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무용수가 지도하는 베를린 한인여성동포춤꾼들 “베를린 마찬 벚꽃축제”에 참여

베를린. 지난 4월 9일과 10일 양일 간 베를린 마찬에 위치한 세계의 정원에서 주최한 2022년 벚꽃축제에 최윤희 무용수의 지도를 받는 베를린한인여성 춤꾼들이 참여하여 관중들의 눈길을 모으고 큰 박수를 받았다.

이 양일 간의 축제에는 김백봉류 부채춤, 강선영류 태평무, 한혜경류 장고춤, 박병천류 진도북춤이 공연되었다. 또한 작은 꽃다발을 양손에 쥐고 봄꽃을 춘 두 어린이가 코로나에 지친 관객들을 청순함으로 위로하였다.

4월9-10일 마찬벚꽃축제에 함께한 베를린 한인여성들
(고은,파울리네,수희, 주아,이들리, 유미, 하은, 현지,금선,계숙,복순, 병옥,수자,숙희,옥희, 충순,한숙,화자,혜영)이 함께했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부채춤이었다. 평안남도의 무형문화재로 2014년 지정된 김백봉류 부채춤은 홍치마에 노란색 당위를 입어야한다. 화려한 부채와 춤사위의 동선이 한 단위가 되어, 나비가 되어, 이른 봄날의 크고 작은 꽃으로 경관을 이루면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무대위에는 기성세대들이 노련한 부채춤의 경지로, 무대 아래에선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이 젊음의 생기가 넘치는 춤의 향연으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 층 더 고조시켰다.

이 같은 아름다운 춤의 호흡과 동선이 음양의 조화로 되기까지는 지치지 않은 지도력을 소유한 최윤희선생의 덕분이다. 최선생은 몇 날 몇 일 동안 똑같은 동작을 수 없이 반복하면서 춤사위를 읽히고 기억하게 한다. 이게 나이 든 기성세대들에게는 쉽지만은 않다.

부채춤뿐만이 아니라, 진도 북춤 역시 그렇다. 북을 매고, 자진모리, 굿거리, 동살풀이 장단에 맞추어 이름을 붙인 춤사위 모심기, 종치기, 노젖기, 새끼꼬기, 품앗이, 골목대장 등, 호흡과 동작을 하나로 묶어 멋과 미를 표현하기까지는 오랜 연습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번 공연을 위해 땀을 흘리며 최선생의 지도아래 연습함으로써 이 번 출연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장중하면서도 섬세한 춤사위로 구성된 강선영류 태평무(출연:김도미니카, 김연순, 신경수)는 태평성대를 기리는 뜻을 춤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남자무용수는 이조시대의 왕의 옷차림과 여자는 중전이 입었던 옷차림과 가채를 쓰고 추는 춤이다. 1988년에 우리나라 국기중요무형문화재 제 92호로 지정되었다.

춤장단은 진쇠, 낙궁, 터벌림, 올림체, 도살풀이 등이며 이 춤장단에 맞추어 겹걸음, 따라붙이는 걸음, 잔걸음, 무릅들어걷기, 뒤꿈치찍기 등이 있다. 강선영 류 태평무는 다른 춤에 비해 발디딤의 변화가 많은 기교적인 춤이다. 실풀이춤과 승무와 더불어 정중동의 미적 형식을 갖춘 완벽한 춤으로 꼽힌다.

베를린동포춤꾼들은 승무, 살플이 춤, 태평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배우고 읽힘으로써 이 세 가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춤도 추고 있다.

이번 공연의 또 하나의 꽃은 장년과 청소년 팀의 한혜경류 장고춤이다. 빨간 색의 장고춤 장고를 매고 춘 수려한 춤사위에 이어 설장고가락을 신명나게 치면서 청중의 흥을 돋우었다. 춤 진행과 해설은 신효진씨가 하였다.

최윤희선생이 팀원들의 감사와 고마움을 담은 꽃다발을 선물로 받았다. 이 축제에 출연한 무용반 소속 22 명은 가야무용단(신경수단장), 우리무용단(김연순단장), 화동무용단(지도:최윤희)과 무소속 춤꾼들이 함께모여 한국전통춤을 배우고 연습한다

최선생팀 외에도 이 축제에 참여한 한국이야기를 독일어로 들려주고, 민요, 단가, 판소리도 불러준 숙희강, 한영숙류 태평무를 춘 서민성 무용수의 팀 부채산조 춤이 관중의 큰 호응을 얻기도 하였다.

양일 간 비가 온다는 기상청의 일기예보와는 달리 토요일은 화창한 날씨에 수백 명의 정원 방문객이 한국춤 공연을 진지한 표정으로 감상하고, 환호하며 감탄하였다. 주말에 정부 코로나 방역지침이 완화됨에 따라 가족동반 산책과 소풍을 나온 방문객들이다.

마찬 세계의 정원은 1987년 5월 9일, 베를린750주년 기념을 기해 전 동독의 수도 동베를린의 43만평방미터의 크기로 조성된 공원의 일부다.

한국과 일본정원이 있고 벚나무가 무성했었던 정원 내 동쪽에 늘 세워졌었던 벚꽃축제 상설무대는 없어졌고, 공연은 서쪽야외무대에서 진행되었다.

벚꽃축제인만큼 봄이면 벚꽃이 만발하는 한국, 일본과 중국의 전통문화가 선보인다. 세계의 정원이 있는 마찬-헬러스도르프는 전 동베를린의 동쪽 끝에 있다. 베를린 서쪽에서 거차로 한 시간거리이다. 2일간 총 4시간을 오고가는 데만 소요하였다. 이렇듯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 베를린한인여성동포들은 한국전통 춤이 주는 즐거움으로 코로나에 지쳐있는 베를린시민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하였을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문화 홍보도 하였다.

김도미니카 기자

1263호 11면, 2022년 4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