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욱스부르크. 12월 17일(토) 17시 St.Jakobskirche에 위치한 아욱스부르크 한인교회(담임목사: 문경조)에서는 어려움에 처한 북한 어린이와 이웃들을 돕는 목적으로 ‘제 17회 성탄 자선음악회’(17.Benefizkonzert)를 개최하였다. 아욱스부르크 시민들, 한인교회 성도와 한인회 회원들,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강찬우 영사, 아욱스부르크 국립음대 Dominik Wortig 학장 등 귀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공연의 음악 감독을 맡은 박미미 피아니스트는 현재 아욱스부르크 국립음대 음악코치 강사이자 아욱스부르크 필하모니 챔버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총괄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 팬데믹 여파로 평소보다 악기를 연주하는 친구들이 많이 줄었고, 오늘 날씨가 특히 추워서 악기들의 상태가 걱정되지만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첫 번째 무대는 다채로운 색의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욱스부르크 한인어머니합창단이 이종희 지휘자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사랑으로”를 노래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한국의 동요 메들리 순서로 “오빠생각”, “따오기”, 김소월의 시에 곡을 써넣은 “엄마야 누나야”, “섬집 아기”, “과수원길”의 조화로운 화음을 자랑하고, 독일의 유명한 캐롤 “Leise rieselt der Schnee”를 부른 뒤 박수갈채를 받았다.
아욱스부르크 한인교회의 문경조 담임목사는 참석하신 손님들과 공연을 준비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와 축복의 인사를 전하고, 불우한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돕는 자선활동 취지를 설명하여 사랑과 나눔의 의미를 전했다.
St.Jakob교회의 Brukhardt Martin 목사는 축사를 통해 ‘하늘에서는 영광을 땅에서는 기쁨의 소식을 전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자선콘서트가 다시 열릴 수 있음에 감사인사를 전하고, 한인교회와 St.Jakob교회의 지속적인 협력과 사랑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번째 무대는 아욱스부르크 어린이 합창단(지휘,반주: 윤보람)이 하얀 가운을 입고, 핸드벨 연주를 하며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불러 관객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세 번째로 아욱스부르크 청소년 합창단(지휘,반주: 김희정)이 “선한 능력으로”(Von Guten Mächten: Dietrich Bonhöffer)를 노래해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독일의 신학자 본회퍼 목사가 반나치운동으로 게슈타포에 의해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고, 처형 전 가족에게 남긴 편지에 독일 음악가 Siegfried Fietz가 곡을 붙여 만든 뜻깊은 곡이다.
네 번째 무대는 W.A.Mozart의 널리 사랑받는 오페라 <마술피리>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아리아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아리아의 시작은 ‘자라스트로’ 역의 베이스 권영명(Young Kwon)이 무대 뒤 파이프오르간 옆에서 “이 신성한 방안에서 인간은 복수를 알지 못한다!”를 웅장하게 노래했다. 그는 현재 스위스의 수도 베른오페라극장에서 베이스 주역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소프라노 강지현은 카리스마 넘치는 ‘밤의 여왕’ 아리아 중 “O zittre nicht, mein lieber Sohn!”을 아름답게 노래했다. ‘파미나’ 역을 맡은 소프라노 한상희는 “아 나는 그것이 느껴지네, 그것이 사라져버렸네”를 열창했다.
‘타미노’ 역을 맡은 테너 김규찬은 파미나의 초상화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려 “이 그림은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를 열정적으로 불렀다. <마술피리>의 마지막은 소프라노 송수연과 바리톤 이재호의 “Papageno! Papagina!”로 아름다운 하모니가 듀엣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피아노: 박미미, 김희정)
다섯 번째 무대는 권다빈군이 알토 색소폰으로 Jules Demersseman의 “Fantasie sur un theme original”을 연주하여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섯 번째 무대는 아욱스부르크 필하모니 최연소 타악기 종신수석 이승민(24세)의 탬버린 연주가 이어졌다. 천재적인 퍼커셔니스트 겸 작곡자 Casey Cangelosi의 “A Cool Gadget for Tambourine”은 모던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함께 탬버린의 매력을 뽐내는 인상적인 무대였다.
다음순서로 아욱스부르크 필하모니 전체 수석악장 신정은, 제2바이올린 악장 노여진, 피아니스트 박미미가 선사하는 러시아의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두 대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5개의 소품” 연주가 이어졌다. Präludium, Gavotte, Elegie, Walzer와 Polka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기교와 선율에 큰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연합합창단(지휘: Paul Lee, 피아노: 박미미, 플루트: 장윤서, 바이올린: 신정은, 노여진)이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예수는 인간 소망의 기쁨”, “Folgt dem rechten Weg, dem Weg der Gerechtigkeit”(편곡: 조혜영, 소프라노 솔로: 김소아), 김기영 작곡가의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를 합창해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뮌헨 순회영사를 마치고 특별히 자선음악회에 참석한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강찬우 영사는 ‘특히 다문화 가정이 많은 아욱스부르크 한인사회가 잘 어우러져 가족처럼 화목하고 열정적인 모습이 보기에 좋다. 포스트 코로나시기에 첫 번째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자선음악회에 참석해 뜻깊은 시간이었다. 우리 동포들 모든 가정마다 축복이 가득하고 내년에는 더욱 더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라고 전했다.
편태영 기자 lindadream@hotmal.com
1296호 10면, 2022년 12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