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분수령] ‘독도에서 수출까지’ 최악의 갈등 파노라마…정치→경제 ‘혼돈’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을 계기로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면서 양국의 경제협력이 최악의 상황을 맞은 가운데 양국 정상회담(12월 24일)을 계기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2년 아베 총리 집권 이후 불거진 독도문제로 통화스와프가 중단됐고 위안부문제가 더해져 한일 경제협의체 가동도 중단상태다. 일본이 정치외교 문제를 경제부분으로 보복하면서 양국 경제협력은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었다.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협력이 악화되기 시작한 것은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문제 삼으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를 취하고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보복에 나서기 한참 전인 아베총리 재집권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도문제가 시발점이 됐다. 2012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급랭하면서 한일 통화스와프가 타격을 입었다. 통화스와프는 경제·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통화를 교환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체결하는 방어수단이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인 2001년 2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2011년 700억달러까지 점진적으로 규모를 확대했다. 이로써 양국은 환율 및 금융 불안에 대처할 수 있는 든든한 방어막을 확보했으며, 이는 한일 경제협력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독도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본은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스와프 계약을 순차적으로 해지해 한도가 축소되면서 2015년 최종적으로 종료됐다. 이후 한국의 제안으로 재체결 논의가 진행됐으나 일본은 2016년 부산 일본영사관 앞 위안부소녀상 설치 등 ‘정치적 이유’를 들어 2017년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했다. 당시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한국에 빌려 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극언을 일삼기도 했다. 한일 양국은 2016년 이후 고위 경제협의회와 경제정책 수장인 재무장관 회의를 3년째 열지 못할 정도로 경제협력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같은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아베총리의 임기는 2021년 9월까지이지만, 당규칙을 개정해 4연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상회담에서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양국 관계 개선을 기초를 만들수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양국 재계에서는 경제 분야에서만큼은 관계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며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한일 재계 주요 인사들은 지난 6일 도쿄대 혼고캠퍼스에서 열린 도쿄포럼에서 역사 인식을 둘러싼 양국 간 대립이 경제 분야로 파급된 상황을 진단하고 타개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일관계 또다른 고비 되나외교부, 위안부 합의 헌재선고 주시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 선고를 앞두고 외교부가 긴장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어떠한 결론을 내느냐에 따라 역대 최악으로 치닫다가 최근 개선을 모색하는 중인 한일 관계가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헌재에 따르면 헌재는 오는 27일 대심판정에서 강모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한국 정부의 위안부 합의 발표가 위헌임을 확인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을 선고한다.

외교부는 지난 정부에서 맺은 위안부 합의가 절차와 내용에서 흠결이 있으며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밝혀왔다. 다만 위안부 합의 자체는 법리적으로 따져볼 때 헌법소원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외교부의 입장이다.

일본은 한국이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기로 결정한 것을 `위안부 합의 파기`로 규정하면서 한국을 지속해서 비난해왔다.

따라서 위안부 합의에 대한 `위헌` 결론이 나면 양국 관계에 다시 냉기류가 형성될 공산이 크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일본이 노골적인 경제 보복에 나서면서 양국 관계는 강경 대치 국면을 이어왔다.

2019년 12월 27일, 1152호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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