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한인문학 창작마당 수상자 발표 및 심사평

14세기 유럽을 초토화 시킨 페스트의 공포는 알베르트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통해 충분히 인지했다. 그 시대의 괴질 페스트보다 더 심각하게 세계를 초토화 시키고 있는 코로나 19 역병은 전 세계 인류를 긴장시키는 공포의 대상이며 이로 인하여 생활과 풍습이 바뀌고 사회는 페닉 상태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도 우리나라 한글이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문자로 선정되었다는 낭보에 힘입어 재독 한인문화예술협회에서는 문학창작 작품 모집을 해외 이중 문화권 독일에서 시도를 했다.

준비기간과 모집기간이 짧아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전 독일 내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의 관심이 컸던 것이 매우 고무적이었다.

접수된 20여편의 작품들은 수작이 많아 우열을 가리는 심사 과정에 무척 고심했다. 우선 접수된 작품 중에서 협회 모집 규정에 맞는 작품을 선정한 후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을 골랐다. 다음에는 정제된 단어와 세련된 문장력으로 자기표현이 뚜렷한 작품을 골랐다. 최종 심사에 오른 네 편의 작품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표현력과 창작력이 특출하고 두려움을 느낄 만큼 자기표현이 뚜렷했다.

심사숙고 끝에 네 편의 작품을 골라 놓고 금, 은, 동 상을 선정하기 위해 또 한 차례 고심한 끝에 아래와 같이 의견을 모았다.

금상에는 서한수 씨의 “옛날 옛날에”.

은상에는 김지훈씨의 “마른 깻잎 한 장”,

동상에는 김지혜씨의 “행복의 무대”로 최종 결정하였다.

본선까지 올랐다가 탈락한 “도시의 숲”은 지구 온난화와 인간들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인하여 생태계가 파괴되어 인류의 재앙으로 닥쳐 올 자연의 피해를 예방하자는 괄목할 만한 작품이었으나 글의 흐름이 미흡하여 최종 심사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그러나 긴 여운을 남기는 글이었다.

이상 수상 작품의 세부적인 평을 생략하고 교포신문에 실릴 수상작들을 읽고 난 후, 독자 여러분의 자의적인 판단에 맡긴다. 재독 한인 교포 언론지에 간혹 좋은 글을 발표하는 몇 분이 관심을 가지고 응모해 주셨는데 입상작으로 선정 못해 죄송한 마음 그지없다. 살면서 누구나 경험했을 생리적인 현상을 가식 없이 솔직하게 심정을 고백한 “나는 한 때 개가 되고 싶었다” 얼마나 절박했으면 개가 부러웠을까, 화장실 문제는 특히 여자들을 더 당황하게 만들며 해결하고 나면 웃음을 자아내는 좋은 소재였으나, 문학적으로는 미흡한 점이 많았다. 부언해서 선외로 탈락된 “디아스포라” 작품은 완벽한 필력과 작품구성은 높이 평가 할만한데 응모 규정에 맞지 않아 탈락되었다. 참고로 이 작품은 논픽션으로 재구성한다면 훌륭한 작품이 될 것 같다.

끝으로 이번 문학창작 마당에서 수상한신 세 분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리며 앞으로 서광이 비치는 문운과 건필을 빈다. 아울러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더욱 좋은 글로 재회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깊이 감사드린다.

2020년 12월 11일 심사위원

1198호 17면, 2020년 12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