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호남향우회 추석 야유회
‘구수한 사투리와 맛깔스런 음심으로 푸짐한 추석 맞아‘

에센. 재독호남향우회(회장:김상근) 추석 야유회가 9월16일 에센 소재 재독한인문화회관에서 정오부터 열렸다.

50여명의 향우와 함께 열린 추석 야유회는 그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미루어 오다가 오랜만에 이루어진 행사 탓인지 향우들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였다.

김용길 사무총장의 사회로 간단한 식을 갖고 김상근 회장의 인사말이 첫 순서를 열었다.

김 회장은 “날씨 때문에 많은 걱정을 했다. 하나님이 도와주어서 날씨도 좋고 향우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니 반갑다. 2년 전 대보름 잔치를 준비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무산되어, 오늘 잔치를 갖게 되니 마음이 훈훈하다. 금년 행사는 오늘 행사로 대치하고 2023년 대보름 잔치를 성대하게 준비하겠다.

코로나와 지병으로 200여명의 동포들이 세상을 떠났다. 건강할 때 건강 지키고, 할 것, 못할 것 다하며 재미있게 남은 여생 즐기기를 바란다.

그 동안 마음의 짐으로 남았던 행사를 오늘 하게 되니 3년 동안 묵은 체증이 한 번에 내려가는 기분이다. 내년 대보름 행사에 꼭 참석해 달라.”라는 말로 인사에 대신했다.

김상근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내빈 소개가 있은 후 정성규 재독한인총연합회장은 “복되고 즐거운 시간이 되어달라.“는 말로 인사에 대신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등장한 조용순 임원의 찐빵과 한국 식품점 ‘뽀빠이‘ 대표의 불고기가 잔치를 더욱 푸짐하게 했다.

풍성한 점심 식사 후에는 이미 신문 지면을 통해 공지된 ‘순수한 전라도 말로 인사하기’ 대회가 열렸다.

푸짐한 상품이 준비된 관계로 심사위원으로 박종용(전남), 김옥배(전북)가 추천 되었다.

박종용 심사위원은 호남 말은 “거시기로 시작하여 거시기로 끝나도 말이 통한다”며 언어가 내포한 다양성을 설명했고, 김옥배 심사위원은 잊혀져 가는 호남 말이 잊혀지지 않도록 방언을 발굴하는 작업을 겸해 심사 기준을 삼을 것을 밝혔다.

박종용 심사위원은 4자 성어 한자풀이를 하며 분위기를 띄웠고, 유주봉 원로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말고 내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못이 되지 않도록 조심을 하라”는 덕담으로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이날 사투리 대회에서는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난다는 목포 사투리부터, ‘그려, 저려‘로 끝말을 한다는 전북 사투리까지 다양한 사투리가 오랜만에 고향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심사 결과 발표에 앞서 김옥배 심사위원은 역사의 고비마다 가장 먼저 떨쳐 일어난 호남인의 긍지를 살려 ‚앞으로 독일에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모범을 보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다른 향우회보다 더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며 모범적인 향우회를 이끌어 나가기를 희망했다.

김용길 사무총장은 공지 사항에도 불구하고 참석자들이 제대로 준비해 오지 않은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다음에는 보다 준비된 대회가 되기를 소원했다.

이어서 심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

사투리 분야에서는 줄곧 ‘목포는 항구다’를 외친 김혜숙회원에게 돌아갔고, 연극 같지 않은 연극을 펼쳤지만 향우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신정희, 조용순회원이 인기상을 차지했고, 가장 준비를 많이 한 황순자회원에게는 장려상이 돌아갔다.

이어서 10월3일부터 10월5일까지 열리는 세계호남향우회 소개가 있었고, 호남향우회를 대표하는 가수 윤용근회원과 다 함께 ‘고향의 봄’ 노래를 합창했다.

마지막으로 김상근 회장은 2023년 정월 대보름 잔치 행사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할 계획을 발표하며 사전에 차기 회장을 미리 준비해 줄 것을 향우들에게 당부했다.

아울러 다음 행사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만날 것과 협조를 아끼지 말아줄 것을 재차 부탁하며 행사를 마무리 했다.

걸쭉하고 투박한 사투리가 정감이 넘치는 호남향우회 추석잔치는 한가위 보름달만큼이나 풍성하고 따뜻한 행사로 향우들의 가슴 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나남철 기자 essennnc@hanmail.net

1284호 10면, 2022년 9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