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신문 생활지원단과 사단법인 해로가 함께하는 건강 지원 정보

치매 (2)

교포신문생활지원단에서는 사단법인 ‘해로’와 함께 동포 1세대에 절실히 필요로 하는 건강, 수발(Pflege)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더불어 전화 상담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노령기에 필요한 요양등급, 장애 등급 신청, 사전의료 의향서(Patientenverfügung), 예방적대리권(Vorsorgevollmacht)작성 등 보다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 언어, 판단력 등 인지 기능이 감소하는 것은 일상적인 현상이지만, 이로 인해 생활 수행에 지장을 겪으면 치매 우려가 될 수 있다. 치매 의심 시 주치의와 상의해 적절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은 환자와 보호자로부터의 간단한 병력 청취와 선별 검사를 통해 시작된다. 인지 테스트시 독일어를 이해하고 구사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자녀가 동행하거나 가족이 없는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는 분과 함께 동행하도록 권장한다.

검사 결과가 비정상적이거나 불분명한 경우, 관련 전문가의 추가 검사나 기억력 전문 외래 클리닉을 방문할 수 있다. 정신과 전문의, 신경과 전문의, 심리학자, 노인병 전문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

알츠하이머병 또는 다양한 치매의 원인중 어떤 종류의 치매인지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의 의료적인 검사와 진찰이 필요하다. 지난 글에서는 치매 진단을 위해 실시되는 인지테스트, 혈액검사, 뇌척수액 검사, 뇌검사에 대해 그리고 치매와 관련된 인지기능을 평가하는데 사용하는 표준화 검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우리는 이러한 일련의 검사를 진행하기 위해 먼저는 주치의나 가정 의학과를 방문하게 된다. 인지능력 저하나 눈에 띄는 이상행동들이 치료가 가능한 다른 기본 질환때문에 발생하는지 아니면 치매와 관련되는지 확인하는 것을 포함한다. 의사상담, 혈압 및 혈액 검사 등 일반적인 검사도 실시된다.

의사가 상담해주는 시간은 매우 짧기 때문에 시간안에 모든 설명을 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의사 방문전에 주의 깊게 준비하는 것을 권장한다. 의사와 일정이 잡히면 방문전에 증상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알츠하이머의 의심이 있는 경우 다음 질문을 생각해 볼수 있다.

기억력 문제가 언제부터 심화되었나? 물건을 이상한 장소에 자주 놓게 되는가? 의심이나 무기력한 감정이 자주 드는가? 돈을 지불하거나 익숙하게 사용하던 기기 사용이 어려워졌는가? 계산대에서 결제하는 데 문제가 있다던지, 세탁기, 전자레인지 조작이나 사용방법 등이 생소해진다던지 하는 다양한 예를 들수 있다.

대화 중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 후각이 저하되었는지 또는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있는지 등을 먼저 생각해보고 기록하는 것이다. 특히 알츠하이머가 의심될 때는 가장 가까운 친구나 가족과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병원을 함께 가도록 한다. 진단 시 환자에게 가까운 사람과의 대화, 즉 외부의 의견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알츠하이머와 같은 치매 의심 증상이 있다면, 가정 의학과에서는 신경학 또는 정신과 전문의로의 상세 진단을 위한 진료 추천서(Überweisung)를 발급하게 된다. Gedächtnissprechstunde, Gedächtnisambulanz등으로 불리는 곳에서 진단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는 인지 능력의 진단과 치료에 전문화된 팀이 활동하고 있다. 심리측정 검사와 자기공명영상 촬영(MRT) 또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같은 영상 촬영 검사 등 추가적인 검사가 진행된다.

치매의 조기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초기에 원인을 찾아내면 치료가 가능한 여러 증상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회복이 어려운 경우에는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치매의 원인에는 우리가 주로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질환 외에도 환자에게 동반된 내과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치매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갑상선의 기능과 관련된 질환, 전해질불균형, 비타민 B1과 B12 결핍, 엽산결핍, 요독증, 간질환 등이 대표적이다. 신경매독과 에이즈(AIDS)라고 알려진 자가면역결핍증후군 등의 감염성 질환도 이에 해당된다. 이외에도 수면 무호흡 증후군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같은 호흡기계 질환과 면역계 질환도 인지기능의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치매의 원인을 평가할 때 꼭 감별해야 한다.

이러한 내과 질환 또는 전신 질환들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치매 증상은 퇴행성 질환과는 다르게, 내과 질환의 치료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즉, 치매에 대한 진료를 하기 위해 병원을 찾으면 혈액검사를 하게 되는데 이때 하게 되는 혈액검사들은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다른 종류의 치매의 원인들을 찾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치매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뇌 MRT가 필요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인데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특징적인 증상을 보이고, 뇌경색, 뇌출혈, 뇌손상, 뇌종양 등의 다른 치매의 원인이 될 만한 병변이 보이지 않으면, 해마 및 뇌피질의 위축 관찰을 통해 임상적으로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MRT를 사용하여 뇌의 부피나 두께를 측정하고, 뇌의 기능적 연결 상태를 확인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도PET는 특정 뇌 기능을 시각화 하는데 사용되며,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 질환에 특히 유용하다. 그러나 현재 PET 스캔은 진단의 표준이 아니며 특정암의 전이 진단을 위해서는 보험처리 되지만 치매 진단을 위한 검사로는 공적 의료 보험의 일반혜택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어느 질병도 쉬운 병은 없지만 특히 치매는 본인과 가족 모두에게 더욱 안타까운 질병이다. 조기 진단을 통해 병의 유무를 알게 되면 환자도 그리고 가족도 준비를 하고 사회 보장제도내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혜택도 받으며 어려운 시간을 함께 이겨낼 수 있다.

죽음이 삶의 일부이듯이 질병 또한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있다. 파독 근로자로 오신 일세대 어르신들의 치매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이시기에 공동체의 관심과 적극적인 연대가 더욱 필요하다. 다음호에는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독일내 다양한 지원과 활동들에 대해 소개한다.

1360호 24면, 2024년 4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