 한국 전시회가 개최되었고, 그 중 일부인 10여개의 유물을 이듬해인 1985년에 동 박물관에 기증하였다. 또한 그의 사후 가족들은 두 차례(1889, 1885년)에 걸쳐 12세기의 상감(象嵌)청자와 19세기의 필통, 연적과 같은 문방구류 등을 박물관에 기증하였다.

비록 소장되어 있는 한국문화재의 수량은 많지 않지만, 19세기에 제작된 도자 유물과 회화작품들이 주목된다. 도자 중에는 다양한 기법과 형태의 문방구들이 있고, 회화 작품들 중에는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뛰어난 낙화(烙畵)들이 포함되어 있어 수집 당시의 한국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가늠해 볼 수 있다.

1945년 이후에도 한국 작품에 대한 수집은 부분적으로 이루어졌다. 청동 그릇이나 도자기가 주로 수집되었다. 5세기 신라시대의 금 귀걸이 2점은 한국 컬렉션 중에 아주 뛰어난 것이다. 이것은 1986년 서울의 남궁 윤이 함부르크 시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

그는 1968년 한국 정부로부터 한국의 조선업을 재건하도록 위임 받았다. 그는 블름 앤 보스(Blohm & Voss)와 함부르크의 다른 회사들로 부터 자국 근대화를 위한 중요한 지원을 받았다. 게다가 그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 미술품을 수집하고 있었다. 그가 박물관에 기증한 2점의 금 귀걸이는 1945년에 일본에서 구입한 것이었다.

1990년대에는 한국에서 인기 있는 호랑이를 주제로 한 수묵화와 강렬하게 채색된 민화 등 2점을 포함한 회화들을 입수하면서 한국 컬렉션이 확대되었다. 새로운 구입한 작품에는 현대 작품들도 포함된다.

1997년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 유리 진열장과 같은 한국유물 전시를 위한 장비 등 대규모의 지원을 받아, 동아시아의 상설 전시에 한국컬렉션 설치가 가능했다.

한편 함부르크 미술공예박물관의 한국문화재 한 점이 국내에 소개되는 기회가 있었다. 2015년,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표주박모양 청자 주자(靑磁銅畵蓮瓣文瓢形注子) 한 점이 삼성미술관 Leeum에서 2015년에 개최한 “세밀가귀(細密加貴)” 특별전에 출품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 소장 청자동화연판문표형주자가 삼성미술관 Leeum에서 보존처리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미술공예박물관 소장 청자동화연판문표형주자는 주구와 손잡이 등이 파손되고, 뚜껑은 결실된 상태였는데, 동일한 형태의 삼성미술관 Leeum과 미국 프리어갤러리 소장품을 참고하여 2016년에 보존처리를 완료하였다.

오늘 날, 함부르크 미술공예박물관은 60여 점의 한국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2020년 9월 25일, 1188호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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