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한국교육원과 카롤리눔 김나지움 한국어 지원 협약 체결
메클렌부르크-포어포머른주 노이슈트렐리츠시에 위치한 카롤리눔 김나지움은 2021/22학년도에 독일 김나지움으로는 최초로 한국어를 정규과목인 의무선택과목으로 채택하였다. 이에 따라 주독일한국교육원(원장 이지숙)은 지난 9월 9일(금) 카롤리눔 김나지움과 협약을 체결하고, 의무선택과목 한국어 수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베를린에서 대중교통으로 2시간 여 걸리는 구동독 지역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머른주 노이슈트렐리츠시에 위치한 카롤리눔 김나지움은 1795년 개교한 유서 깊은 학교로 7학년부터 12학년까지 총 1,000여명의 학생과 90명의 교사가 있는 대규모 학교이다. 카롤리눔 김나지움은 2016년 전북외고와 국제교류 협약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2017년 한국어 방과후수업을 시작했고 그간 전북외고, 덕성여고와 상호 방문, 한국의 교육기관 다수가 이 학교를 방문 등 한국과의 교류가 많은 학교이다.
주독일한국교육원은 교육부의 해외 초중등학교 한국어채택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 9월부터 독일 초중등학교의 한국어 수업을 지원해왔는데, 올해 카롤리눔 김나지움의 한국어 의무선택과목 채택은 그간의 한국어채택 지원 사업의 결실로 볼 수 있다.
2009년 9월 2개교에서 19명의 학생의 참여로 시작한 독일학교의 한국어 수업은 그간 방과후 수업으로 운영되어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는 독일 전역에서 43개 학교에서 500명 이상의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는 등 한국어 학습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교육원은 코로나 팬데믹 하에서도 한국어 강사 대상 온라인 연수, 온라인 툴 지원 등으로 원격수업을 지원하여 한국어 수업이 코로나 상황에서도 지속되도록 노력하였다. 그러나 교육활동의 필수 과정이 아닌 방과후수업의 특성 상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한국어 수업은 많은 학교에서 일시 중단되었으며, 한국어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업을 위해서는 정규과정 편입에 대한 중요성이 더 부각되었다.
2017년 3월 방과후수업으로 한국어 수업을 시작한 카롤리눔 김나지움은 코로나 시기에도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면서 한국어 수업을 지속해 온 학교 중의 하나로 학교는 학생들의 그간의 한국어 수업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적극 수용하여 2021년 8월에 한국어를 10학년 의무선택과목으로 지정하게 되었다. 의무선택과목은 정규 교육과목이기에 참여 학생에 대해 성적 평가가 이루어지며, 의무선택과목으로 몇 년 간 꾸준히 수업이 지속되면, 한국어가 제3외국어로 채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채택은 독일학교의 김나지움에서 최초이며, 한국어가 상급학년에 편성되었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외국어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 카롤리눔의 외국어는 영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라틴어, 고대그리스어, 한국어로 아시아 언어로서는 한국어가 유일하다. 한편 그간 진행해온 방과후 한국어 수업도 기초반과 초급반 두 학급으로 편성되어 계속 실시된다.
카롤리눔 김나지움의 헨리 테쉬 교장은 앞으로도 한국 학교 등과의 교류를 확대하여 교사 교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한국어가 제3외국어로 채택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이지숙 교육원장의 질문에 한국어 수업 참여 학생의 증가와 의무선택과목의 유지가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부분을 주정부 교육부에 문의하고, 교육원과 협의를 통해 긍정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하였다.
독일에서 한국어를 의무선택과목으로 채택한 첫 학교는 2013년 8월 헤센주 비스바덴의 빌헬름 로이쉬너 종합학교로 한국어 의무선택과목 채택의 물꼬를 텄다고 할 수 있다. 빌레름 로이쉬너 학교에서는 5, 6학년 대상으로 한국문화 중심의 한국어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카롤리눔 김나지움에서는 한국어 학습 자체에 중점을 두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지숙 교육원장은 독일 내 한국어 학습의 지속적인 증가가 한류의 확산과 대한민국의 국력 향상 덕택이며, 이러한 한국어 학습 열풍을 가능하게 한 밑바탕으로 독일 현지에서 한국어 교육을 위해 노력해온 한국어 강사들의 사명감과 열정 역시 간과할 수 없다고 하였다. 교육원장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카롤리눔 김나지움에서 한국어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고영인 선생님이 하루 90분 수업을 위해 왕복 4시간 이상의 이동을 기꺼이 감내하고 학생들의 한국어 학습 동기 부여를 위해 다방면의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했다면서 개별 학교들에서의 꾸준한 한국어 개설은 한국어 강사들의 노력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다. 실제 카롤리눔 김나지움에서는 고영인 선생님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학교 급식 메뉴로 한국 식단이 오르기도 하고, 매년 학교 축제에 K-Pop 노래와 춤 공연이 있고, 한국학교와의 국제교류 프로그램 역시 실시되었다.
또한, 이지숙 교육원장은 교육원 운영 한국어 강좌의 수강생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국가 공인 한국어능력시험의 독일 지역 응시자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독일 내 한국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이렇게 되기까지는 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 등 공관의 지원에도 힘입은 바 크다고 언급하였다. 한국어 의무선택과목 채택 확산을 위해 프랑크푸르트 금창록 총영사의 헤센주 교육부 차관을 면담을 통한 한국어 보급 확대 지원 요청, 국경일 행사 등 주요 행사에 독일학교 관계자를 공관에 초청하는 등 공관에서는 한국어채택 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고 있다고 하였다. 교육원장은 앞으로도 헤센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베를린 등 한국어 수요자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독일 내 각 공관의 지원을 받아 주정부의 교육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한국어가 제3외국어로 채택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하였다.
1235호 11면, 2021년 9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