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 30년 (16)
독일통일과 신연방주 구축 ②

1) 동독에서의 지방자치제 실시

지방자치법 제정

1990년 3월 18일에 있었던 인민회의 선거와 동년 5월 6일에 있었던 최초의 자유 지방선거가 있은 후 지방자치제 실시가 더욱 구체화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동년 5월 17일 동독 인민회의는 ‘동독에서의 게마인데와 크라이스의 자치행정에 관한 법(Gestz der Selbstverwaltung der Gemeinden und Landkreise in der DDR)’, 일명 ‘지방자치법(Kommunalverfassung)’을 제정·공포하였는데, 이로써 5월 6일 지방선거로 구성된 게마인데와 크라이스는 자치단체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이 법은 크게 1부와 2부로 구성되었는데, 제1부는 기초자치단체인 게마인데에 대한 규정이었으며, 제2부는 광역자치단체인 크라이스에 관한 것이었다. 이 법 제1조에서는 ‘게마인데는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기초이자 근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제1항). 또한 “게마인데는 시민의 공동체이며, 자치행정 속에서 주민들의 행복을 담보하고 사회적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점을 명시하였다(제2항). 그러면서 이 법 2조에서 ‘게마인데는 법에서 별도로 규정하지 않는 한 지역의 모든 사무를 자체의 책임하에 추진하는 것이 권리이자 의무’라고 규정하였다.

이밖에 이 법에서는 게마인데가 자치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남녀평등의 원칙’과 ‘다른 지방자치단체와의 파트너십 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이 법에서는 게마인데 주민의 개념과 주민들의 자격과 권리 등과 함께 게마인데에 설치되는 기구 등에 대한 사항도 규정하고 있다.

즉, 자치단체장과 게마인데의회(Gemeindevertretung)의 선거 방법, 권한, 임무 등도 규정하고 있었다.

한편 동독 지방자치법 제2부는 광역자치단체인 크라이스에 대한 규정으로써, 그 내용은 제1부의 내용과 거의 동일했다. 우선 크라이스의 개념과 성격, 집행부와 의회 등 크라이스 기구에 대한 규정 등이 명시되어 있었다. 다만 게마인데 규정보다 크라이스에 대한 규정에서는 크라이스의 임무, 역할 등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었다. 동독의 지방자치법 역시 서독의 각 주 지방자치법과 그 내용이 거의 동일했다.

주도입법과 마찬가지로 동독 인민회의는 다가올 통일을 대비해 지방행정체제를 서독과 동일하게 개편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 법은 공포와 동시에 발효되었으며, 통일 이후에도 각 주에서 일정 기간 동안 유지되다가 각 주가 독자적으로 지방자치법을 제정함에 따라 폐기되었다.

통일 이후 각 주는 독자적인 지방자치법을 제정하였는데, 그 내용은 기존의 지방자치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방자치법 제정 이후 동독 인민회의는 지방자치제 활성화를 위해 자치단체의 재정적인 문제를 새롭게 규정할 필요가 있었다. 동독은 모든 자산들을 국유화하고 있었는데, 지방자치제 실시와 함께 이들 지방자치단체에게 자율적인 활동을 위해서 기존 국유재산 일부를 지방자치단체로 이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제정된 법이 바로 1990년 7월 6일 제정된 ‘게마인데, 시, 크라이스의 재산에 관한 법(Gesetz über das Vermögen der Gemeinden, Städte und Landkreise)’, 일명 지방재산법(Kommunalvermögensgetz)’이었다.

동서독 통일조약 체결

동서독 정부는 1990년 5월 18일 화폐·경제·사회통합에 관한 제1차 국가조약을 체결한 이후 동년 8월 31일에는 제2차 국가조약인 ‘통일조약(Einigungsvertrag)’을 체결하였다. 전문 및 제9장 45조로 이루어진 통일조약은 동서독통일에 대한 기본 조약으로서, 통일의 방법과 시기(통일의 날)를 비롯한 다양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었다. 특히 이 조약에서는 신연방주 행정체제 구축과 관련되어 아주 중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었다.

제1장(Kapitel Ⅰ)에서는 1990년 10월 3일을 기해 독일민주공화국(동독)은 소멸되고 그 지역이 서독 기본법 제23조에 따라 독일연방공화국(서독)에 가입되며, 동시에 그 지역에는 브란덴부르크,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 작센, 작센-안할트, 튜링겐주가 설치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1990년 10월 3일을 기해 동독은 소멸되고 5개 주의 형식으로 서독 기본법 지역으로 가입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동베를린은 서베를린과 통합되어 1개의 주가 되며, 동시에 통일독일의 수도가 된다.

신연방주 행정체제의 구축과 관련된 조항은 제5장(Kapitel Ⅴ, 제13조~제20조)의 내용에 있다. 이 장에는 통일 이후 신연방주에 있는 기존 행정기관의 관할 주체, 구동독 공공 인력의 복권에 대한 사항, 구동독 사법기관 및 행정기관이 내린 결정사항의 효력 유지 문제, 구동독 공공 인력의 법적 문제 등이 규정되어 있었다.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신연방주지역의 기존 행정기관들은 그지역 주정부의 지시를 받도록 되어 있었다. 만약 행정기관의 업무 영역이 주의 경계를 넘어 여러 주들에 분할·귀속될 경우 해당 주들이 공동으로 관할권을 갖도록 하였다. 또한 행정기관이 여러 산하기관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산하기관들이 각기 여러 지역에 위치해 있을 경우 이들 산하기관들은 위치해 있는 주정부의 지시를 받도록 하였다. 각 주정부가 소관 지역에 있는 행정기관의 해체 또는 기능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고 규정하였다(제13조 제1항).

그러나 각 주에 있는 기존 행정기관 또는 부속기관의 수행 업무가 주의 업무가 아니고, 연방의 업무일 경우 그 기관은 그 업무를 담당하는 연방최고 행정기관13 소속이 된다고 규정하였다. 이들 기관들의 해체 또는 기능 전환 여부 역시 해당 연방최고행정기관이 결정한다고 명시하였다(제13조 제2항).

통일조약에서는 이밖에 통일 이후 각 주의 주지사가 선출되기 전까지는 각 주의 대변인과 각 관구의 전권위임자들이 주지사의 업무를 대신하여 업무를 수행한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또한 이 법에는 5개 주의 행정체제 구축에 다른 서독의 연방주들과 연방정부의 행정지원 의무를 규정하였으며, 특히 연방은 ‘독일통일기금’을 통해 신연방주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한다고 명시하였다. 이외 이 조약의 중요한 내용 중 하나는 통일 이후 구동독 공공 인력에 대한 처리 문제, 즉 구동독 공공 인력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규정하였다. 이 조약에 의하면 구동독 공공인력은 통일과 함께 통일독일에 인계된다. 이후 이들은 과도기 규정에 따라 검증을 받게 되고 검증에 탈락한 자는 해임되며, 검증에 합격한 자는 통일독일의 공직자로 재임용된다.

1190호 31면, 2020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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