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연재] 해로 – 96회: “당신이 계시기에 우리가 있습니다”

동물들은 태어나면서 바로 걷고 뛰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은 일반적인 포유동물들이 어른이 되는 시기인 생후 1년이 지나도 혼자 밥을 먹거나 잘 걷지도 못한다. ‘사람의 아기는 왜 동물보다 성장 속도가 느릴까?’에 대해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많이 해 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인류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고,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 많은데,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 대부분을 뇌의 발달에 필요한 에너지로 먼저 사용하기 때문에, 걸음마 단계에서는 빠르게 성장할 수 없다고 하였다.

또한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직립 보행을 한다. 직립 보행은 두 발로 걸어갈 때 척추를 위로 꼿꼿이 세우고 걷는 것을 말한다. 직립 보행을 하기 위해서는 다리와 허리의 힘이 몸을 지탱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네발로 걸을 때와 달리 몸의 균형을 잘 유지하면서 걸어야 하기에 많은 훈련과 연습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의 몸은 하나님께서 신묘막측하게 지으셨기에 참으로 신비하다. 사람의 몸은 잘 관리하고 연습하여 사용하면 나이와 관계 없이 건강을 유지하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런 건강한 모습으로 살도록 돕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 생각한다.

3개월만 시범적으로 해보자고 했던 “해로”의 “Sonntags Café (일요카페)”가 벌써 2주년이 되었다. 존탁스카페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고, 참석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처음에는 매 주일 열 명 남짓한 인원이 참석하였는데 지금은 봉사자를 포함하여 최대 35명이 참석하여 식사와 교제와 예배의 시간을 갖는다. 식사 자리가 모자라서 봉사자들은 사무용 책상에 흩어져 앉아 식사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감사가 넘쳐난다. 더 넓은 장소를 주시도록 기도하고 있으니 또한 감사하다.

존탁스카페는 몸과 마음과 영혼이 모두 건강한 공동체를 목표로 섬기고 있다. 일요일마다 오후 1시에 시작하는데 많은 분이 일찍부터 오셔서 일주일 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담소를 나눈다. 오시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화기애애한 웃음과 대화로 가득 차서 좁은 장소가 사람과 소리로 꽉 찬다. 먼저 식사로 모임을 시작하는데, 독일에서 가장 맛있고 영양이 골고루 갖춘 최고의 한식 집밥으로 대접하려고 하고 있다.

지난 설날에는 명절 음식으로 대접하였고,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과 각종 나물로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였다. 어릴 적 고향의 맛을 느끼셔서 그런지, 독일에 오신 이후에 가장 맛있는 식사였다고 고마워하셨다. 매 주일 모든 식사와 다과는 최고의 환대를 위해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식사 후에는 봉사자들이 설거지를 하는 동안, 우리 어르신들은 차와 커피를 마시며 못다 나눈 사랑의 교제를 나눈다.

설거지를 마칠 즈음에, 몸과 마음을 위한 식사와 교제가 끝나고 자연스럽게 피아노 반주가 시작되면서, 존탁스카페의 주제 찬송인 “예수 사랑하심은”으로 영혼의 건강을 위해서 영의 양식을 먹는 예배를 시작한다. 이어서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찬양을 미리 신청받아 찬양을 부른 후에 은혜가 넘쳐나는 예배를 드린다.

존탁스카페를 섬기는 두 명의 목사가 한 달씩 교대로 영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 두 명의 목사는 하나님의 사역자인 동시에 서로가 높고 낮음이 없는 동역자이다. 어르신들을 섬기기 위해 부르심을 받았기에, 정해진 보수는 없어도 하늘의 상급이 있기에 최상의 섬김으로 헌신하고 있다. 매주 성경 말씀을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는 설교로 군더더기 없이 전한다. 예배 시간은 모든 순서를 40분 이내에 끝마치려고 하기에 일반 교회에 비해 매우 짧다. 성경 공부나 기도 모임과 같은 프로그램이 따로 없기에, 설교 시간이 성경 공부가 되도록 파워포인트로 말씀을 정리하여 선포한다.

예배 중에 기도 제목을 나누고 합심하여 기도한다. 예배 또한 어르신들의 귀에 들리는 설교와 영혼을 움직이는 찬양으로 풍성해서 만족도가 매우 높다.

존탁스카페는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존탁스카페에 있는 것은 사랑과 섬김이 있다. 처음 시작할 때 “땅에 있는 작은 천국”을 만들어 보자고 시작하였는데 2년이 지나면서 서로의 사랑이 더 깊어지고 서로를 향한 배려와 섬김이 많아졌다. 90세가 넘은 어르신도 가끔 집에서 멸치볶음과 같은 반찬을 만들어 가지고 오셔서 섬겨주시고, 생일을 맞은 어르신이 있을 때마다 미역국을 맛있게 끓여주시는 이모님도 계신다. 결석하거나 아픈 분에게 전화로 안부도 묻고 함께 기도도 하고 있다.

존탁스카페에는 없는 것도 있다. 존탁스카페는 문턱이 없다. 누구나 희망하시는 분은 오실 수 있다. 또한 헌금도 없다. 식사하시고 비용을 내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존탁스카페는 무료로 대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우리 어르신들이 계셨기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세계에서 인정받는 나라가 되어 잘살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한국의 교회들과 후원자들이 감사한 마음으로 섬겨주고 계신다.

하나님은 부족함이 없으신 분이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며 섬길 때, 풍성한 은혜를 부어주심을 믿는다. 지난 2년 동안 우리 어르신들을 기쁨으로 섬기고 있어 감사가 넘친다. 우리 파독 어르신들이 영육 간에 강건하게 사시도록 더 넓고 좋은 장소에서 더 많은 분을 계속 섬겨드릴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시편 23:1~2)

박희명 선교사 (호스피스 Seelsorger)

1354호 16면, 2024년 3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