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S FROM KOREA 2023 by Ensemble TIMF

한-독 수교 140주년 기념 음악회 성황리에 열려

크론베르크. 아시아 최고의 현대음악 전문연주단체로 활동중인 TIMF앙상블이 2월 11일, 독일 크론베르크의 카잘스 포럼에서 한-독 수교 140주년 기념 무대를 가졌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계적인 거장 윤이상(1917~1995)과 진은숙, 2015년 그로마이어 작곡상을 수상한 독일 출신 작곡가 볼프강 림(Wolfgang Rihm)과 한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작곡가, 이수빈의 작품이 무대에 얼랐다.

윤이상의 ‘밤이여 나뉘어라’(Teile dich Nacht)는 그가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한 보도를 접한 후 작곡한 곡으로 나치의 유태인에 대한 탄압과 억압, 폭행이 담겨있는 시인 넬리작스의 시를 음악화한 작품이며, ‘피리’(Piri)는 한국 전통 악기인 피리 특유의 다양한 음색을 오보에로 표현한다.

볼프강 림의 ‘기호 I’(Chiffre I)는 변형되고 반복되는 일련의 과정이 서로 미묘하게 다른 가지와 잎을 뻗쳐내는 줄기를 연상케 한다. 라디오 프랑스와 TIMF앙상블의 위촉 신작인 이수빈의 ‘환각: 우리는 함께 춤을 추었어…’(Hallucination: we danced together…)는 작곡가가 환각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한 사람을 상상하며 그려낸 곡이다.

진은숙이 자신의 2007년작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바탕으로 쓴 ‘퍼즐&게임 모음곡’(Puzzles and Games from Alice in Wonderland)은 앨리스가 마주하는 사건들을 촘촘히 따라가며 넌센스와 유희들을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모방과 패러디 등 다양한 음악적 언어들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본 무대에서는 완벽한 균형감으로 국내 최고의 지휘자로 인정받고 있는 최수열(현 부산시향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으며, 윤이상 ‘밤이여 나뉘어라’와 진은숙 ‘퍼즐&게임 모음곡’에서는 소프라노 황수미가 솔리스트로 참여했다.

황수미는 세계 3대 콩쿠르로 알려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2014년도 성악 부문 우승자이며 독일 본, 비스바덴 국립극장 솔리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그리고 오보이스트 전민경과 피아니스트 지유경이 각각 윤이상 ‘피리’, 볼프강 림 ‘기호1’의 솔리스트로 참여했다.

2022년 9월 개장한 크론베르크의 카잘스 포름은 550석의 실내악 전용홀로 음악가와 관객들에게 뛰어난 음향 ,장비 및 분위기를 갖춘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첼리스트이며, 인본주의자인 파블로 카잘스의 “음악이 갖는 언어는 모든 사람들 사이에 이해의 원천이 되어야 한다”는 예술과 인류 사이의 연결에 대한 카잘스의 확신과 그의 정신인 세계 평화와 자유를 표방하고 있다,

이번 ‘SOUNDS FROM KOREA 2023 by Ensemble TIMF’ 공연은 관객들에게 한국 현대음악의 정수와 현주소를 소개함과 동시에 한국-독일, 양국 문화협력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공연을 지휘한 최수열 지휘자는 은 2017년부터 부산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으로, 동시에 2021년부터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역사상 첫 번째 수석객원지휘자로 임명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정치용을 사사하며 지휘를 공부한 후, 독일학술교류처(DAAD) 예술분야 장학금 수여자로 선정되어 드레스덴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최고점으로 마쳤으며, 세계적인 현대음악단체인 독일 앙상블모데른이 주관하는 아카데미에 합류해 프랑크푸르트에서 활동했다. 이후에는 정명훈 음악감독, 진은숙 상주작곡가와 함께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부지휘자로 3년간 일했다.

최수열은 제 50회 브장송 국제지휘콩쿠르의 결선에 진출한 바 있고, MDR심포니, 예나필하모닉, 쾰른챔버오케스트라 등의 독일 악단과 중국국가대극원(NCPA) 오케스트라, 대만국립교향악단, 일본 센다이필하모닉 등의 아시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TIMF앙상블

통영국제음악제(TIMF)의 홍보대사 역할을 담당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전문연주단체의 설립이라는 목표 아래 2001년 창단된 TIMF앙상블은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우수한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2002 통영국제음악제 D100 연주회’로 첫걸음을 뗀 이후 TIMF앙상블은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연주영역을 넓히며 전문연주단체로서의 입지를 굳혔고 매년 다양한프로그램과 질 높은 연주로 클래식을 비롯한 현대음악 관객들에게 풍요로운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다.

진은숙, 탄둔, 하이너 괴벨스, 하인츠 홀리거, 도시오 호소카와, 스티브 라이히 등 당대 최고의 작곡가들과의 협업은 물론 김남윤, 백혜선, 연광철, 임선혜, 임동혁, 서예리, 박종화 등의 국내 연주자를 비롯하여 앙상블 모데른, 마르타 아르헤리치,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 고띠에 카퓌송, 카주히토 야마시타, 스콜라 하이델베르크, 귄터 피흘러, 줄리아노 까르미뇰라,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등 세계 유명 연주자들과의 협연을 통한 다양한 무대로 관객을 찾아가고 있다.

또한 아시아 현대음악의 대표 단체로서 국내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젊은 작곡가 및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다름슈타트 음악제, 베니스 비엔날레, 바르샤바 가을축제, 클라라 페스티벌, 홍콩 아츠 페스티벌 등 세계 유수의 축제에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작품의 음악성과 한국 연주자 들의 우수한 연주력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1303호 20면, 2023년 2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