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서쪽 끝에 위치한 아헨에서 개교 50주년을 맞이한 아헨 한글학교가 2023년 9월 2일 토요일, 아헨 필립-네리 하우스에서 열린 기념 행사를 통해 한국 문화와 언어의 아름다움을 공유했다. 아헨 한글학교는 독일 최초로 설립된 한글학교로, 반세기 동안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과 함께해온 역사를 자랑한다.
1973년, 아헨 한글학교는 김근철, 권이종, 그리고 김성광의 노력으로 체계적인 한국어와 한국 문화 교육을 위해 창립되었다. 1973년 권이종이 초대 교장으로, 김성광 의학박사가 이사장으로 추대되어 설립된 후 1974년부터 11년 동안, 김근철 선생이 아헨 한글학교의 교장을 역임하여 학교를 성장시켰다.
이 학교는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인 혈통 학생들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와 벨기에 국경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도 문화와 언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행사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1부 행사는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아헨 한글학교 교장 한지형의 환영 인사로 이어졌다.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관 본분관 장청아 영사와 재독 한글학교 교장협의회 이숙향 회장도 참석하여 축사를 전하며 행사에 빛을 더했다. 특히, 11년간 교장을 역임한 김근철 전 교장선생의 축사는 참석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2부 행사는 정소현 학부모의 진행으로 학생들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연이 펼쳐졌다.
만세반과 나라반 학생들은 “네잎클로버”와 “다섯글자 예쁜말” 동요로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다소 긴장된 모습에도 그 간 장윤희 교사와 안지영 교사의 지도하에 준비한 율동과 노래를 열심히 하는 이들의 열정과 노력은 사랑스럽고 대견했다.
우리반 (중고등반) 학생들은 그림 뮤직비디오를 제작하여 공연하였는데, 이 작품은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기반으로 하여 학생들이 그린 그림과 예민의 “어느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음악이 조화를 이루며 감동을 전달했다. 방학전부터 신이랑 교사와 함께 준비하여 제작한 그림 뮤직비디오 영상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학생들에게서 뿌뜻함이 느껴졌다.
마지막은 바이올리니스트 서희령 학부모의 주도하에 학생(바이올린 나민영, 박마야, 최소리), 학부모 (첼로 정소현) 그리고 교사 (피아노 안지영)가 준비한 2곡의 합주로 행사가 장식되었다. 간디학교 교가로 서정적인 멜로디에 가사 또한 아름다운 “꿈꾸지 않으면 (양희창 작사/장혜선 작곡)” 과 “학교 가는 길(김광민 작곡)”이 경쾌하고 즐겁게 연주되며 2부 공연은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다.
이 행사에는 아헨 한글학교의 학생, 교사, 학부모뿐만 아니라 아헨 한인회 및 아헨 지역 단체에서도 다수 참여하였고 한인 식당 K-Bap, 수라 그리고 Kim&의 음식 후원으로 특별한 순간을 함께 나누었다. 지금은 학부모가 된 한글학교 학교 졸업생과 학부모였던 조부모들도 함께 참석하여 50년간의 역사와 노력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순간이었다.
아헨 한글학교는 작지만 열정과 사랑으로 가득한 학교로, 개교 50주년을 맞아 한국 문화와 언어를 널리 알리며, 학생들에게 소중한 가치를 전달하는데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다.
기사제공: 아헨 한글학교 교장 한지형, 사진제공: 정승현, 김선경
1332호 21면, 2023년 9월 22일